[박창욱의 인사만사25시] 열 재주 가진 놈이 저녁 찬거리 걱정한다
[박창욱의 인사만사25시] 열 재주 가진 놈이 저녁 찬거리 걱정한다
  • 박창욱(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
  • 승인 2020.02.14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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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너럴리스트와 스페셜리스트
박창욱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
박창욱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

 

“어제는 무슨 강의였습니까?”
“네, ‘역사에서 보는 위기관리 리더십’이라는 제목의 강의였습니다”
“그런 강의를 해요? 역사전공입니까?”
“아닙니다. 인사관리,조직관리 전공이지만 리더십에 관한 힌트는 세상 모든 분야에 있습니다. 그런 관점으로 찾으면 역사, 예술, 전쟁, 경영, 정치 등 모든 분야에서 적합한 소재를 연결시켜 4시간 혹은 8시간의 강의도 재미있게 전개가 가능합니다. 핵심(스페셜)이 리더십이고 주변(제너럴)의 소재들을 결합시키는 것입니다”

언젠가 필자가 강의를 직업으로 한다니까 관심을 가지며 묻길래 이런 대화를 주고받았다.

나는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
인사관리 업무에서 오랜 논쟁거리이자,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경력관리의 중요 이슈이다. 제너럴리스트(Generalist)냐? 스페셜리스트(Specialist)냐? 한 분야에 집중된 전문가이냐? 아니면 두루두루 잘 하는 팔방미인이냐? 인사과장의 머릿속은 직원들의 성장경로(Career Path)에 대한 이슈가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내 개인의 문제이기도 했다. 

필자는 대우무역, 종합상사에서 인사관리를 했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전문가 특히, 상품을 중심으로 한 스페셜리스트로서 성장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러나 차장,부장급이 되면 달라진다. 팀장이나 부서장급이 되면 타부서의 업무들을 두루두루 챙길 줄 아는 해박함이 필수였다. 특히, 4~5년만에 해외로 나가 독립된 지사나 법인의 살림을 꾸리기까지 하면 더 필수적인 요소가 된다. 제대로 조직을 살피며 의사결정이나 업무처리 속도가 남달라진다.

직업군인인 장교의 경우, 초급 장교 시절에는 제너럴리스트(소대장, 중대장)로 성장하다가 영관급(소령, 중령)부터는 분야(인사, 작전, 정보, 군수 등)를 정하는 방식으로 보직을 운용한다. 그러나 그보다 더 한 단계 위는 임관과 동시에 병과(보병, 포병, 기갑 등)라는 이름으로 정하게 된다. 그 위의 단계인 육군, 공군, 해군 등은 사관학교를 진학하는 단계에서 선택해 평생을 가는 것으로 정해진다.

스페셜리스트의 예리함으로 제너럴하게 무장하자
이 오랜 논쟁은 두 가지의 경우를 봐야 한다. 하나는 업무 표준화의 용이성과 또하나는 직업, 산업 관련 시장의 크기나 발전정도에 따라 다르다고 본다.

먼저, 표준화가 필요하고 가능한 업무를 보자. 보통은 단순 반복 업무로써 규정과 지침을 따라야 하며, 시간에 맞춰 반드시 해야 되는 일이다. 공무원, 은행 지점업무, 공장 라인 업무, 차량운전, 단체급식의 반복업무, 청소업무 등등이다. 부분적으로 창의성이나 새로운 시도가 필요할 때도 있겠지만, 제너럴리스트가 되어야 하는 직업들이다. 간혹, 이 직업에도 남다르게 전문가로 성장하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흔치 않다. 그래서 이 영역에 종사한 사람들이 그 직업을 떠나 시장에 홀로 서면 적응이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또 하나는 시장의 규모와 경쟁의 정도가 결정하는 경우이다. 시장이 작고 산업의 발전이 덜한 경우에는 제너럴리스트로 출발을 한다. 그러나 시장이 커지고 진입자가 많아지며 경쟁이 치열해지면 완전히 달라진다. 스페셜리스트가 되어야 한다. 스페셜의 정도는 돈이 돌아다니는 즉, 시장의 크기만큼 높은 전문성으로 차별화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 전문성도 일정 단계를 넘어서면 주변 유사 영역이나 전혀 다른 분야의 지식과 융합되어 성과가 나오기 시작한다. 그 융합의 분야를 혼자서 다 가지기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은 주변과 협업하고 교류하는 역량이 빛을 발하게 된다. 그때는 리더십이 중요해 진다. 그러면서 남다른 성과를 내게 된다. 그리고 본인의 직업 수명, 경제활동 영역도 확장이 된다. 특히, 한 회사내에서는 직무간 영향관계가 갈수록 민감해지는 경향이 있다.

전문성이 제대로 빛을 내고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두루두루 얕고 넓은 지식을 갖추고 환경적 요소까지 헤아리며 리더십과 결합되며 완성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의사라는 직업을 한 번 보자. 시골에 가면 ‘의원’이란 간판으로 모든 분야를 치료하나, 중견도시, 대도시로 가면 갈수록 세분화된 전문의가 되어야 신뢰감을 주고 실제로 잘 할 수 있는 것과 같다. 그 전문성의 수준이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세분화되면 보다 친절하고 따뜻한 리더십이 있는 의사가 결국 최종 승자가 되는 경우와 같다.

시장의 발전과 기술 변화에 민감해야 한다.
직업에 따라서는 이 질문자체가 유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배타적인 부분이 아니라 서로 보완하는 관계인 것이다. 한 분야에 전문가가 되면 다른 것도 잘하게 되는 이치와 같은 것이다. 그러나 일을 대하고 접근하는 자세가 형성되면 새로운 것에도 비교적 빨리 통달하게 되며 개인경쟁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자세는 직업이나 산업의 전문 분야에 몰입하고 집중하되 시장의 발전과 기술의 변화에 민감해야 한다. 

직장인이 되든, 창업을 하든 초년에 너무 옮겨 다니지 않았으면 좋겠다. 입사 초기에는 뭘 해도 힘들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을 지난다. 힘들고, 하기 싫고, 도망치고 싶은 때를 의미하는 것이다. 그런 고비를 넘어서야 전문가의 길에 들어간다. 그런데 가끔씩은 두루두루 잘하는 제너럴리스트가 화려해 보이고 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그런 이면에 정작 자신의 자리에서 깊은 성과를 내는 사람을 잘 보질 못했다. 젊고 어린 나이에 취해버린 것이다.

우리 속담에 '열 재주 가진 놈이 저녁 반찬(饌) 거리 걱정한다' 열(10) 가지 재주를 가지다 보니 딱 부러지게 잘하는 것이 없다는 뜻도 되지만, 이쪽저쪽 두루 기웃거리다가 제대로 일자리를 못 찾다가 보니 그날 식사도 제대로 못하는 궁색함에 처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잘 새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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