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욱의 인사만사25시] ‘술에 술 탄 듯, 물에 물 탄 듯’
[박창욱의 인사만사25시] ‘술에 술 탄 듯, 물에 물 탄 듯’
  • 박창욱(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
  • 승인 2020.01.17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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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어떤 인재인가? -
박창욱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
박창욱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

 

어릴 때 듣던 말 중에 헷갈리는 것 하나가 있었다.

‘술에 술 탄 듯, 물에 물 탄 듯’이란 말이다.

좋다는 것인가? 안 좋다는 것인가? 어릴 때는 이 말을 ‘조용하고 티가 나지 않으니 좋다’는 뜻으로 이해 했었다. 그랬다가 중학교 때 선생님한테서 큰 야단을 맞았다. 아무 변화가 없고 무엇을 해도 별 효과가 없다는 뜻이라며 그런 사람이 되지 말라며 호통을 치셨다. 뭘해도 흐리멍텅하게 하지 말고 제대로 해라는 뜻이라는 것이었다.

특히, 변화가 많은 요즘 같은 때에 가져야 할 태도이자 자세다. 그런데, 그렇지 못한 사람이 많은 것 같다. 후배가 다니는 회사에 나이가 50살인데 만년 ‘대리’인 사람이 있다고 한다. 가장 쉽고 누구나 할 수 있으며 큰 실수가 없을 만한 자리에서 일한다고 한다. 정년까지 오래 다닐 셈법으로 적당히 일한다고 한다. 승진을 일부러 피한다고 한다. 그냥 민망하니까 말하는 핑계였으면 좋겠다.

기업의 인재란?

인재를 한자로 쓰면 다양하게 표현할 수가 있다.

인재(人才), 재주가 많은 사람이란 뜻이다. 끼가 많으며 재능이 있는 사람이란 뜻이다.

인재(人材), 위의 인재와 넘나들며 쓰는 듯하다. 필자는 이 글자를 좋아한다. 재목이 된다는 뜻으로 ‘나무 목’ 이 앞에 붙어 있다. 나무와 같이 쓰임새, 용처(用處)가 많다는 뜻이다. 시대의 흐름이나 장소의 호불호를 넘나들며 쓰일 수 있는 사람이란 뜻일 것이다.

그런데, 어느 사람이 나은지 분간이 어려운 글자도 있다. 인재(在)와 인재(災)이다. 앞의 것은 자리에 있기(있을 재, 在)만 하는 사람을 뜻한다. 조용히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하는 모습이다. 티가 나지 않는다. 술에 술 타고 물에 물 탄 사람이다.

뒤의 것은 재앙(災殃)급 인재(災)이다. 어디에서든지 시끄럽고 분란을 일으킨다. 같이 있으면 피곤하다. 스스로 일을 찾아서 하는 능력도 없고 시키는 일도 제대로 하질 못하고 엉뚱한 곳으로 가서 사고를 친다.

그러면, 기업에서는 인재(人在)와 인재(人災)중에 누가 더 골치 아플까?

단연코 자리만 지키는 인재(在)이다. 어느 한 시점, 어느 한 조직에는 맞을 수도 있다. 문제는 세월이 가면 나이가 들고 걸맞는 직위,직급,처우를 받으려고 한다. 그런데 성과가 없다. 그러면서 대접만 받으려고 한다. 차라리 그 자리에 없으면 누구라도 그 일을 할 것인 데 자리만 차지하고 있다.

재앙수준의 사람은 눈에 띈다. 상대적으로 조직으로나 개인적으로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일시적으로는 조직을 혼란에 빠뜨리기도 하지만 적절하게, 합법적으로 조치하면 된다. 본인의 잘못된 것을 깨우치게 하고 스스로 다른 길을 찾도록 만들면 된다. 세상 모든 일과 궁합이 맞고 적절한 것은 아니니까.

그러나 정작 우리는 또 다른 인재가 될 것을 꿈꾸고 노력해야 한다. 인재(人財), 재물, 재산, 자산이란 뜻이다. 어디서든지 의미있고 가치를 만드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들고난 자리가 분명해야 한다.

이런 사례를 눈 여겨 보자.

농산품을 거래하는 어느 회사에서 입사동기 두 명중에 한 명은 승진이 되었고 한 명은 승진이 되질 않았다. 승진이 안 된 직원이 사장을 찾아와 항의를 했다. 항의를 받은 사장은 ‘지금 회사 앞에서 뭐가 팔리고 있는지 보고 오라’고 지시를 했다. 돌아와서 보고를 했다. “감자가 팔리고 있었습니다” ‘가격은 어떻든가?’ ‘물건은 어떻든가?’ ‘팔리는 양은?’ 등 몇 가지 질문을 했더니,

“저한테 그 일은 시키시지 않았잖습니까?”라고 하는 것이었다.

사장이 이번에는 승진을 시킨 그 직원을 사무실 안으로 불러서 똑같은 지시를 했다. 승진이 안된 직원이 보는 앞에서, 나갔다 온 승진자는

“사장님! 감자가 팔리고 있는 데 제법 좋아 보입니다. 가격도 괜찮습니다. 좀 사다가 두면 돈이 될 것 같습니다. 300포대 확보하겠습니다”라고 답을 하는 것이다.

곁에서 이 말을 듣고 있던 직원은 슬그머니 사라졌다.

인사관리를 할 때 가장 안스러운 사람의 말들이다.

“저는 조용히 있었습니다. 잘 못한 것 없습니다”

“그러면 잘 한 것은?”

“특별히 잘 한 것은 없지만…..잘 못한 것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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