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차(茶)도 코스로 다양하게 즐겨요" 알디프 이은빈 대표
[인터뷰] "차(茶)도 코스로 다양하게 즐겨요" 알디프 이은빈 대표
  • 김란영 기자
  • 승인 2020.01.10 0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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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차부터 디저트 차까지 코스 형식 '티 바'
2019년 매출 5억 원...50%는 티 바에서 발생
창신동 2호점 이어 이태원 3호점 준비 중
이은빈 알디프 대표/ 본인 제공
이은빈 알디프 대표/ 본인 제공

사무실에 배치된 녹차 티백, 흑당 버블티, 그린티 라떼, 보틀 밀크티, 이효리가 요가 후 우려 마시던 보이차 등 우리는 일상속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차(茶)를 접하고 있다. '알디프'는 차를 코스요리처럼 즐길 수 있는 '티 바(TEA BAR)' 운영을 비롯해 감성적인 블렌딩 차 제품을 선보이며 색다른 차 경험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달 서울 종로구 창신동에 2호점을 열며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은빈 알디프 대표는 고등학교부터 대학까지 중국에서 유학 생활을 하면서 일상에 차가 스며있는 생활을 해왔다. 한국으로 돌아와 LG생활건강에서 제품 개발부터 브랜드 전략까지 담당하는 브랜드 마케터로 5년 동안 일했다. 퇴사 후 1년 동안 휴식기를 가진 이 대표는 불안과 공포를 조장하지 않고 순수함과 즐거움을 담은 상품을 만들고자 했다. 

"처음부터 차를 창업 아이템으로 염두에 둔 건 아니에요. 노화, 미백, 트렌드 등 관리를 놓으면 큰일 날 것처럼 마케팅하는 화장품을 만들기 싫었죠. 퇴사 후 여행도 다니고 좋아하던 차에 대한 공부도 본격적으로 시작했어요. 그러다 집 앞에서도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차를 즐길 수 있었던 중국과 달리 한국에서는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차를 파는 곳이 없어서 해외 직구를 통해 차를 구입해 마시던 경험을 떠올리게 됐죠."

알디프는 블렌딩 제품마다 차를 마시며 떠오르는 상황, 향, 맛, 테마곡에 대한 설명을 더한다. 2016년 10월 '샹들리에', '서울의 달 그레이' 등 테마곡을 제목으로 한 블렌딩 차를 크라우드 펀딩으로 첫선을 보인 알디프는 당시 목표액의 1600%를 초과 달성했다. 

"여러 가지 찻잎을 섞어 조합해낸 블렌딩 차는 과학과 예술의 조화라고 생각해요. 찻잎의 성질을 다 파악해 상충되지 않도록 조화는 물론 색과 향까지 고려해야 하니까요. 현재 11가지의 블렌딩 티를 온라인과 매장에서 상시 판매하고 있고, 시즌별로 새로운 블렌딩 차를 개발해 선보이고 있어요."

알디프의 첫 오프라인 매장은 이태원에서도 악명 높은 언덕길을 자랑하는 우사단길이었다. 묵혀두기에는 아까운 공간에 의자 3개를 두고 차를 맛볼 수 있는 쇼룸을 만들었다.

"택시를 타도 중간에 내려서 걸어가라고 할 만큼 가파른 언덕에 쇼룸이 있었어요. 그렇게 힘들게 찾아왔는데 의자가 3개뿐이라 자리가 없으면 돌아가셔야 했고, 차 한 잔만 드리기에는 죄송한 마음이 들었어요. 그래서 다양한 차를 오래 경험할 수 있는 코스요리 형식의 티 바(Tea Bar)를 열게 됐습니다. 찾아오시는 손님들이 늘어서 공간을 넓혀 마포구로 위치를 옮겼고 손님들이 헛걸음하는 일 없게 100%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서울 마포구 경의선 책거리 주변에 위치한 티 바는 코스요리처럼 에피타이저, 본식, 디저트 구성을 갖춘 5가지 차를 2시간 동안 맛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공간이다. 코스 티는 하루 5차례 열리고 한 번에 최대 7명까지 참여할 수 있다. 가격은 메뉴 종류와 구성에 따라 18000원에서 30000원 사이다. 매주 수요일 오전 타임은 영어로 진행되며 에어비앤비 트립으로 예약한 외국인들이 찾고 있다.

"3개월마다 달라지는 티바의 코스 구성은 항상 이야기와 같이 진행됩니다. 이번 시즌은  알디프를 배경으로 두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로맨틱 코미디 웹드라마 '≧75℃'를 바탕으로 코스를 구성했어요. 알디프가 브렌딩한 차를 맛보는 웰컴 차를 시작으로 크림을 얹은 차, 보틀 밀크티, 티 칵테일, 티 에이드 중 메인 차를 선택한 후 차와 어울리는 음식을 즐겨요. 마지막은 달고 양이 적은 디저트 차로 마무리해요. 새로운 차를 마실 때마다 티 마스터의 설명이 곁들여집니다. 재방문율은 30% 이상이에요."

이 대표는 여성 대표가 운영하는 다양한 기업들과 협업하고 있다. 최근 월경 샐렉트샵 이지앤모어와 협업해 월경통 완화를 돕는 블렌딩 차 '일상의 습관 더하기 차'를 개발했다.  

"월경통이나 월경전증후군(PMS)이 심한 여성일수록 수면시간이 부족하고 맵고 기름진 음식을 즐긴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요. 또 월경 주기에 섭취하는 카페인양을 줄이면 월경통이 줄어든다고 해요. 이 차를 마신다고 월경통이 바로 사라지는 건 아니지만 월경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상 속 나쁜 연결고리를 끊어주는 역할을 해요. 커피 대신 카페인이 없는 차를 마셔 수분을 보충해주죠. 제품 개발 전 월경통으로 고생하고 있던 터라 집에서 카페인이 없고 자극적인 음식을 줄이는 데 도움을 주는 히비스커스, 캐모마일, 우엉 등을 블렌딩해 마시고 있었죠. 주변에 월경통 때문에 불편을 겪는 분들이 어떤 차를 마시면 좋냐고 많이 물어보셨고 마침 월경에 전문성을 가진 이지앤모어를 알게 되면서 함께 제품을 개발하게 됐습니다." 

알디프의 차 칵테일 메뉴/ 알디프 제공
알디프의 차 칵테일 메뉴/ 알디프 제공

알디프가 문을 연 2016년은 스타벅스가 인수한 차 전문 브랜드 티바나를 국내 시장에 론칭하면서 국내 차 시장의 확대를 불러온 시기다. 커피 시장이 포화 상태를 넘어 성숙기에 접어든 반면, 매년 성장하고 있는 차 시장에서 이 대표는 티 제품보다 제조 음료 시장 성장 가능성이 더 크다고 내다봤다.

"브렌딩 티 제품 판매를 위해 면세점에 입점도 해보고 여러 지역 백화점에 팝업스토어를 열어보면서 차를 어렵게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느꼈어요. 차 제품 판매만으로는 수익을 내는 게 어려운 이유죠. 카페에서도 단순히 티백으로 우려서 만든 차 음료는 손님들이 찾지 않으세요. 그러나 밀크티에 크림은 얹거나 과일을 넣은 티 에이드는 비주얼도 좋고 중독성 있는 맛으로 자꾸 차가 생각나게 해요. 알디프가 차 메뉴 개발을 위해 힘쓰고 있는 이유입니다."

알디프의 지난해 매출은 5억 원을 넘겼다. 지난달 예약을 하지 않아도 알디프의 다양한 블렌딩 차와 차 음료를 마실 수 있는 알티프 2호점 '창신 티 룸'을 열었다. 알티프와 파트너십을 맺은 전국 50여 개의 카페에서 알디프의 블렌딩 차 음료를 맛볼 수 있다. 몸집을 불리고 있는 알디프의 다음 스텝을 물어봤다. 

"차를 마시는 일은 아주 사소한 행위지만 삶은 이런 사소한 것들이 모여 바뀝니다. 차를 마실 때 느낄 수 있는 여러 감각에 몰두하면, 나의 취향을 알 수 있고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으니까요. 보다 많은 분들이 이런 경험을 하길 바랍니다. 알디프가 처음 시작했던 이태원에 3호점 오픈을 준비하고 있어요. 파트너십 매장도 늘릴 계획입니다. 차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영상 콘텐츠 제작을 준비하고 있어요. 직원도 추가로 고용할 계획입니다. 알디프가 닿는 영역을 확대해 북미 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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