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독은 독서의 첫 단추"
"다독은 독서의 첫 단추"
  • 김란영 기자
  • 승인 2019.12.13 1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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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혜영 천권읽기 대표, 두 딸에게 '다독' 시키려 개발
"다독 후에 정독할 힘 길러져"...독서왕 선출로 동기부여
빅데이터 기반 책 추천, 오디오북 기능 추가 '구독경제'로 전환 예정
백혜영(40) 도넛소프트랩 대표/ 본인 제공
백혜영(40) 도넛소프트랩 대표/ 본인 제공

"독서는 아이의 흥미를 발견하고 스스로 확장해 나가는 힘을 길러줍니다. 독서의 첫 단추는 다독(多讀)입니다. 아이가 많은 책을 읽으려면 목표 독서량을 설정해 독서 동기를 만들어주고 아이가 지쳤을 때도 목표를 완수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백혜영(40) 도넛소프트랩 대표는 2017년 3월 당시 6살, 9살이었던 두 딸에게 책을 읽게 하려고 독서 이력 관리 애플리케이션(앱) '천권읽기'를 구상했다. 개발자인 남편이 앱을 만들었다. 그가 앱까지 만들어가며 어린 두 딸에게 많은 책을 읽게 하려는 이유가 궁금했다. 

"독서의 시작점은 다독이에요. 부모님들은 다독과 정독이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어 하지만 힘든일이에요.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은 아직 어휘량을 늘려가고 있는 단계라 다독을 먼저해서 읽기 능력에 대한 유창성을 키운 다음에야 정독할 힘이 길러져요. 부모님들은 아이가 책을 제대로 읽었는지 확인하고 싶어하는데, 정독할 능력이 없는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에게는 스트레스로 다가오죠. "

백 대표는 올해 5월 여성벤처협회의 '예비창업패키지'에 참여해 본격적으로 사업화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천권읽기'를 출시할 생각이 없었어요. 저희 아이들에게 책을 많이 읽히려고 만든 앱인데, 처음 출시한 주말에 다운로드 수가 3000을 찍더니 교육 앱 분야에서 한동안 2위를 했어요. 2019년 12월 기준 앱 다운로드 수는 4만 건이고, 지속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회원 수는 2만 5000여 명입니다. 여성벤처협회의 '예비창업패키지'에 참여하면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있어요."

백 대표는 하필이면 왜 '천 권'을 목표로 잡았을까? 

"일정한 기간을 정해두고 천 권의 책을 읽는 기존 독서 교육법에서 착안했어요. '천권읽기' 앱은 아이들이 다독을 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줘요. 목표 독서량을 설정한 후 책을 읽고 바코드나 표지 사진을 등록하면 읽은 책 목록에 추가됩니다. 자신이 세운 책읽기 목표에 얼마나 근접한 지 스티커와 달성률을 통해 확인할 수 있어요. 일·월·연도별 독서량을 그래프를 볼 수 있고 기간별 독서량에 따라 독서왕 링크를 공개합니다. '오늘의 독서왕', '주간 독서왕', '월간 독서왕'에 오른 아이들은 화면을 캡처해서 앨범에 저장한다고 해요."

'천권읽기'의 독서 이력 분석 그래프와 연령별 많이 읽은 책 순위/ 도넛소프트랩 제공
'천권읽기'의 독서 이력 분석 그래프와 연령별 많이 읽은 책 순위/ 도넛소프트랩 제공

'천권읽기'는 주로 아직 초등학교에 입학하지 않았거나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 부모님 스마트폰을 사용해 이용한다. 책에 대한 리뷰를 남길 수고 다른 친구들은 어떤 책을 읽었는지 살펴볼 수 있다. 등록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매겨진 연령대별 많이 읽은 책 순위도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오프라인에서도 '천권읽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방학레이스'가 대표적인 이벤트에요. 책 읽을 시간이 많은 방학 기간 동안 가장 책을 많이 읽고 양질의 리뷰를 남긴 친구들을 선정해 집으로 상장, 트로피, 문화상품권, 배지 등을 보내줍니다. 이벤트 기간 동안 가입자 수가 평소보다 2배 정도 늘어요. 그렇게 '천권읽기' 자산인 데이터를 쌓아가고 있습니다."

앱 개발 초기부터 '천권읽기'를 사용한 백 대표의 아이들은 몇 권의 책을 읽었을까?

"수천 권 이상 읽었어요. 저희 아이들 계정은 앱을 업데이트할 때마다 테스트하는 용으로 사용해서 데이터가 리셋 돼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지만요. 특히 첫째 아이는 영어책도 많이 읽어서 유학을 다녀온 것처럼 영어를 유착하게 해요. 초등학교 1학년 때 알파벳을 배웠고 영어 스피킹 학원을 6개월 정도 다닌 게 다예요. 모국어뿐만 아니라 외국어를 배우는 데도 다독이 중요하다는 걸 알았죠."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여러 학원을 다니는 아이들에게 책읽을 시간이 있을까?

"사교육은 핵심을 요약해 아이들에게 떠먹여줘요. 장기적으로 보면 읽기 능력을 저하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교과서를 읽고 스스로 이해할 수 없어 학습 부진을 불러오죠. 사교육을 받느라 책 읽을 시간이 없는 아이들은 악순환 고리로 연결되는 거죠."

'천권읽기' 회원 중 다독 왕은 총 4767권 책을 읽은 9살 'King Jun'이다. 대단하다고 느끼면서도 혹시라도 독서를 하지 않고 읽은 책으로 등록하면 어떤 페널티가 있는지 궁금했다.

"그 질문 굉장히 많이 받아요. '간단한 질문을 해볼까?' 고민도 많이 했어요. 그러나 저희가 지향하는 다독은 모르는 단어나 내용이 나와도 그냥 넘어가면서 빨리 많은 책을 읽는 거예요. 잠정적으로 책 내용을 질문하고 확인하며 회원들을 의심한다면 계속 서비스를 제공하기 힘들 것 같다고 결론 내렸어요.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이 정상적으로 이 앱을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고민하고 있어요."

백 대표는 도넛소프트랩을 이끄는 동시에 아주대학교 학생상담소에서 객원 상담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전에는 대학에서 시간 강사로 강의를 하기도 했다. 아직 보호자의 손길이 필요한 초등학생 두 딸의 엄마이기도 하다. 

"개인 시간이 제일 없는 엄마는 전업주부나 맞벌이 엄마도 아닌 저처럼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엄마예요. 맞벌이하면 회사에서 있는 시간은 보장이 되잖아요. 지금은 많이 적응했지만, 사업을 시작한 초반에는 멀티플레이어처럼 교수, 대표, 엄마, 아내, 딸로 많은 역할을 해야 했어요. 역할을 전환하는 일이 어려웠어요. 남편이 개발자다 보니 집에서 야식으로 치킨을 먹다가도 일 얘기를 했죠. 기혼 여성 대표들은 집에서도 많은 일을 해요. 공적인 영역과 사적인 영역이 구분되지 않아서 힘들죠. 

현재 '천권읽기'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만 사용할 수 있다. 백 대표는 내년 2월 출시를 목표로 iOS 기반 스마트폰 앱을 개발 중이다. 여러 기능을 추가해 구독경제 서비스로의 전환도 준비하고 있다.

"부모님과 아이들이 직접 문제를 내서 참여하는 독서 골든벨, 빅데이터 기반 책 추천 서비스, 앱 내에서 책 구입이나 대여까지 할 수 있는 원스텝 서비스 등을 2021년까지 실현하는 게 목표입니다. 이후 월마다 요금을 내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구독경제로 전환할 예정이에요. 전환 시점에서 오디오 북 관련 기능을 도입해 테스트해볼 계획입니다. 곧 겨울 방학 레이스도 시작됩니다."

<백혜영 대표 이력>
상담심리사, 청소년상담사
전 선문대학교 학생생활연구소 상담원
전 화성시 청소년상담센터 YC
전 아주대학교 학생상담센터 전임 상담원
현 아주대학교 학생상담소 객원상담원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박사 수료
아주대학교 인간관계심리학, 가족상담 등 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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