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금지법 '붉은 깃발법' vs 무조건 금지 아냐
타다금지법 '붉은 깃발법' vs 무조건 금지 아냐
  • 김란영 기자
  • 승인 2019.12.10 0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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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 "법 통과되면 운영 못 해"
국토부 "제도권 틀내 수용"
타다 계속 운영 방법은?
'타다'가 지난  8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로 일대에서 운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타다'가 지난 8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로 일대에서 운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타다금지법'이라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만을 남겨둔 가운데, 이를 둘러싼 찬반 논쟁이 뜨겁다.

이번 개정안을 타다 서비스에 적용하면 일상에서 렌터카에 기사를 함께 알선해주는 현재 '타다 베이직' 서비스는 불법이 된다. 다만 택시 기반 '타다 프리미엄'과 공항 이동 서비스 '타다 에어' 운영은 개정안과 상관없이 운영할 수 있다. 타다 베이직이 개정안 통과 후에도 계속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관광목적으로 서비스를 변경하는 방법이다. 개정안 34조 2항에 따르면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인 승합자동차를 임차할 때에는 대여 시간이 6시간 이상이어야 하고, 대여 또는 반납 장소가 공항이거나 항만인 경우로 한정된다. 국토교통부는 이용자가 항공기나 선박의 탑승권을 소지한 경우로만 한정하겠다는 지침을 발표할 예정이다. 개정안은 타다 영업 근거가 되는 법적 근거 조항을 관광 목적으로 제한했다. 

둘째, 개정안 49조에 따라 타다가 택시 면허를 사서 플랫폼운송사업자로 전환하거나 국토교통부에 여객자동차운송시장안정기여금(기여금)을 내고 정부의 허가를 받아 계속 영업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현재 '타다'의 운행 차량은 1400대로 개인 택시면허의 권리금격인 면허값이 7000만원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타다'가 이 비용을 감수하고 영업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장 작년에 150억 원의 손실을 낸 데 이어 올해도 300억 원 안팎의 적자가 예상되는 데다 최근 '타다 금지법'의 논의 여파로 추가 투자마저 끊긴 현실을 고려하면 사실상 '타다'의 향후 운영이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예측이다.

이재웅 쏘카 대표(왼쪽)와 타다 운영사 VCNC의 박재욱 대표/ 연합뉴스
이재웅 쏘카 대표(왼쪽)와 타다 운영사 VCNC의 박재욱 대표/ 연합뉴스

타다 모회사인 쏘카 이재웅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타다는 타다금지법이 통과되면 운영할 수 없다. 1년 반 뒤에는 항공기 탑승권 없이는 공항도 갈 수 없는 서비스가 될 텐데 시한부로 운영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나"라며 "타다를 사실상 운영할 수 없도록 하는 '붉은 깃발법'이다. 지금이라도 타다 금지법을 철회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 대표가 언급한 붉은 깃발법은 19세기 말 영국이 마차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자동차 앞에서 사람이 붉은 깃발을 흔들게 하며 자동차의 속도를 제한했던 법이다.

벤처기업협회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으로 앞으로 신산업 창업 및 혁신동력의 중단이 심각하게 우려된다"면서 "개정안이 국회에서 논의되는 과정에서 타다가 기존 영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제고와 합리적인 검토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택시를 보호하려는 의도는 이해가 가지만 그렇다고 미래를 막아버리는 방법이 유일한 대안인가"라며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이 안 간다"고 지적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를 통해 "검찰은 타다가 불법이라고 판단해 기소를 한 상태로 법원의 판단에 따라 타다의 서비스 모델은 없어질 수도 있는 위험이 있다. 이번 개정안은 제도권의 틀 내로 타다와 같은 플랫폼 기업들을 수용해 공정하게 경쟁하도록 하는 취지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해외에서는 운행 건수당 1달러, 면허발급 시 갱신비를 내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기여금을 낸다. 법 개정 이후 기여금을 내는 게 실질적으로 플랫폼 기업에 높은 진입장벽이 되지 않도록 플랫폼 업계와 하위 법령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개정안을 발의한 박홍근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새로운 이동 서비스를 준비하거나 이미 시행하고 있는 KST모빌리티(마카롱택시), 코나투스(반반택시) 등과 같이 크고 작은 수많은 스타트업과 함께 카카오모빌리티와 우버 등도 이번 여객운수법 개정을 지지하고 하루빨리 제도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길 바라고 있다"며 "개정안은 붉은깃발법이 아니라 택시 산업의 혁신과 상생을 위한 법안"이라고 강조했다.

개정안이 시행된다고 해서 타다가 당장 운행을 그만둬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개정안이 공포 후 1년 뒤 시행, 시행 후 6개월간의 유예 기간을 뒀기 때문에 일단 현행 방식으로도 타다는 1년 6개월간은 영업이 가능하다. 

한편, 업계와 정치권 안팎에서는 일단 개정안이 본회의에 상정되면 내년 총선을 앞두고 택시업계의 표를 의식한 여야 의원들이 별다른 이견 없이 개정안을 처리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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