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교묘해진 몰카로 여성안심화장실도 불안”
“보다 교묘해진 몰카로 여성안심화장실도 불안”
  • 김여주 기자
  • 승인 2019.12.0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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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한 여성 화장실 / 김여주 기자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한 여자화장실 / 김여주 기자

정부가 몰카와의 전쟁을 선포한 뒤 화장실을 주기적으로 관리하고 있지만 보다 교묘해진 촬영 수법으로 아직도 여성들은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8월 한 달간 서울에 거주하는 여성 389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정부의 갖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응답자의 32%가 여성 대상 범죄 중 불법 촬영이 가장 두렵다고 답했다.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여자화장실에 붙어있는 스티커들 / 김여주 기자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여성안심화장실 / 김여주 기자

수시로 점검하지만 수법은 가지각색

지난해 6월, 정부는 범죄 근절 특별대책을 발표했다. 공중 화장실을 비롯한 몰카 설치 위험성이 높은 특별구역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탐지 장비를 통해 검사를 진행한다는 내용이다. 정기적 점검이 이뤄지는 곳은 여성안심화장실 스티커가 붙어있다.

여성안심화장실을 운영하는 노량진역 관계자는 “여성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하루에 한 번씩 역 내 화장실을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몰카 범죄를 해결하기엔 수법이 가지각색이라는 점이다. 초소형 몰래카메라부터 옷걸이와 같은 위장형 카메라까지 나오고 있다. 범죄자가 직접 휴대폰을 이용해 촬영하고 들킬 경우 도망가는 경우도 빈번하다. 

실제로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행정안전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1년간 지자체와 경찰이 화장실 28만 8791곳을 점검한 결과 적발된 건 0건이었다.

권 의원은 “1년간 28만여 곳을 대대적으로 단속했지만 적발이 안 된 상태인데 범행이 한 건도 발생하지 않은 게 아닐 것”이라며 “텀블러형·옷걸이형 등 변형 카메라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범죄 수법도 진화하고 있는 만큼 탐지기 장비를 보완하고 탐지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들이 구멍에 몰카 방지 스티커를 붙여놓은 모습 / 김여주 기자
여성들이 구멍에 몰카 방지 스티커를 붙여놓은 모습 / 김여주 기자

여성들 “구멍 막는 게 최선”

어렵게 범죄자를 잡아도 처벌받는 건 극소수다. 성폭력 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불법 촬영을 할 경우  최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여성변호사회가 지난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불법 촬영 죄로 기소된 사건의 1심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총 1866건 중 징역형을 선고받은 건 5%에 그쳤다.

이에 여성들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몰래카메라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을 탐구하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핸드폰 카메라에 붙여 사용하는 몰카 탐지 카드부터 구멍 난 곳에 붙일 수 있는 스티커를 판매하는 걸 쉽게 볼 수 있다. 지난해 텀블벅에서는 카메라 렌즈를 부술 수 있는 송곳, 작은 구멍을 막을 수 있는 실리콘, 얼굴 가리기용 마스크 등이 담긴 ‘몰카 금지 응급 키트’ 제작에 600만 원이 넘는 후원이 몰렸다.
 
A씨는 “화장실에 소형 카메라가 숨겨져 있을 수 있다고 해서 이용할 때마다 구멍이 보이면 다 막는 편”이라며 “송곳이나 찰흙을 들고 다니며 막는 사람도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B씨는 “가끔 이용하던 공중 화장실에서 몰카 사건이 일어났다고 들었다”며 “학원이 많이 있는 곳이라 아이들도 많이 다니는 곳인데 무서워서 화장실도 못가겠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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