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990원의 행복 찾기, 재능 교환 플랫폼 ‘바꾸’
[인터뷰] 990원의 행복 찾기, 재능 교환 플랫폼 ‘바꾸’
  • 김란영 기자
  • 승인 2019.12.04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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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지윤 프로미 대표 "재능 교환 경험을 통해 창업 아이템 찾아"
"서비스 구체화 후에 퇴사해도 늦지 않아" 조언
여지윤 프로미 대표가 지난달 20일 서울 강북구 성신유니콘센터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란영 기자
여지윤 프로미 대표가 지난달 20일 서울 강북구 성신유니콘센터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란영 기자

"매일 퇴근 후 새벽 2시까지 개발자와 재능 교환 플랫폼을 앱을 개발했어요. 직장 생활과 창업 아이템 개발을 병행하다가 정부 지원금을 받게 되면서 회사를 그만뒀어요. 제가 만든 플랫폼이 잘 될 거라는 확신이 있었어요. 결정적으로 프리랜서 번역가로 밥벌이를 할 수 있는 제 중국어 재능을 믿었습니다."

여지윤(27) 프로미 대표는 10년간의 중국 유학을 마치고 성신여대에서 중문학과 경영학을 복수 전공했다. 졸업 후 제일약품에서 해외 영업 업무를 맡기도 했다. 여 대표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재능 교환으로 앱 개발자에게 코딩을 배우다 창업 아이템을 찾았다.

"여러 커뮤니티에 중국어를 배우고 싶고, 영어 회화를 가르쳐 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아 서로 과외를 해줬어요. 이후에도 포토샵, 영상편집 등을 재능 교환으로 익혔습니다. 코딩을 배우고 싶어서 국가기관이 운영하는 코딩 학원을 등록했습니다. 커리큘럼이 저와 맞지 않았어요. 그래서 재능을 교환할 분을 찾았죠. 앱 개발자 분과 중국어와 코딩 재능을 교환했어요. 그는 처음부터 프로그램을 만들어 봐야 코딩을 이해할 수 있다고 조언해줬고 쉽게 배울 수 있었어요. 많은 사람이 재능 교환을 통해 쉽게 다양한 재능을 배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재능 교환에서 만난 개발자와 손잡고 서로 원하는 재능을 교환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했습니다."

바꾸가 서비스를 시작한 지난해 3월에도 여 대표는 직장을 다녔다. 같은 해 10월 한국여성벤처협회에서 기술혁신형 창업기업 지원금 3000만 원을 받으면서 퇴사를 결심했다.

"창업 아이템을 찾았다고 무턱대고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서비스 테스트 단계에서는 사업자 등록을 할 필요도 없고요. 사업 아이템이 구체화되고 정말 이 사업을 해야겠다는 확신이 들 때 적합한 지원 제도를 찾아 지원하세요. 지원금을 받고 난 후 퇴사해도 늦지 않다고 조언하고 싶어요."

재능 교환 앱 '바꾸' 실행 화면/ 프로미 제공
재능 교환 앱 '바꾸' 실행 화면/ 프로미 제공

'바꾸'는 가지고 있는 재능과 배우고 싶은 재능을 등록하면 적합한 사람끼리 연결해주는 플랫폼이다. '쓸모없는 재능은 없다'가 슬로건. 구글 플레이어나 앱스토어에서 '바꾸' 앱을 다운받고 회원 가입한 후 내가 가지고 있는 재능과 배우고 싶은 재능을 등록하면 된다. 언어, 디자인, 코딩, 음악, 요리, 운동, 뷰티, 애견 등 재능 카테고리가 있다. 배우고 싶은 이유, 매칭을 원하는 사람, 경험 및 자격 사항 등을 입력하면 교환하고 싶은 재능이 유사한 회원을 추천해준다.  

"재능이 없는데 어떻게 재능을 교환하냐고 묻는 분들이 많아요. 평소 말하고 쓰는 데 사용하는 한국어도 능력이에요. 한국어를 배우고 싶은 외국인과 언어교환을 하는 회원들도 많아요. 하물며 어렸을 때 배웠던 피아노 초급 실력이라도 다른 사람에게 가르쳐줄 수 있다면 재능을 교환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언어, 코딩, 영상 편집을 배우고 싶어 하는 회원이 많습니다."

현재 바꾸 회원 수는 5000여 명으로 서비스 출시 초기에 비해 가입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재능을 바꾸고 싶은 회원에게 매칭 이용권 (1회, 990원)을 이용해 재능 교환을 요청한 후 요청받은 회원도 이용권을 사용해 수락하면 서로 연락처를 교환할 수 있다. 바꾸는 매칭까지 지원하고 재능을 교환할 장소나 시간은 회원 간 정하면 된다.

"매칭비 990원만 지불하면 서로 재능을 바꿀 수 있어요. 학원비나 과외비 같은 수강료를 내지 않고 재능을 등가 교환하는 방식입니다. 진입 장벽이 낮아 캐주얼하게 이용할 수 있으면서도 개인 간 약속으로 재능 교환이 이뤄지다 보니 학원이나 유튜브를 통해 재능을 배우는 것보다 책임감과 강제성이 크죠."

바꾸는 지난 7월 앱 내의 채팅 기능을 없애고 이용권 결제를 통한 수익 모델을 구축했다. 이전에는 재능교환이 아닌 불순한 목적으로 채팅 기능을 사용하는 이용자들도 있었고, 화상 채팅을 통해 여러 사람에게 재능을 공유해주는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유지비가 많이 들어 접어야 했다.   

"월평균 60건에서 80건의 이용권이 결제되고 70만 원에서 100만 원 정도 월 수익이 발생하고 있어요. 이용권을 사용하면 바로 상대방의 연락처가 공유돼서 대부분 매칭됩니다. 현재 데이터상으로는 1590건이 매칭 완료됐습니다. 아직은 이용권 결제로 발생하는 수입보다 마케팅과 개발 비용이 더 많이 발생하고 있지만,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해 서비스를 고도화시키면 손익 분기점인 10만 회원을 달성할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해요."

현재 바꾸는 서로 재능을 바꾸고 싶어 하는 사용자들을 매칭해주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 사용자들은 바꾸를 '금전적인 대가 없이 서로 가진 것을 나누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재능 교환 플랫폼'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여러 개선점을 지목했다. 재능 교환 이후 이용자에 대한  평가 시스템 도입, 이용자 안전을 위한 보다 엄격한 회원 인증 시스템 도입 등이다. 

"가끔 '사업이 계속 잘 될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일을 하는 게 막막할 때도 있어요. 하지만 제가 기획한 서비스를 통해 서로 필요한 사람들을 연결해주는 일이 정말 마음에 듭니다. 현재 바꾸를 통한 재능 교환은 주로 서울과 온라인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데요. 앞으로 서비스 영역을 글로벌로 넓히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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