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1000만…외면받는 펫 보험
반려동물 1000만…외면받는 펫 보험
  • 김여주 기자
  • 승인 2019.12.02 1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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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입률 0.63% 그쳐…스웨덴 40%, 영국 25%, 노르웨이 14%
치료 중인 고양이 / 연합뉴스 

반려동물 1000만 마리 시대에 발맞춰 보험업계가 펫 보험을 줄줄이 출시하고 있다. 하지만 미흡한 보장성으로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일 본보가 펫 보험에 대해 살펴본 결과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반려동물 진료비에 부담을 느끼고 있지만 정작 보험 가입률은 0.63%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한국소비자연맹이 동물병원을 이용한 637명을 조사한 결과, 최근 1년간 동물병원 진료 횟수는 평균 5.3회로 1회 방문 시 평균 11만 1259원을 지출하고 있다. 진료비에 부담을 느꼈다고 답한 응답자는 90%에 달했다.

하지만 농림축산검역본부의 '2018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검역본부에 등록된 약 175만 마리를 기준으로 한 펫 보험 가입률은 0.63%에 그쳤다. 스웨덴 40%, 영국 25%, 노르웨이 14%와 비교했을 때 턱없이 낮은 비율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펫 보험을 외면하는 이유는 나이 등 가입 조건이 까다로울뿐만 아니라 한정적인 보장 범위 때문인것으로 보인다. 시중에 유통되는 펫 보험의 약관을 살펴보면 반려동물의 나이가 8살을 넘으면 보험 가입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화 펫 플러스'의 경우 만 10세의 반려견까지 검진에서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다면 가입이 가능하지만 높은 보험료와 더불어 갱신 연령은 11살까지로 제한돼 있다.

걸리기 쉬운 질병인 슬개골(무릎뼈) 탈구, 고관절 탈구, 피부병 등이 보장 범위에서 빠진 경우도 흔하다. '메리츠 펫 보험'은 슬개골 탈구 보장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이마저도 보험 개시일 1년 이내에 발생한 관련 질환은 보장하지 않는다. 

A씨는 "펫 보험이 실용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지출을 100으로 보면 보장받는 것은 잘 받아 봐야 70이라고 들었는데 차라리 적금을 들겠다"고 말했다.

B씨는 "보험에 가입한 뒤 1달 후에 수술할 일이 생겼다"며 "그런데 질병을 인정해주지 않아 해약했다. 보험 가입 전 1년 이내에 슬개골 같은 질병에 걸렸던 적이 있다면 추후에 다른 문제가 생겨 수술해도 비용이 지원되지 않는 구조”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보험 혜택을 확대하지 못하는 이유가 병원마다 다른 반려동물 진료비 탓이라는 입장이다. 진료비 표준화 등 동물병원 진료 체계 정비를 명확히 해야한다는 것이다. 

지난 9월 강석진 자유한국당 의원의 주최로 국회서 열린 ‘반려동물 진료비 합리화를 위한 토론회’에서 김기식 더미래연구소 정책위원장은 ”동물병원의 진료항목 및 수의 표준화가 이루어지지 않아서 데이터 확보와 손해율 계산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더 많은 반려인이 반려동물보험 상품을 이용하도록 하려면 보험사가 반려동물의 현황과 연령별 질병 패턴 등에 대한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구 손해보험협회 상무는 "반려동물보험이 진료비 부담 경감에 일조하고 지속 가능한 상품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진료비 사전 고지·공시제 도입, 진료항목 표준화 및 등록제 개선이 필요하다"며 "이러한 인프라 구축·마련 시 보험업계도 반려인 및 반려동물을 위한 상품을 개선·확대하고 보험료를 인하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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