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글로벌 자동차 개발 박사, 시리얼 스타트업 창업한 이유
[인터뷰] 글로벌 자동차 개발 박사, 시리얼 스타트업 창업한 이유
  • 김란영 기자
  • 승인 2019.11.22 1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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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연 커넥위드 대표 "156년 역사 시리얼, 변화 없어…물만 넣어 마시는 시리얼 개발"
프랑스, 독일, 이스라엘 등 글로벌 시장 공략
홍수연 커넥위드 대표가 지난 19일 서울 송파구 먹거리창업센터에서 여성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김란영 기자
홍수연 커넥위드 대표가 지난 19일 서울 송파구 먹거리창업센터에서 여성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김란영 기자

"물만 넣어서 마시는 간편한 시리얼 '위밀'은 그릇, 우유, 숟가락, 설거지가 필요 없는 휴대용 시리얼입니다. 국내는 물론 유럽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요. 이제 시리얼을 먹는 방법이 바뀌어야 할 때가 왔습니다."

홍수연(40) 커넥위드 대표는 성균관대학교에서 화학 석·박사 과정을 마치고 한국GM과 르노삼성자동차에서 개발자로 일했다. 치열했던 7년간의 직장 생활을 정리하고 출장 차 자주 찾던 프랑스 파리로 유학 겸 요양을 떠났다. 

"처음 프랑스 유학 생활을 시작했을 때 건강이 너무 안 좋았어요. 혼자 끼니를 챙기지 못할 정도였죠. 보다 못한 어머니가 한국에서 선식과 미숫가루를 보내주셨고 덕분에 간편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밟는 중 한국음식관광협회의 프랑스 사무국장으로 활동하며 음식 분야 창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 처음 사업 계획은 개인 맞춤형 한식 레시피 추천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었지만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데 많은 개발비가 들었다. 플랫폼을 개발할 캐시카우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2015년부터 빠르게 변하는 프랑스 식사 문화를 보며 'HMR(간편 음식)' 창업 아이템의 가능성을 봤다.  

"2015년부터 프랑스 경제 상황이 많이 안 좋아지고 영국 배달 음식 문화가 들어오면서 여유롭던 프랑스 식사 문화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일하면서 빨리 끼니를 때울 수 있는 샌드위치 테이크 아웃 가게가 많아졌어요. 그때 유학 초기 간편하게 끼니를 해결했던 한국의 곡물가루를 프랑스에서 팔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홍 대표는 2017년 한국으로 돌아와 커넥위드를 설립하고 제품 개발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중소기업벤처부의 창업진흥원 아이템 사업화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사업자금 1억 원을 받아 사업을 시작했고, 한국여성벤처협회 지원을 받아 1인창조기업 비지니스센터에 입주했다. 우유에 타 먹는 곡물가루 파우치를 선보였지만, 유럽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 

"처음에는 곡물가루에 우유를 타서 마시는 제품을 만들어 프랑스에서 테스트했어요. 곡물가루가 익숙한 동양인과 달리 서양인들은 곡물에서 비릿한 맛을 느꼈고, 우유를 따로 사야 해 번거롭다고 지적했습니다. 피드백 내용을 반영해 이들이 평소 아침 식사로 먹는 시리얼에 우유 파우더를 넣어 물만 넣고 흔들면 바로 마실 수 있는 '위밀'을 개발했습니다."

위밀은 우유 파우더가 들어 있어 물만 부어 흔들면 바로 마실 수 있는 시리얼이다./ 커넥위드 제공
위밀은 물만 부어 흔들면 바로 마실 수 있는 시리얼이다./ 커넥위드 제공

커넥위드에서 위밀을 만들기까지는 1년 6개월의 개발 기간이 걸렸다.

"병째로 시리얼을 남김없이 마시려면 플레이크나 초코볼이 병 안에 들러붙거나 바닥에 가라앉지 않도록 바삭함을 유지하는 코팅 기술이 중요해요. 커넥위드는 시리얼을 10분 이상 바삭하게 유지하는 기술을 특허 출원해 끝까지 시리얼을 마실 수 있게 했습니다. 현재 이스라엘 기업과 협업해 더 좋은 코팅 기술을 연구 중입니다."

커넥위드는 지난 2월 프랑스 액설레이터 기관인 크리에이티브 벨리의 글로벌 프로그램에 선정됐다. 이를 통해 파리에 위치한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스타트업 캠퍼스 '스테이션 F'에 입주했다. 컨퍼런스, 워크숍, 코팅, 벤처캐피털(VC) 미팅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해 글로벌 네트워크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달 세계에서 가장 큰 독일 식품 박람회 'ANUGA(아누가)'에 부스를 꾸려 참여해 좋은 반응을 얻었어요. 본격적인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해 지난 8월에는 프랑스 법인 설립도 완료했습니다. 현재 유럽 생산 공장을 알아보고 있어요. 베트남 바이어들과도 소통하며 배워가고 있습니다. 스테이션 F에는 1000여 개의 글로벌 스타트업 기업이 있어 좋은 테스트 베드가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홍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 초점을 맞춰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건강에 좋고 맛도 있는 제품을 잘 만들기만 하면 한국 시장에서도 잘 팔릴줄 알았어요. 그러나 제품력보다 마케팅이나 유통에 강한 회사의 제품이 잘 팔리는 걸 보고 회의감이 들었죠. 제품 개발비 보다 마케팅 비용을 더 써야 하나 고민한 적도 있어요. 유통이나 마케팅이 약한 기업을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현재 커넥위드 사무실은 서울시에서 지원하는 먹거리창업센터에 있다. 최근 농업기술평가원 R&D 사업에 선정되어 익산 국가 제품 클러스터 소속 전문가와 비건 제품 개발을 진행 중이다. 홍 대표는 이 외에도 다양한 기관의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해 사업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계획하고 있고, 추진해야 하는 사업과 관련된 지원 사업을 수시로 검색해서 지원하고 있어요. 덕분에 다양한 기관의 도움을 받아 사무실 임대 비용을 줄이고 제품 개발도 지원받을 수 있었습니다. 검색만이 살길입니다. 부지런해야 해요. 그렇다고 혜택이 좋은 사업에 무조건 지원하지는 않습니다. 사업 계획 방향에 맞는 지원을 받는 게 중요합니다."

위밀은 11월 말까지 진행될 와디즈 펀딩이 끝나면 12월 말부터는 커넥위드 온라인 숍과 온라인 플랫폼에서 판매된다. 향후 자색고구마와 그릭요거트 맛을 추가하고 채식주의자, 스포츠 전용 제품도 추가할 예정이다.

"156년 전 요양원에서 간편한 아침 식사로 개발된 시리얼을 아직까지도 불편하게 먹고 있어요. 그릇에 시리얼을 부어 우유를 말아 숟가락으로 떠먹은 후 설거지까지 해야 합니다. 커넥위드는 간편하면서도 맛있는 시리얼 전문회사로 거듭나고자 합니다. 위밀 제품 외에도 시리얼을 따뜻하게 먹는 '핫 시리얼', '과일 시리얼' 등을 추가로 출시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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