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김지영·채식주의자...여성 서사가 이끄는 한류 문학
82년생 김지영·채식주의자...여성 서사가 이끄는 한류 문학
  • 김란영 기자
  • 승인 2019.11.11 18: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화 '82년생 김지영'은 관객 수 300만 돌파
"어디에든 존재하는 우리들의 이야기 공감·연대"
여성 서사를 담은 한국 문학 '82년생 김지영'과 '채식주의자'의 표지/ 민음사, 창비 제공
여성 서사를 담은 한국 문학 '82년생 김지영'과 '채식주의자'의 표지/ 민음사, 창비 제공

"여성이 여성을 넘어 인간으로서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은 남성과 다르지 않다. 한국 문학의 세계화 가능성은 '82년생 김지영'에 있다고 진단한다. 다른 인종, 민족, 공간에서 살고 있는 김지영들의 이야기를 공감하고 연대가 이뤄지고 있어 전 세계에서 호응하는 것이다. '채식주의자'는 한국 문화를 세계로 확장하는 이정표가 되지 않을까."

장미영 숙명여자대학교 아시아여성연구원 책임연구교수는 "문학은 음악, 영화, 드라마 등 다른 문화 장르보다 한국어, 한국 정서, 한국 작가에 대한 이해와 번역 과정이 필요해 전파되는 데 시간이 걸린다. 최근 여성 서사를 중심으로 한 한국 문학의 세계화 조짐이 보인다. 또 SNS, 유튜브 등 미디어의 발달로 국가와 이데올로기를 넘어서는 문화적 취향 공동체를 서서히 만들고 있는 단계"라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은 1982년 태어나 2019년 오늘을 살아가는, 꿈 많던 어린 시절과 자신감 넘치던 직장생활을 거쳐 한 아이의 엄마이자 누군가의 아내로 살아가는 김지영 이야기를 그린다. 이미 일본, 중국, 대만에서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10월 기준 17개국에 출간이 확정됐다. 지난달 23일 개봉한 영화 '82년생 김지영'은 관객 수 300만을 돌파했다. 개봉과 동시에 배급사인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영화 82년생 김지영이 호주, 홍콩, 대만, 필리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베트남, 라오스, 태국 등 전 세계 37개국에 판매됐다고 밝혔다. 

한강 작가는 `채식주의자`로 2016년 맨부커 인터네셔널상을 받은 데 이어 지난해 스페인에서 `산클레멘테 문학상`을 수상했다. 다른 여성 작가들도 반가운 소식을 전하고 있다. 편혜영 작가는 2016년 작 `홀`의 영문판 `The Hole`로 지난해 7월 `셜리 잭슨 상`을 받았다. 신경숙 작가는 2008년 출간한 `엄마를 부탁해`의 영문판 `Please Look After Mom`은 미국 드라마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장 교수는 "한국 문학은 여성 작가가 여성 주인공 목소리를 빌려 일방적으로 토로하는 방식이 아니라 관찰자와 서술자의 시점을 교차 시켜 입체적으로 서사를 구성한 이야기에 힘이 있다. 여기에 동아시아의 유교적인 특성과 미투 운동 이후 세계적인 젠더 맥락이 문학의 한류에 동력으로 작용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성이라는 존재 자체가 서사의 시작으로 큰 의미가 있다. 어느 나라에 살든 '여성의 몸'이 내포한 젠더, 차이, 위계, 권력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또 여성들이 우리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의미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채식주의자 작품에 대해서 "채식은 결국 여성에게 강요되어온 자식다움, 여성다움, 어머니다움, 여성적인 인간다움에 저항한 서사다. 한마디로 식물이 되고 싶다는 소망으로 수렴된다. 이는 본질로서의 인간, 반 생명성에 대한 저항과 연대다. 어디에도 존재하는 우리들의 이야기들을 서로 나누는 측면에서 본다면 한국 문화의 세계화는 충분한 가능성이 있고 확장성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한국 문학을 수출하는 KL매니지먼트의 이구용 대표는 "해외 시장의 주 독자층이 20~30대 여성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여성 문학 작가들의 작품이 번역 출판되는 비율이 높다. 번역 출판하는 과정 때문에 시간이 걸리겠지만, 현재 활발히 활동하는 여성 작가들을 비롯해 아직 소개되지 않은 좋은 여성 작가들이 앞으로 해외 출판 시장에 많이 진출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