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 보랴 돈 생각하랴…금융계, 저조한 남성 육아휴직 속사정
눈치 보랴 돈 생각하랴…금융계, 저조한 남성 육아휴직 속사정
  • 김여주 기자
  • 승인 2019.11.08 18: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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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휴직 사용하면 인사고과 불이익 각오해야”
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베페 베이비페어'가 열리고 있다. 베페 베이비페어는 ‘아기와 가족이 행복한 세상 만들기’라는 주제로 국내외 임신, 출산, 육아관련 대표 브랜드와 제품들이 전시된다. 11일까지 열린다. /문인영 기자 photoiym@gmail.com
아이를 돌보는 남성 / 문인영 기자

최근 ‘함께하는 육아’가 사회적으로 공론화되고 있지만, 국내 금융업계 남성 직원을 위한 관련 제도와 사용률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 최악

7일 여성경제신문이 각 금융사가 발표한 2018년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살펴본 결과, 신한은행은 ‘맘프로 제도’를 통해 육아휴직 1년과 자택 근거리 영업점 시간제 업무를 진행하고 있지만, 지난 2018년 863명에 해당하는 육아휴직 복귀 예정자 중 남성은 고작 21명에 머문 것으로 확인됐다. 

KEB하나은행도 산전·후 휴가를 포함해 2년 이내의 육아휴직을 제공하지만, 전체 1076명의 육아휴직자 가운데 남성은 단지 10명에 그쳤다. 우리은행도 2년 이내의 육아휴직을 제공하지만 육아휴직 사용자 354명 중 남성은 14명에 불과했다. 

이런 현상은 남성이 육아휴직을 했을 때 겪을 수 있는 경제적 어려움과 인사고과에서의 불이익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만 20~49세 남녀 400명을 대상으로 육아휴직을 망설이는 이유를 조사한 결과 남성은 ‘재정적 어려움(40%)’과 ‘진급 누락 및 인사고과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33.0%)’을 꼽았다.

육아휴직을 포기했다는 남성 A씨는 “육아휴직을 쓰고 싶지만 실제로 쓰는 사람은 소수다”며 “국내에서 쓸 수는 있지만 고과상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고 토로했다.

해외 금융업계는 어떨까?

반면, 해외의 경우 남녀의 고른 육아휴직을 장려하기 위한 제도 도입에 나서고 있다. 지난 5월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한 남성 직원이 여성과 똑같은 유급 육아휴직을 제공해달라는 건의에 여성과 동일한 16주간의 유급 육아휴직을 제공하기로 했다. 미취학 자녀를 둔 남성 직원을 위해 500만 달러(약 60억 원)의 기금도 조성한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모든 직원의 육아휴직을 16주에서 20주로 늘렸다고 지난 5일 밝혔다. 남성과 여성의 육아휴직 기간을 남녀 차등 구분해 주는 타 기업과 달리 똑같이 제공하기로 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도 남녀 구분없이 최대 26주의 육아휴가를 제공한다. 이중 16주는 유급으로 제공된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는 "좋은 인재를 직원으로 고용하기 위해선 포용적이고 개방적인 문화가 필요하다"고 남성 육아휴직 장려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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