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샤오핑 손녀사위 1조1000억원에 동양생명 인수
덩샤오핑 손녀사위 1조1000억원에 동양생명 인수
  • 민병무 기자
  • 승인 2015.02.17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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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안방보험 매매계약 체결…금융권에 중국자본 첫 유입 '긴장'
▲ 중국 안방보험이 동양생명을 1조1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사진은 동양생명 구한서 사장이 지난해 3월 인천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2014년 연도대상 시상식'에서 새로운 CI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동양생명

덩샤오핑 전 중국 국가주석의 손녀사위가 회장으로 있는 중국 안방(安邦)보험이 동양생명을 1조1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중국 자본이 국내 대형 금융회사를 인수하는 첫 사례다.

동양생명은 총자산 18조원 규모의 국내 8위 생명보험사다. 안방보험은 2004년 설립해 10여년 만에 급성장했으며 지난해 우리은행 인수전에도 참여했다.

동양생명은 17일 대주주 보고펀드 등이 동양생명 지분 63.01%(6777만9432주)를 안방보험에 넘기는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매각 가격은 주당 1만6700원으로 총 1조1319억원이다. 매각되는 지분은 보고펀드 지분 57.5%에 유안타증권(3.0%), 이민주 에이티넘파트너스 회장(2.46%) 등의 지분을 더한 것이다.

다만 유안타증권과 이 회장 등이 동반매도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매각 지분과 금액은 바뀔 수 있다. 또한 안방보험 측은 일정 요건이 충족되면 339억원을 추가 지급하기로 했으나, 해당 요건의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계약은 금융위원회가 대주주 변경을 승인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계약이다. 이와 관련해 안방보험과 보고펀드는 이달 말까지 양국 금융당국에 매각 및 인수 승인 신청을 하고 5월 말 또는 6월까지 최종 승인을 받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 단숨에 국내 중상위권 보험업계 대주주로 진입

금융당국의 최종 인수 승인 절차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안방보험의 동양생명 인수는 중국 자본의 국내 금융에 대한 첫 유입이다. 이에 따라 생명보험 업계는 물론이고 국내 모든 금융권이 긴장하고 있다.

안방보험은 생명보험과 자산관리 등 종합보험과 금융 업무를 영위하며 중국 내에서는 5위권, 전세계 10위권 안팎의 대형 종합 보험사로 알려져 있다.

자산 규모는 7000억 위안(121조)으로 200조를 넘는 삼성생명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생보업계 2위권인 한화 및 교보생명의 약 90조를 넘는 수준이다.

안방보험은 덩 전 주석의 손녀사위 우샤오후이가 회장으로 있는 회사다. 지난해 10월 미국 뉴욕 맨해튼의 최고급 호텔 ‘워도프아스토리아’ 인수에 성공하면서 유명해졌다. 당시 매입액은 19억5000만달러(2조1200억여원)였다.

중국 자본은 그동안 투자 등의 목적이나 제조업 인수를 통해 들어오긴 했지만, 국내 금융회사 인수를 통해 금융권에 들어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생보업계에는 현재 알리안츠, 라이나, 메트라이프 등 외국계 업체 10여곳이 들어와 있다. 그러나 이들 업체는 모두 미국이나 유럽계 자본이다.

이들 외국계 업체는 시장 지배력이 적어 국내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지만, 안방보험의 유입은 사정이 다르다는 분석이다.

동양생명은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빅3를 제외하면 다른 생보사와 규모 면에서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따라서 미국이나 유럽계 업체와 달리 안방보험이 한국 업체 인수를 통해 단번에 국내 보험업계 중상위권 대주주로 들어오게 되는 셈이다.

♦ 120조원 자금력 앞세워 국내시장 또다른 영향력 확대 가능성

특히, 안방보험은 120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력을 가진 것으로 전해져 이를 바탕으로 국내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안방보험이 자금력을 동원해 드라이브를 건다면 업계의 무시할 수 없는 축을 형성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안방보험이 동양생명을 시작으로 국내 금융권에서 또다른 인수합병을 통해 영향력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모든 금융권이 긴장하고 있다.

안방보험은 실제로 지난해 우리은행 인수전에 뛰어든 바 있다. 동양생명에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또 다른 업권의 인수를 통해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안방보험이 동양생명 인수가 끝이 아닐 수 있다"며 "안방보험이 동양생명을 통해 성공적으로 국내에 정착한다면 보험뿐만 아니라 은행 등 다른 쪽으로 확대하려고 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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