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음하는 2030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
폭음하는 2030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
  • 김란영 기자
  • 승인 2019.10.3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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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여성 많아지고 비혼·만혼 증가 연관
여성 전용 병동·프로그램 갖춘 병원 전국 7곳
최근 2030 여성의 고위험 음주가 늘고 있다. 여성의 주류 소비는 지난 5년간 약 10%P 증가했다. / 연합뉴스
최근 2030 여성의 고위험 음주가 늘면서 여성 주류 소비도 지난 5년간 약 10% 증가했다. / 연합뉴스

폭음하는 2030대 여성이 늘고 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발표한 '2018 음주폐해예방 교육자료'에 따르면 여성은 남성보다 지방 비율이 높고 수분이 적어 같은 양을 마셔도 더 많은 양의 알코올을 신체에서 흡수한다. 여성이 남성보다 알코올을 분해할 수 있는 탈수소효소가 적어 여성이 마시는 1잔의 술은 남성이 마시는 2잔의 술과 같은 영향이 신체에 미친다. 

한창우 을지대학교 강남을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여성은 남성과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위궤양, 만성 췌장염 등 각종 합병증에 더 쉽게 노출된다. 소주 한잔을 마셔도 여성이 더 빨리 취하고 더 큰 신체 손상을 입는다. 여성 음주 문제가 남성 음주 문제보다 심각한 이유다"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남성의 고위험 음주율은 21%로 항상 높게 유지되고 있는 반면 여성의 고위험 음주율은 지속적으로 증가 중이다. 2017년 기준 20대 여성의 10명 중 1명이 고위험 음주자다. 같은 해 602명의 여성이 술때문에 사망했다. 고위험 음주율이란 한 술자리에서 여성은 5잔 이상, 남자는 7장 이상을 주 2회 이상 술을 마시는 비율이다. 

여성 월간 폭음률(한 달에 1회 이상 한 술자리에서 남자 7잔, 여자 5잔 이상 음주)은 2015년 17.2%에서 2018년 26.9%로 증가했다. 남성은 같은 기간 55.3%에서 50.8%로 소폭 감소했다./보건복지부 제공
여성 월간 폭음률(한 달에 1회 이상 한 술자리에서 남자 7잔, 여자 5잔 이상 음주)은 2015년 17.2%에서 2018년 26.9%로 증가했다. 남성은 같은 기간 55.3%에서 50.8%로 소폭 감소했다. / 보건복지부 제공

전 세계적으로도 2030 여성의 음주가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30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여성과총 젠더혁신연구센터, 알코올과 건강행동학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젠더와 음주 문제에 대한 융합적 접근' 포럼이 열렸다. 이번 포럼에서는 관련 전문가들이 위험한 음주를 즐기는 젊은 여성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와 특성, 해결방법에 대해 모색했다.

이해국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이날 2030 여성의 고위험 음주가 늘어난 원인을 시계열로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교수는 "여성의 고용률·경제 활동 참여율·초혼 연령이 높아지는 경향, 도수가 낮은 소주 출시, 알코올 관련 광고 비용과 빈도수 상승이 2030여성의 고위험 음주율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모든 여성 연령대에서 알코올 사용 장애로 인한 외래 환자 수가 증가하는 추세다. 여성들은 2~3년 동안만 폭음해도 내과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남성보다 장기가 빨리 망가진다"라고 강조했다.

제갈정 이화여자대학교 융합보건학과 초빙교수는 2013년부터 2017년 사이 신한카드의 개인신용카드 빅데이터를 분석해 여성의 주류소비 추이를 조사했다.  

제갈 교수는 "여성의 주류 소비는 지난 5년간 약 10% 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2030여성의 주류 소비가 많았다. 소득이 낮을수록 위험한 음주를 하는 경향이 컸고 서비스 및 판매 종사자가 가장 높다"고 발표했다.

이어 "여성은 남성에 비해 더 늦게 술을 마시기 시작하고 술을 마시는 빈도와 양이 적다. 또 혼자 술을 마시는 경우가 많다"라고 덧붙였다.

한창우 교수는 "기혼 여성 알코올 중독자 대부분이 남편에게 버림받고 혼자 아이를 키운다. 반면 기혼 남성 알코올 중독자는 부인에게 간호받으며 부인을 구박하는 상황과 매우 다르다"고 말했다.

또 "현재 여성 전용 병동과 프로그램이 있는 병원은 전국을 통틀어 7곳 밖에 없다. 여성 알코올 중독 환자 특성을 반영한 외래와 입원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2030 여성 고위험 음주율 증가 추세가 지속되고 여성 알코올 중독 환자 수도 늘어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여성이 40대에 접어들면 고위험 음주율은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여성은 신체적으로 남성보다 알코올에 취약해 제대로 된 치료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는다면 40대 이상 여성의 고위험 음주율도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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