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욱의 인사만사25시] 2천원 칼국수와 1만원 커피의 세상
[박창욱의 인사만사25시] 2천원 칼국수와 1만원 커피의 세상
  • 박창욱(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
  • 승인 2019.10.11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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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단에서 세상을 바라본다
박창욱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
박창욱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

“삼겹살 냄새는 나겠지만 2차는 힐튼호텔 오크룸으로 가자. 맥주로 회식 마감하자”

업무 회식 중에 필자가 2차를 제안했던 일이다. 직원들은 좋아서 환호성을 지른다.

25년여 전의 일이다. 서울역 앞의 대우센터에서 근무하던 시절이다. 1년에 4~5회씩 업무회식을 한다. 필자가 과장으로 부하직원 10여 명과 회식을 가면 주로 1차를 삼겹살로 메뉴를 삼는다. 무조건 참석을 하며, 힘든 일을 뒤로하고자 회포를 푸는 중요한 자리다. 지금 세대들이 ‘끌려간다’는 분위기와는 크게 다르다. 주어진 예산 범위에서 메뉴를 정하다 보니 넉넉지 못해 삼겹살이 주종(主宗)을 이룬다.

다음 2차는 종목 정하기가 문제다. 남녀차이, 연령차이, 기호차이 심지어는 퇴근길 즉, 거주지까지 이동거리도 감안해 흔쾌히 따라갈 종목이 돼야 한다.

비교적 저렴한 삼겹살과 소주로 배를 채우고, 큰 비용을 치르는 ‘호텔 바(Bar)’에서 맥주 2차는 분명히 양극단의 위치를 경험하는 것이다. 예산을 넘는 비용은 필자가 개인적으로 돈을 지불할 각오다.

종합상사 인사부지만 호텔에서 이런 기회를 갖는다는 것은 그렇게 흔한 경우가 아니었기에 직원들의 호응은 무척이나 좋았던 기억이 남아있다. 나를 포함해 직장인으로서 성장하며 남다른 세상, 한 수 위의 세상, 격을 높이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었던 심산이었다. 그리고 스스로도 그런 삶을 살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후배들에게 어떤 세상을 보여줄 것인가?

지난 2005년부터 8년여 간 성신여자대학교에서 겸임교수로 과목을 맡은 적이 있었다. ‘취업’, ’진로’ 두 과목이었다. 각 70명 정원이 순식간에 동이 났다. 특히 4학년은 매주 월요일 아침 8시, 0교시에 시작했다. 월요일 아침 3시간을 팽팽하게 지내고, 그 긴장감으로 한 주일을 지내면 취업문제, 취업 후 직장 적응 문제는 절로 해결이 되었다.

그 중 특징 있는 시간으로 5주차에는 반드시 남대문 새벽시장으로 현장 교육을 데리고 간다. 월요일 아침 6시에 모여서 2명 1개조로 시장조사 한다. 상인들, 시장내 직업, 사고파는 모습 등 1시간 정도를 본 후 2000원 남대문 시장 칼국수로 허기를 채운다. 그리고 2단계 장소로 이동을 한다.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힐튼호텔’로 가는 것이다.  1만 원의 커피를 마시며 두루 살펴본다. 이른 아침에 제법 많은 호텔 투숙 외국인의 활동을 보게 된다. 1시간 정도 호텔을 돌아보는 시간으로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호텔 측의 협조를 받아 강의 공간을 빌려 두 장소에서 보게 된 수많은 직업, 그들의 동작과 활동을 정리해 발표하게 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그들은 무엇을 팔고 있었는가를 생각하게 하고 발표하게 한다. 2000원의 칼국수와 전통시장의 상품, 1만 원의 커피에 연결된 수많은 서비스를 본 것이다.

마치고 학교로 향한다. 그 다음 주 이후의 수강 태도는 제법 많이 달라진다.

스티브 잡스의 ‘커넥팅 마인드(CONNECTING MINDS)’

스티브 잡스가 2005년 스탠포드대학에서 졸업 기념연설 한 ‘커넥팅 더 닷츠(Connecting the Dots)’를 생각해 본다. 4가지의 점 연결이다. 생부모와 양부모, 중퇴한 대학의 필수과목과 우연히 만난 서체수업, 픽사와 넥스트의 성공과 창업한 회사 애플의 실패와 해고, 마지막으로 췌장암에 걸려서 생사(生死)를 오고 간 일이다. 연결된 두 점 사이의 인생과 도전의 경험을 말하고 있었다.

다시 한 번 들어도 잔잔하면서도 뭉클한 연설이다. 그러나 그 인생도 살아간 삶을 시간이 지난 후에 돌이켜 정리한 것이다. 결과론적인 인생 정리 메시지는 세상의 변화를 꿈꾸는 자에게 중요한 인사이트(Insight · 통찰)가 되고 있다.

양극단에 서서 나를 보고 미래로 나아간다.

25년 전의 회식시간에 추구했던 두 개의 점과 연결,

10년 전에 학생들을 가르칠 때, 경험하고 생각하게 했던 두 개의 점과 연결,

그리고 스티브 잡스 인생의 두 개의 점과 연결을 종합해 본다. 양극단 점의 넓이가 클수록 품에 안을 세상이 넓어질 것이다. 새로운 과제나 문제로의 도전에 거리낌이 없어질 것이다.

두려움보다는 자신감으로 세상에 맞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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