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라서 떨어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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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란영 기자
  • 승인 2019.10.10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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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민우회·채용성차별철폐공동행동, 오는 17일 '채용 성차별' 당사자 집담회 개최
채용 성차별 최대 처벌은 벌금 500만원
오는 17일 서울 마포구 서울여성노동자회에서 채용 성차별 당사자 집담회 '성차별이 없었다면, 채용에 붙어야 했던 784명의 여성을 찾습니다!'가 열린다./한국여성민우회 제공
오는 17일 서울 마포구 서울여성노동자회에서 채용 성차별 당사자 집담회 '성차별이 없었다면, 채용에 붙어야 했던 784명의 여성을 찾습니다!'가 열린다./ 채용성차별철폐공동행동 제공

한국이 7년째 OECD 유리천장 지수 꼴찌 자리를 내주지 않으며 견고한 유리천장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유리천장을 맞닥뜨리지도 못하게 하는 '채용 성차별'을 겪은 당사자들이 모여 경험을 공유하는 집담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현재는 서울교통공사로 통합된 서울메트로가 2016년 7월 최종 합격권인 여성 지원자 6명의 면접 점수를 '여성이 하기 힘든 일'이란 이유로 의도적으로 조정해 모두 최종 탈락시킨 사실이 최근 드러나며 '채용 성차별'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오는 17일 서울 마포구 서울여성노동자회에서 채용 성차별 당사자 집담회 '성차별이 없었다면, 채용에 붙어야 했던 784명의 여성을 찾습니다!'가 열린다. 이번 집담회는 채용성차별철폐공동행동이 주최하고 한국여성민우회가 주관한다.

이번 집담회를 기획한 한국여성민우회 권박미숙 활동가는 "채용 성차별을 겪은 당사자들이 사건을 겪은 후 구직활동과 삶에 미친 영향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사건을 공론화할 의지가 있는 당사자와 채용 성차별을 자행한 회사들에 시정을 요구하는 활동으로 이어가기 위해 집담회를 기획했다"라고 말했다. 

참여 대상은 ▲서울메트로 2016년 전동차 검수지원·철도장비 운전분야 지원자 ▲KB국민은행 2015년 상반기 ▲KEB하나은행 2013~16년▲신한은행 2013~16년 ▲킨텍스 2016~17년 ▲한국가스안전공사 2015~16년 ▲대한석탄공사 2014년 청년인턴 채용 등 여성 지원자를 최종 탈락시키기 위해 합격자 성비를 조정하고 점수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난 시기에 해당 공기업과 금융기관에 응시한 여성 지원자들이다. 

하지만 당사자들이 직접 나서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서울메트로는 최종 면접을 봤던 6명의 점수를 조작했기 때문에 당사자가 특정되지만, 다른 기관의 경우 개인별 탈락 이유를 명확히 알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대전 MBC에서 채용 성차별을 겪었다고 주장한 김지원 아나운서가 문제를 공론화하자, 맡고 있던 TV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는 등 고충을 겪고 있어 지원 당사자가 채용 성차별 문제 제기에 앞장서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권박미숙 활동가는 "최근 채용 성차별 관련 판결은 남녀고용평등법 7조를 위반해 최고형을 선고받았는데 고작 벌금 500만 원이 다 였다"라며 "은행권도 재판에 넘어갔는데, 판결은 미흡하게 나고 서울메트로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 세상이 조용해지는 상황을 보면서 당사자를 모집하기 힘든 상황이라도 집담회 기획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채용과정에서 성차별적 분위기를 느꼈거나 성차별의 정황을 포착했거나 관행적인 채용 성차별 범죄에 대해 할 말이 있는 여성 응시자는 집담회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채용성차별철폐공동행동이 지난해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 앞에서 '은행권 채용절차 모범 규준'에 성비 공개를 포함시킬 것을 촉구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채용성차별철폐공동행동이 지난해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 앞에서 '은행권 채용절차 모범 규준'에 성비 공개를 포함시킬 것을 촉구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채용성차별채용공대위는 지난 8일 성명을 통해 '모든 기업이 채용 과정에서 단계별 응시자의 성비와 합격자별 성비를 제공하라'고 촉구했다. 응시자 성비와 합격자 성비가 현저하게 차이 나는 현상이 반복되는 기업은 채용 과정 중 성차별했다는 의심을 할 수 있다. 포착한 정황을 바탕으로 고용노동부, 금감원 등 상급기관에서 채용 성차별을 조사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권박미숙 활동가는 "여태 드러난 채용 성차별은 감사원과 금감원이 친인척 채용 비리 조사를 하다가 적발된 사례다. 채용 성차별을 표적해 진행한 조사도 아닌데 여러 기관이 적발된 건 그만큼 채용 성차별이 광범위하다는 증거"라며 "차별 관련 자료가 있어도 상급 기관의 조사가 있어야 혐의가 드러나기 때문에 의심 기업을 특정해 조사할 수 있게끔 제도화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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