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첫 일요일, 소비를 멈춘 여성들'
'매월 첫 일요일, 소비를 멈춘 여성들'
  • 김란영 기자
  • 승인 2019.10.07 1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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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여성들의 이유있는 '파업'
여소총파, 다양한 콘텐츠로 프로젝트 동참 권유
여성소비총파업이 1년 넘게 지속되오고 있다./여성소비총파업 페이스북 캡처
여성소비총파업 주최 측이 여성들의 소비 중단 권리를 알리는 페이스북 홍보 콘텐츠 / 여성소비총파업 페이스북 캡처

#20대 후반 A 씨는 지난해부터 여성소비총파업에 참여해 매달 3만8000원씩 적금을 들었고, 최근 1년 만기로 50만원이 안 되는 돈을 모았다. 갖고 싶었던 색조 화장품을 사는 대신 이율이 높은 예금 상품에 가입할 예정이다. 매월 첫 번째 일요일에 소비를 안 하다 보니 매주 주말마다 돈을 절약하게 되는 습관이 생겼다. 

2018년 7월 1일부터 시작한 '여성소비총파업(여소총파)'이 1년 넘게 지속되며 여성혐오에 대응하는 여성들의 행동이 이어지고 있다.

여성소비총파업은 매월 첫 번째 일요일에 문화생활, 외식, 쇼핑 등 여성들이 소비와 지출을 전면 중단하는 프로젝트다.

여성의 날인 3월 8일을 기념해 38로 시작하는 금액을 적금 통장에 넣고 SNS에 인증하는 '38적금인증'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1975년 아이슬란드에서 전체 여성 90%가 소비를 중단함으로써 세계 최초로 양성 간 동일노동, 동일 임금을 법제화하는 등 여성 인권 신장을 끌어낸 데서 착안한 여소총파는 지난해 7월 '우리가 멈추면 세상도 멈춘다'라는 슬로건 아래 시작해 지난 6일에는 16회를 맞았다.

지난 6일 16번째 여성총파업 맞아 인스타그램에 많은 여성이 '38적금인증'에 동참했다./인스타그램 캡처
지난 6일, 16번째 여성소비총파업을 맞이해 많은 여성이 인스타그램에 '38적금인증'에 동참한 이미지 / 인스타그램 캡처

프로젝트가 시작한 지 1년이 넘었지만, 인스타그램, 트위터, 온라인 커뮤니티 등 SNS상에는 여소총파에 동참했다는 '38적금인증' 사진이 지속해서 게재되고 있다. 주최 측이 지난 3월까지 집계한 인증 누계액은 총 3600여만 원이다.

여소총파 주최 측은 매달 공식 SNS 계정에 ▲아동 성 상품화 및 성적 대상화 ▲우리들의 야망, 신년맞이 새해 목표▲ 명절 여성혐오 ▲새 학기 여성혐오 ▲과학계 여성혐오 ▲결혼제도 속 여성혐오 ▲투명한 남성 가해자들 ▲쇼윈도 속의 여성 ▲동일노동, 동일임금 ▲경제 등을 주제로 정해 카드 뉴스, 웹툰 등 다양한 콘텐츠로 제공하고 있다. 

더불어, 최근 유튜브에는 여성소비총파업일의 일상을 담은 브이로그(Vlog, 일상을 동영상으로 촬영한 콘텐츠)가 공유되고 있다. 주로 집에서 미리 사놓은 재료로 요리를 해 먹거나 집 근처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등 소비를 하지 않고도 보내는 일상을 보여주며 프로젝트 동참을 권유한다. 

프로젝트에 힘입어 최근 20대 여성 소비가 화장·성형에서 줄고 자동차에서 늘었다는 기사, 대학가에 '개강여신'이 사라졌다는 뉴스 등 여러 고무적인 보도가 나오고 있다.

여소총파는 노동자이면서 소비자이기도 한 여성들의 존재와 영향력을 보여주는 것에 중점을 뒀다.

기업들이 유독 매월 첫 번째 일요일에만 크게 매출이 줄어든다면 그에 대한 원인을 찾고, 여성 구매자들의 영향력을 재확인함과 동시에 경각심을 갖게 될 거라는 게 주최 측의 설명이다. 

이를 통해, 여성의 소비를 비하하는 광고, 같은 상품이라도 여성용만 더 비싼 '핑크 택스(Pink Tax)'를 철폐하고 채용·임금 차별 개선, 문화 예술계의 여성 서사 증가 등 사회에 만연한 여성혐오 근절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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