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욱 인사만사24시] 승진과 인생3재(災), 그리고 지금
[박창욱 인사만사24시] 승진과 인생3재(災), 그리고 지금
  • 박창욱(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
  • 승인 2019.10.04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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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 날의 치열함이 후일의 자산이자 보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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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욱(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

 

“박창욱 대리! 축하합니다. 이번에 사원에서 대리로 승진 발령났습니다.”

30여년전인 88년 1월 1일의 일이다. 인사부에서 승진평가 실무 담당자로 미리 알고 있었지만 정작 인사발령이 나니 남달랐던 기억이 생생하다.

직장생활에 짜릿했던 최초 순간

주변에서 ‘대리’진급이 인생에서 가장 좋은 때라고 그랬다. 사원시절에는 단순히 호칭이 ‘OO씨’로만 불린다. 고등학교를 갓졸업한 여직원과는 대학4년, 군대3년의 차이를 두고 ‘맞짱’뜨는 것이었다. 대학4년,군대3년이니 최소 7살 차이가 같은 호칭이었다. ‘OO대리님’이라고 불러지면 괜히 어깨에 조금 힘주는 계기가 되었다. 선배들이 모두 그런 의미로 해석하며 많은 격려와 축하를 해주었던 지나간 옛 추억이다.

필자가 근무했던 주식회사 대우는 종합상사로 1년에 한 번 승진시키는 제도를 갖고 있었다. 대졸자 기준으로 4급사원, 대리, 과장, 차장, 부장으로 이어지는 직급과 그 직급에서 4년차가 되면 승진심사대상이 되는 제도였다. 실제 승진은 50-60%선이었던 기억이다.

그런데 세월이 지나 회사에서 성장하면서 면서 뚜렷하게 느꼈던 것이 있다면 ‘과장대리’로 일하는 권한이 주어졌다. 정식 ‘과장’은 아니니 책임은 비교적 덜 했다. 덕분에 정말 원없이 일해 보았던 추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 때 3-5년동안 배운 업무로 평생을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생3재(災)

흔히들 삶에 있어 3가지 악재(惡材), 즉 3가지 재앙(災殃)으로 ‘초년 성공, 중년 상처(喪妻), 노년 빈한(貧寒)’을 말한다. 젊은 시절에 너무 빠르게 성공하는 것, 나이 들어 한창일 때 부인이 죽어 이별하는 것, 늙어서 돈 없고 추운 것이라고 한다. 이런 삶의 이치를 요즘 부쩍 느끼게 된다. 아무래도 이런 말의 맛은 나이가 들어야 한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끼게 된다.

그런데, 초년 성공이 악재라고 한다. 능력 있어 돈을 많이 벌고, 높은 지위에 오르고, 큰 시험,대회에서 이름을 세상에 떨치는 것들이다. 얼마나 짜릿한 일인가? 그런데 경계(警戒)하고 조심하라고 한다.

최근 김비오 골프선수가 욕설로 화근을 불렀다(29살). 얼마전에 있었던 스피드스케이트의 이승훈 선수의 후배 폭행(31살), 검찰에 불려가는 수많은 연예계나 기획사 대표들을 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유명 인사들의 자녀들도 진배없다. 어린 나이에 부모 덕분에 받은 횡재로 인한 사건이 하루가 멀다 않고 일어나는 것을 보고 있다. 동서고금(東西古今)을 막론하고 나타나는 현상이다.

전문성으로 성장하는 것에 걸맞는 인성과 됨됨이가 병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고 혼자서는 문제해결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젊은 날의 직장생활

필자가 인사과장 시절에 승진에 관해 나름대로 가지고 있던 실무적인 원칙이 있었다. 3단계로 구분하여 사원-대리-과장은 주어진 승진연한을 꽉 채워서, 과장-차장-부장-임원은 1년정도 빠른 특진을, 임원이 된 이후에는 성과에 따라 1,2년만에도 특진도 시키는 운용이 좋겠다는 곳이었다. 특히, 젊은 날, 실무자 시절의 업무경험과 동료들 협조는 정말 돈주고도 사지 못할 기회이며 제도상 주어진 연한을 ‘꽉’채우는 제도적 운용을 말하는 것이다.

당시에 13년간의 인사업무담당으로 승진전후의 실제적 활동을 꾸준히 보면서 정리했던 생각이다. 다행히 지금도 여전히 무난했다는 생각이다.

그런 의미에서도 인생3재(災)의 ‘초년성공’을 꼽는 것에 서슴지 않는다.

승진 지연의 환상과 노년 빈곤

이제 1년을 마감하는 시점으로 기업의 인사고과 시즌이 되었다.

불편한 트렌드가 있다고 한다. 정년까지 안녕(安寧)하게 있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승진을 늦추는 것이 유행이라고 한다. 빨리 진급하면 빨리 회사를 나가야 되니 험한 세상에 내던져지는 것이 두려워서 그런다고 한다. 쉽게 조절될 일은 아니지만 정말 큰 일이다.

진급은 기업에서 최고의 동기부여 수단이다. 최선을 다해도 안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치더라도 진급을 늦추겠다는 생각으로 느긋하게, 적당하게 하는 것은 정말 큰 화(禍)를 부른다. 그 이유로

첫째는 적당주의의 태도는 짧은 시간에 ‘습관’으로 자리잡는다. 진급을 늦추어 정년까지 오래 다닐지는 모른다. 그러면, 정년 이후는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둘째는 의도치 않게 정년 이전에 회사를 떠날 수 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 이런 직원들이 자리잡고 있는 회사가 잘 되겠는가? 회사 생존이 문제가 생겨 내쳐지는 경우도 생각해야 한다. 필자에게 일자리를 부탁하는 경우가 해가 갈수록 많아진다.

셋째는 열심히 하다가 진급이 안되어 관두면 대개가 자생력이 있어 재취업이나 창업에서 빨리 자리를 잡는다. 오히려 이전 직장보다 승승장구하거나 내 사업이 성과를 내어 이전 직장 동료들의 부러움을 사는 경우가 더 많다.

이순(耳順)에 가지는 필자의 고민

귀가 순해지는 나이가 되었다. 빈곤을 걱정하는 나이다. 일도 계속 하고 싶다. 최근 강의로 정리하고 쌓아 놓은 자료가 하늘을 찌른다. 그런데, 강의와 일로 누가 불러 주느냐하는 걱정도 앞선다. 정말 고마운 것은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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