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개정 전에 신청했으니 5년 동안 갚으라?”
“법 개정 전에 신청했으니 5년 동안 갚으라?”
  • 김여주 기자
  • 승인 2019.09.30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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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회생 신청자들, 변제기간 단축지침 소급적용 요구
30일 오후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안 입법 촉구 삭발식’이 열렸다. / 김여주 기자
30일 오후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안 입법 촉구 삭발식'이 열렸다. / 김여주 기자

 

"20대 때 개인보증으로 인한 개인회생을 신청했고, 이제 만 3년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부모님께 말씀드리지도 못하고 성실히 납부하던 중 변제기간을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한다는 개정안을 보게 됐습니다. 사회에 복귀할 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이 대부 업체의 손을 들어 판결이 뒤집어지는 걸 본 순간, 저는 사회에 필요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고 극단적인 생각까지 들게 되더군요" 개인회생 신청자 A씨

30일 오후 여의도 국회 앞에서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안 입법 촉구 삭발식'이 열렸다. 시위자들은 개정안 시행 전 회생절차를 신청한 채무자들에게도 변제기간 상한을 3년으로 둘 것을 요구했다.

개인회생이란 재정적 어려움으로 인해 파탄에 직면했으나 일정한 소득이 있는 개인채무자를 구제하는 법적 절차다. 회생자는 채무를 조정 받아 법원이 허가한 변제계획에 따라 변제기간 상한(3년에서 5년) 내에 채권자에게 분할 변제 후 남은 채무는 면책 받는다. 

지난 2017년 서울회생법원은 변제과정 2~3년 차에서 채무자들이 대거 탈락하는 상황을 참작해 변제기간 상한을 3년으로 단축한 ‘개인회생 변제기간 단축지침’을 제정했다. 개정 법 시행 이전 접수된 사건 전부에 대해서도 변제기간 단축을 허용했다. 하지만 지난 3월 대법원은 대부 업체가 제기한 소송을 통해 '기존 변제기간의 변경 사유가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며 기존 판결을 뒤집은 상태다. 

개인회생 신청자 B씨는 “전에 개인회생을 신청했던 분들이 3년이 넘은 상황에서도 채무를 갚고 있다”며 “대법원의 판결로 많은 회생자 분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있고, 저도 지난 7월에 우리나라 자살률 1위인 마포대교를 걸었다”고 답답한 심경을 설명했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공동대표는 “소급적용이 안 된다는 개념은 기존의 대출자들에게는 채무의 늪에 빠져있어 달라고 하는 꼴”이라며 “소급제도를 통해 회생자들이 채무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한다면 그만큼 빠른 사회 복귀로 대한민국 내수 경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김은정 참여연대 경제노동팀장은 “5년, 3년 큰 차이가 있냐고 할 수 있겠지만 개정 법의 취지 자체가 채무자의 조속한 사회복귀인 만큼 개선점을 넓혀달라는 호소를 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6월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개정 법 적용 전에 개인회생 절차를 신청하더라도 변제기간 상한을 3년으로 단축하는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하지만 현재 이 법안은 국회에 상정조차 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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