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5G 대기업 몸집불리기에 알뜰폰 중소사업자 '枯死 위기'
[포커스] 5G 대기업 몸집불리기에 알뜰폰 중소사업자 '枯死 위기'
  • 김란영 기자
  • 승인 2019.09.24 17: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SKT·KT "LG유플러스 상생방안은 CJ헬로 인수 위한 진정성 없는 보여주기 식 꼼수" 비판
중소사업자, 비싼 망 도매단가 감당 못해 대기업과의 가입자수 격차 더 벌어질 것 우려
LG유플러스는 24일  12개의 중소 알뜰폰 사업자의 영업, 인프라, 마케팅 지원하는 상생 방안을 발표했다. /김란영 기자
LG유플러스는 24일 12개의 중소 알뜰폰 사업자의 영업, 인프라, 마케팅 지원하는 상생 방안을 발표했다. /김란영 기자

5G 상용화로 알뜰폰 가입자 수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몸집 불리기에 나선 대기업에 치여 중소 알뜰폰 사업자는 더욱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 

지난 6월 이동통신사에서 알뜰폰으로 번호 이동한 고객 수가 2만9510명에 그쳐 5G 상용화 이전인 3월에 비해 32.2% 급감했으며, 6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3만 명을 밑돌았다.

2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이통3사 계열 알뜰폰 가입자가 1사 평균 72만8000 명으로 독립계 알뜰폰 가입자 수의 4.8배에 달한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에 대해 조건부 승인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의 인수합병이 완료되면 이통 3사 계열 알뜰폰 가입자와 독립계 알뜰폰 가입자 간 격차는 더 커질 전망이다.

LG유플러스가 가입자 76만2000 명을 보유한 CJ헬로를 인수하면 이통3사의 알뜰폰 가입자는 1개사 평균 98만2000 명으로 늘어나고, 독립계 1사 평균 알뜰폰 가입자는 13만2000 명 수준으로 줄어들게 된다.

이통3사의 알뜰폰 시장점유율도 27%에서 36.4%로 높아진다. LG유플러스 계열은 점유율 15.2%로 업계 1위로 올라서고, KT계열(KT엠모바일·KT파워텔·KT텔레캅)이 12.6%로 2위가 된다.

나아가 KB국민은행이 다음 달 LG유플러스 망을 이용해 금융업계 최초로 알뜰폰 시장에 진출, 5G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알뜰폰 업계에서는 국민은행의 알뜰폰 진출과 5G 요금제 출시 등이 정체기인 알뜰폰 시장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5G의 비싼 망 도매단가를 감당할 중소 알뜰폰 사업자가 많지 않은 게 사실"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섞여 나온다. 

또한 5G는 속도가 빠른 만큼 처리하는 데이터도 많아 무제한 요금제 출시가 불가피하다. 또 5G 전용 중고 단말기가 아직 시장에 유통되지 않아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는 중소 알뜰폰 사업자 전략과 비껴간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유플러스는 24일 이러한 상황을 반영해 12개의 중소 알뜰폰 사업자의 영업, 인프라, 마케팅 지원하는 상생 방안을 발표했다.

LG유플러스는 인수를 추진 중인 CJ헬로 비전이나 최근 계약을 체결한 KB국민은행과 같은 대형 사업자는 지원 대상에 포함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망 도매대가를 인하하지 않는 이유도 중소 알뜰폰 사업자에 더 큰 혜택을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망 도매대가를 인하하면 모든 사업자가 혜택을 받아 오히려 중소 알뜰폰 사업자에게 불리하다고 판단했다. 

또 LG유플러스가 제공할 여러 지원 자체가 중소 알뜰폰 사업자의 비용을 줄여줘 간접적으로 망 도매대가가 인하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과 KT는 LG유플러스의 중소 알뜰폰 상생 방안 발표에 대해 각각 입장 자료를 내고 진정성이 없는 보여주기식 방안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에 대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심사가 진행 중이고 공정거래위원회 전원 회의 결정을 앞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의 중소사업자와의 알뜰폰 상생 방안을 지금 발표한 것은 CJ헬로 인수 심사에서 알뜰폰 사업 분리매각 등 인가조건이나 시정조치가 부과되는 것을 회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주장이다.

SK텔레콤은 "이번 M&A는 유료방송 산업 구조 개편이 주요 목적이지만 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 발표 이후 한번도 유료방송 사업의 비전이나 공공성 강화 방안을 발표한 적 없다"라며 "CJ헬로 알뜰폰 사업을 조건 없이 인수하는 것에만 관심을 보인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KT는 "LG유플러스 망을 사용하는 중소 알뜰폰 사업자 비율은 전체의 5%에 불과해 이번 상생안 영향력이 미미하다"며 "LG유플러스의 CJ헬로 알뜰폰 사업 인수는 알뜰폰 시장을 왜곡시킬 것이어서 반드시 CJ헬로의 알뜰폰 사업이 분리 매각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와 상관없이 2주 전부터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과 협의한 내용을 발표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중소 알뜰폰 지원 방안 발표가 통신 3사의 논쟁으로 확대된 가운데, 대기업 중심으로 재편될 알뜰폰 시장에서 중소 알뜰폰 사업자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