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경제력이 삶의 질 결정하는 건 인정할 수 없어 창업 결심"
[인터뷰] "경제력이 삶의 질 결정하는 건 인정할 수 없어 창업 결심"
  • 김연주 기자
  • 승인 2019.09.24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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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휴 씨크릿우먼 대표, 창업경진대회 종잣돈으로 연매출 수십억 헤어웨어 패션기업 일궈
'여자를 위한 사장수업' 최근 출간…여성창업노하우 도움되길 기대
김영휴 씨크릿우먼 대표 /씨크릿우먼 제공
김영휴 씨크릿우먼 대표 /씨크릿우먼 제공

“경제력을 가지지 않은 전업 주부는 꿈도 남편의 경제력에 맞춰 꿔야 하더라고요. 가정의 경제력은 이미 정해져있는데 큰 꿈을 바라면 이룰 수 없으니까 괴롭기만 하죠. 사색하고 꿈꾸는 게 어렵다는 것을 결혼 후에 알았어요. 그래서 직접 경제력을 가지겠다고 마음 먹은 거죠.” 

김영휴 씨크릿우먼 대표는 공기업에 다니는 남편의 급여에 맞춰 생활을 이어오던 평범한 전업주부였다. 김 대표는 전업주부로 지내면서 경제력에 맞춰 생활을 한정 지어야 하는 현실과 마주하게 됐다. 무엇보다 하고 싶은 일들을 포기해야 해야하는 현실에 괴로움을 느꼈다. 그는 “경제력의 종속이 곧 사고의 종속을 만든다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게 가장 힘들었다. 경제력이 삶의 질을 결정한다는 것도 인정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창업을 결심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나 예상했던 것보다 현실의 벽은 높았다. 김 대표는 가체 창업안을 들고 한 창업경진대회에 나갔지만, 순위권 안에 들지 못해 지원금을 받을 수 없었다. 가체란 여자의 머리숱을 많아 보이게 하려고 덧넣는 딴 머리등을 말한다. 하지만 김 대표는 절망하지 않고 경진대회 심사위원에게 다가가 순위권에 들지 못한 이유를 물었다. 그는 “떨어진 이유를 알아야 아이디어를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만큼 창업을 하는 게 간절했다. 간절함을 계속 내비친 끝에 주최 측으로부터 사업계획서를 써보라는 제안과 창원자금 2000만원을 받았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간절함과 끈기로 2001년 탄생한 ‘씨크릿우먼’은 여성 헤어웨어 브랜드다. 가발을 가발이 아닌 헤어웨어라는 패션의 한 영역으로 확장한 것이다. 씨크릿우먼은 여성 개개인이 자신만의 스타일로 자신감을 얻을 수 있도록 한  여성친화기업이다. 여성 CEO가 이끄는 기업답게 여성임직원 비율 99%를 유지하고 있다. 기존 가발시장은 제품의 기능과 속성에 주력했다면 씨크릿우먼은 아름다움에 가치를 두고 있다.

김 대표는 “헤어웨어라는 명칭을 붙인 이유는 단순한 가발이 아니라 자신감을 얻고자 하는 끝없는 고객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였다. 기능에 초점을 맞춘 가발이라는 제한된 시장에서 탈피해 아름다움을 추구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김영휴 씨크릿우먼 대표 /씨크릿우먼 제공
김영휴 씨크릿우먼 대표 /씨크릿우먼 제공

그는 사업뿐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대전·세종·충남 지역 여성벤처협회 회장과 유통분야 전문위원을 지낸 바 있으며 최근에는 작가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김 대표가 집필한 <여자를 위한 사장수업>에는 김 대표가 19년간 여성 CEO로 살아온 경험과 비결이 담겨있다.

김 대표는 “사업을 시작한 지 20년이 흘렀다. 해를 거듭할수록 창업자 수는 늘어가는데, 살아남은 기업이 없어서 안타까웠다. 평소 강연을 많이 다니면서 자리에 모인 소수의 사람들에게 조언하는 데 그쳤다. 그러다 더 많은 여성 예비 창업자들에게 창업 노하우를 전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책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책을 통해 일, 가정을 양립하는 여성의 애환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여성과 남성의 관계는 다르다. 여성의 관계에는 규칙보다는 감정이 더 큰 부분을 차지한다. 일과 가정이라는 두 가지 노동이 존재하기 때문에 일에서 감정이 배제될 수 없다. 그래서 사업을 하는 데 한계에 부딪히기 쉽다. 사업에서의 한계는 위험을 의미한다. 내가 여성 기업인으로 20여 년을 지내 누구보다 잘 안다. 이 같은 고충을 나누고 어떻게 사업에서 위험을 줄일지 경험을 통한 노하우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사회를 살아가는 여성들에게 회피하지 않는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대표는 “힘든 일을 외면하는 가장 큰 이유는 두려움 때문이다. 하고 싶지 않은 일, 힘들고 어려운 일은 돌파해서 내공으로 만들어야 한다. 사업은 본 게임이다. 생각으로만 사업을 이끄는 게 아닌 정면돌파하면 비슷한 어려움이 왔을 때 쉽게 극복할 수 있다. 본 게임에서도 이길 수 있는 선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씨크릿우먼이 자신을 비롯한 임직원과 우리나라 여성들의 ‘꿈 터’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여성들이 헤어웨어를 통해 삶의 자신감을 얻는 모습을 보면서 도리어 큰 힘을 얻었다. 더 많은 여성이 자신이 추구하는 아름다움을 가질 수 있도록 언제까지나 노력하겠다. 또 창업을 꿈꾸는 여성들이 언제나 찾아와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친근한 선배가 되고 싶다. 여성들이 스스로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깨닫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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