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욱 인사만사 25시] IMF위기상황에서 한 명 이탈 없었던 비결
[박창욱 인사만사 25시] IMF위기상황에서 한 명 이탈 없었던 비결
  • 박창욱(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
  • 승인 2019.09.20 1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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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직에 대한 사명감과 존재가치 -
박창욱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
박창욱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

 

“부장님! 저 관두기로 했습니다” 20년전에 IMF의 외환위기에 필자가 다녔던 ‘대우’에서  현업 부서의 직원이 찾아와 던졌던 말이다.

‘회사가 풍전등화의 시기로 왜 그러냐고 물어 볼 수도 없었다.

필자는 13년의 인사부 근무를 떠나 경영기획부장을 맡은 지 1년되는 시점에 실무자는 가장 중요한 역할로 회사의 한 복판에 서 있을 때였다. 인사부 업무 경력 때문에 관두는 직원들은 찾아와 꼭 퇴직인사를 하고 나갔던 터였다.

회사의 존폐가 자주 언론에 오르내리고 영업이 어려우니 사직서 제출을 막을 방도도 없이 어려운 시기이니 참아 달라고 인간적인 면에만 호소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와중에 눈에 띄게 차분히 동요하지 않고 일에만 몰두하며 열심이었던 조직이있었다. ‘경리회계팀’ 직원들이었다. 50여명의 직원들이 한치의 동요도 없이 자기 일에 몰두하고 있었다.

그 당시 누구도 의식 못 했던 일로 필자의 눈에 선명하게 남았던 일이었다.

지난 20년전에 지켜 본 팀의 기적
회사가 워크아웃을 신청했기에 생사여부를 판정하기 위해 외부의 두 조직이 들어와 있었다. 은행관리단과 회계법인이었다.

20여명의 은행관리단은 당장의 자금 출입을 통제하며 생존여부를 갈음하고 있었다. 수 조원 매출을 하는 회사가 작은 돈도 승인을 받아야 하니 의사결정이 너무 더뎌서 글로벌 영업의 기동성이 현저하게 떨어지니 영업직원들은 기가 찰 노릇이었다. 그래서 참다 못해 회사를 떠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반면에 150여명이 들어 온 회계법인은 남은 자산의 장부대조와 평가, 그리고 우리가 제시하는 회생이후의 영업계획 평가로 미래가치를 산정하는 일이 주였다. 회계사들이 종합상사의 업무를 어떻게 이해하겠는가? 그러니 매일 설득시켜야 하는 일이 전쟁과 같았다. 영업부서에는 또다른 스트레스이자 장애였다. 직원 이탈을 부추켰다.

그런데, 자산 존재여부와 가치를 평가하던 150여명 회계사들의 핵심 업무상대, 카운트파트는 경리회계팀이었다. 시도 때도 없이 요구하는 자료, 근거 등을 정리하고 제시하는 일로 날밤을 새는 일이 끝이 없었다. 그렇게 최고의 업무 스트레스로 시달리던 조직의 퇴직율이 ‘0’이었던 것이다.

최근에 당사자인 해당팀 출신 직원들에게 비결이 뭐냐고 물어보았더니 “그런 일이 있었냐”고 반문하며 전혀 의식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필자가 내린 결론은 본부장, 팀장의 회사 회생(回生)에 대한 사명과 팀장, 본부장으로 이어지는 책임자의 솔선수범의 리더십으로 귀착되었다. 그 엄청났던 업무량과 연일 이어지는 야근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정말 기적 같은 기억이다.

20년이 지난 시점의 ‘글로벌청년사업가양성과정(GYBM)’
마침 금년은 대우그룹이 해체된 지 20주년이 되는 시점이다. 지난 과거를 딛고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대한민국 청년들의 취업과 미래 한국의 경제영토 확장을 위해 ‘글로벌청년사업가양성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1,000여명을 선발하여 동남아 현지에서 1년간 가르쳐서 현지의 한국기업들에 취업을 시킨다.

일에 대한 사명감과 명쾌한 비전, 그리고 관계자가 같이 하는 희생 리더십으로 양성하고 있다. 그리고 따라 오라고 한다. 베트남, 미얀마, 인도네시아, 태국의 우리 기업 구석구석에 들어가 맹활약중이다.

언론에서 비하되며 사회적으로 힘들어하는 흙수저들이 모여 기적을 일구고 있는 것이다. 몇 차례나 서류전형,면접에서 낙방의 고배를 마셨던 사람들, 인문사회계를 포함한 쉽지 않아 보이는 전공의 사람들, 학점이 바닥이라서 정말 바닥을 치며 통탄하던 사람들이 모여서 동남아의 한국기업에서 최고의 인재로 거듭나고 있다. 여기에 대기업에 들어 갔다가 답답해서 튀쳐나온 사람들도 합세하고 있다.

글로벌 영역에서의 성장통과 공통점
그들의 현장에서 겪는 사건을 중심으로 ‘청년의 글로벌성장통(成長痛)’이라는 제목의 컬럼을 쓰고 있다. 듣다 보면 가슴이 뭉클해진다. 한창 일로 다듬어지고 단단해 져야 할 시기에 워라밸, 칼퇴를 말하는 한국의 청년들과 묘한 대조를 이룬다.

20년전에 필자가 발견한 팀과 공통점이 있다. 자기가 속한 조직에 대한 순수한 마음과 하고 있는 일의 존재가치가 설득이 된 사람들이라는 공통점이다. 당시의 기적 같았던 팀 소속 출신들은 지금 한국의 수많은 회사에 흩어져 제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필자의 귀에 들려온다.

지금 동남아에서 활약 중인 청년들도 같은 길로 이어질 것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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