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사업자 과태료 폭등에 자진폐업 속출
임대사업자 과태료 폭등에 자진폐업 속출
  • 양혜원 기자
  • 승인 2019.09.18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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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24일부터 200%오른 1000만원→3000만원
서울 강남, 마포, 송파 등 임대사업자 많은 지역 등록 말소·문의 쇄도
과태료 피하려면 임대사업자끼리 주택거래해야 하는데 쉽지 않아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의 모습. /양혜원 기자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가 전월세 매물을 게시하고 있다. /양혜원 기자

다음 달 24일부터 임대사업자가 임대 의무조건을 지키지 못할 경우에 부과되는 과태료가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인상되면서 과태료 폭탄을 피해 임대사업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4월 5일 등록임대사업자의 의무를 강화한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개정에 따라 법 공포 후 6개월 지난 오는 10월 24일부터 과태료 상한선이 이처럼 높아진 것이다.

현행법상 임대사업자가 임대의무기간 내 주택을 임의로 처분하거나 임대료 인상 등 의무조건을 지키지 못한 경우 과태료가 부과된다. 다만 임대사업자끼리 등록 임대주택을 사고팔거나 해당 주택을 매수한 사람이 임대사업자 등록하면 과태료가 면제되는데, 현실적으로 이런 거래는 쉽지 않다.

서울 중구의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만난 A 씨는 “부동산 규제가 점점 촘촘해지면서 임대사업하기가 쉽지 않은 환경이 만들어 지고 있다. 안그래도 종부세다, 양도세다 뭐다 하면서 세금이 늘어나는 데, 이번에는 과태료까지 인상한다니 임대수익을 따져보고 큰 수익이 되지 않을 것 같으면 임대사업을 접을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의 경우 임대사업자에 대한 과태료 인상계획이 발표된 올해 1월 한달간 임대사업자 등록 말소 신청이 95건에 달했다. 이후 지난 5월에는 월 37건으로 줄었으나 7월 66건, 8월 72건으로 다시 증가 추세다. 이달에도 추석 연휴가 있었지만 16일까지 36건이 말소됐다.

강남구도 지난 1월에 87건을 기록한 뒤 3월에는 29건까지 줄었으나 7월 들어 다시 72건으로 늘고, 이달에도 16일까지 28건이 접수됐다.

강남구청에 따르면 올 들어 9월 현재까지 총 1324건이 신규 등록됐는데 말소 건수가 총 433건으로 등록 건수 대비 32.7%에 이른다.

마포구도 올해 1월 28건이던 말소 건수가 3월 11건으로 감소한 뒤 7월에 다시 27건, 8월에는 32건으로 증가했다. 이달들어 접수 건수도 22건에 달해 연중 최대치 40건을 넘어설 전망이다.

구청 관계자는 "과태료 3000만원에 대한 부담이 커서인지 최근 임대사업자 말소 문의와 신청 건수가 확실히 증가하는 추세"라며 "다음 달 24일 과태료 상향 전에 임대주택을 팔고 자진 말소 신고를 하겠다는 문의가 많다"고 밝혔다.

마포에 거주하는 B 씨는 “임대 수익을 60만원 벌고 있는데, 아무래도 법이 세지다보니까 이런 저런 상황 다 따져보면 세금 나가고, 관리해주고 하는 비용 생각하면 도저히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아예 임대사업을 그만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은진 부동산 114 리서치 팀장은 “최근 전월세 상한제나 임대차 추가 규제대책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임대사업을 신규 등록하려는 심리적 요인이 줄어들 수 있고, 나아가 기존의 등록 말소 신청도 소폭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팀장은 이어 “아무래도 갭투자가 많이 발생했거나 아니면 임대수요가 많은 일부 지역들에서는 임대사업자 등록 말소신청이 더 집중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부동산시장은 거울처럼 실물경기를 반영하는데, 세금과 규제 등으로 시장 리스크가 커지면서 보수적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면서 "임대사업자 입장에서 보면 임대사업을 유지하는 것보다 차라리 증여 쪽으로 돌아서는 게 낫다는 판단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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