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창업 확 늘었지만, 10년 생존 기업은?
여성 창업 확 늘었지만, 10년 생존 기업은?
  • 김란영 기자
  • 승인 2019.09.12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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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여성 신설법인 수 26.7% 상승
기술 기반 업종 창업 증가 두드러져
5년 미만 여성 기업이 55% 차지, 단계적 지원 정책 필요
여성창업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지난 7월 여성 신설법인 수가 28% 증가했다./여성경제신문 자료사진
여성창업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지난 7월 여성 신설법인 수가 28% 증가했다./여성경제신문 자료사진

# "여러 여성 의류 쇼핑몰은 마른 허리, 좁은 어깨, 큰 가슴, 넓은 골반, 길고 가는 다리 등 여성의 몸을 비현실적으로 표현한다. 여성의 몸을 정형화시키는 옷을 파는 기존 여성 의류 쇼핑몰에 회의감을 느꼈다. 여성 의류 쇼핑몰에서 1년 정도 실무 경험을 쌓은 후 퇴직금으로 옷에 몸을 맞출 필요가 없으며 편하고 실용성 있는 옷을 파는 쇼핑몰을 직접 차리게 됐다. 내년 초쯤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제작 상품을 늘릴 예정이다." -한재원 코지웨어 대표  

# "광명업사이클센터에서 폐기물로 버려지는 수많은 와인병을 발견했다. 잘 활용하면 세라믹 디자인이었던 전공을 살리면서 수익도 창출하고 더불어 환경까지 지킬 수 있는 소재라고 생각했다. ‘와인병의 진화’라는 업사이클 전시를 기획했고 이어, 업사이클 기획과 교육을 전문으로 제공하는 버즈더퍼즈를 창업했다.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에서 주관한 '2018 서울여성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해 사업 초기에 필요했던 재료구입에 도움을 받았다. 1:1 맞춤 컨설팅으로 브랜딩의 체계도 잡을 수 있었다. 앞으로 사회적기업으로 탈바꿈하여 업사이클링 아트의 새 지평을 열고 싶다." - 이은정 버즈더퍼즈 대표

# "'엄마, 그만뒀으면 좋겠어... 나만 사랑해주면 안 돼?' 아이의 말 한 마디에 수학 강사 일을 그만두고 '경력 단절' 여성이 됐다. 로봇, 코딩, 드론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분야에 자연스레 관심이 갔고 구로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로봇 전문가, 3D 프린팅 콘텐츠 전문 강사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강의를 들었고, 4차 산업 체험교육 공간인 스팀도서관을 열었다." - 정미란 스팀도서관 대표


창업하는 여성이 늘고 있다. 기존 업계에 대한 회의감, 새로운 사업 아이템, 취업난, 경력 단절, 주변의 권유 등 여성이 창업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여성 창업이 증가하면서 여성 법인 수도 상승 추세다. 지난해 여성 신설법인 수는 2만 5899개사로 2008년 대비 264% 증가한 가운데, 지난 7월 여성 신설법인 수가 정점을 찍었다. 

6일 중소기업벤처가 발표한 7월 신설법인 동향에 따르면, 2019년 7월 여성이 신설한 법인 수는 2801개로 올해 들어 가장 많은 법인이 신설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591개 늘어 26.7% 증가한 수치다.

7월 전체 신설법인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4%p 높아진 28.2%를 기록했다. 7월 남성이 신설한 법인 수는 423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3%p 상승한 데 그쳤다.

한국여성벤처협회 관계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여성의 기술 기반 업종 창업이 증가하다 보니 1인 창업보다는 팀 창업이 늘어나면서 신설법인 수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국여성벤처협회는 기술 기반 업종 여성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 ▲예비창업패키지 ▲여성벤처창업 케어 프로그램 ▲여성특화 1인 창조기업 비즈니스 센터 등 다양한 지원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올해 4월 법인을 설립한 최예림 에이아이닷엠(ai.m) 대표도 한국여성벤처협회의 '기술혁신형 창업기업 지원사업' 덕분에 법인 설립에 속도를 낼 수 있었다. 

대학원에서 추천 솔루션을 연구한 최예림 대표는 AI 기반 추천 알고리즘을 직접 연구할 수 있는 인프라가 갖춰진 대기업과 달리 개발자도 없는 곳이 수두룩한 중소기업도 쉽게 도입할 수 있는 AI 기반 콘텐츠 추천 솔루션을 개발하는 아이에이닷엠을 창업했다. 

최 대표는 "AI 기반 콘텐츠 추천 솔루션이라는 창업 아이템이 있었고, 정부 지원 사업에 참여해 지원금을 받아 창업과 법인 설립에 속도를 낼 수 있었다. 대학원에서 함께 연구한 친구 2명과 함께 팀을 이뤄 신청해 가산점도 받았다. 현재 '에임콘텐츠'의 서비스 레퍼런스를 만들어 테스트하고 있는 단계다. 중소기업에서도 손쉽게 쓸 수 있는 추천 솔루션을 표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정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예비창업패키지 등 창업 지원 사업은 1인 창업보다 팀 창업에 가점을 부여한다. 팀으로 창업할 경우 개인사업자로 등록하는 대신 법인을 설립하는 게 일반적이다.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2018년 기준 52.9%로 매년 증가하고 있고 여성 사업체 수는 전체 사업체 수의 39%이며 여성 신설법인 수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반면, 여성 기업의 업력별 비율을 살펴보면 5년 미만이 55.7%, 5년 이상 10년 미만이 20%, 30년 이상 기업은 1.6%에 불과하다. 10년 이상 된 여성 기업의 비율이 매우 적고 갈수록 더 줄어드는 추세다. 

일각에서 정부가 여성 창업과 초기 기업을 위한 정책뿐 아니라 여성기업을 장수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단계적 지원 정책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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