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력 성폭력, 안희정 징역 3년 6개월 확정
위력 성폭력, 안희정 징역 3년 6개월 확정
  • 김연주 기자
  • 승인 2019.09.09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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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단체 “오늘 판결, 권력형 성범죄 피해자들에게 큰 힘 될 것”
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정문 앞에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력 유죄확정 선고 후 기자회견이 열렸다. /김연주 기자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등 혐의에 대한 유죄 판결 환영 기자회견이 열렸다. /김연주 기자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수행 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게 징역 3년 6개월형이 확정됐다. 여성단체 관계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대법원에 판결에 환영한다는 뜻을 내놨다. 피해자 김지은 씨는 대법원 판결에 감사를 표하며 일상으로 돌아가 평범하게 살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정문 앞에서 전 충남도지사 안희정 성폭력 사건 상고심 판결 기자회견이 열렸다. 안희정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가 주최한 이 날 기자회견에는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여성민우회 등 10여 개 여성단체가 참여했다. 

공대위는 2018년 3월 5일 안 전 지사의 수행비서였던 김지은 씨가 방송을 통해 피해 사실을 알리면서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와 피해자 변호인단 3명으로 구성해 활동을 시작했다. 1심 무죄판결 이후 158개 여성시민사회단체가 결합해 공대위의 규모를 확장했고 피해 변호인단도 9명으로 늘렸다. 공대위 활동은 성폭력 가해자에게 응당한 처벌과 책임을 묻기 위해 1심, 2심, 3심에 이르기까지 재판부에 전문가 의견을 비롯해 시민 연명 탄원서를 제출했고 집회, 성명발표, 기자회견, 간담회 등을 열어 위력에 의한 성폭력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했다. 공대위는 554일 동안 총 49차례 회의를 진행하며 해당 사건을 공동으로 대응해왔다. 회의를 통해 피해자를 위한 직접적인 지원체계를 마련하고 매 재판과정에 대한 모니터링을 이어왔다.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등 혐의에 대한 유죄 판결 환영 기자회견이 열렸다./김연주 기자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등 혐의에 대한 유죄 판결 환영 기자회견이 열렸다./김연주 기자

김민문정 한국여성민우회 대표는 “안희정 유죄 확정판결은 보통의 김지은들이 만들어낸 위대한 승리다. 오늘 선고를 들으며 수많은 김지은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오늘 이 승리를 함께 만들어주신 김지은 님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오늘 대법원은 ‘피해자다움’에 갇혔던 성폭력 판단기준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우리가 직접 ‘피해자는 일상으로, 가해자는 감옥으로’라는 당연한 정의가 실현되는 날을 만들었다. 오늘의 승리를 멈추지 않고 더 많은 김지은들과 함께 성폭력 피해자들이 일상의 삶을, 가해자들은 응당한 책임을 지는 날까지 함께 가겠다”고 발언했다.

김지은 씨의 변론을 맡았던 정혜선 변호사는 안 전 지사 대법원 판결의 의미를 설명했다. 정 변호사는 “언론, SNS를 통해 사실이 아닌 내용들이 무분별하게 퍼지거나 때로는 왜곡되어 전파되는 것을 지켜보며 대법원 판결 선고만을 간절하게 기다렸다.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재판하기 위해서 법원은 어떤 눈으로 사건을 바라보고 판단해야 하는지 판결에서 그대로 보여줬다. 그동안 자신의 피해를 제대로 말하지 못했던, 말할 수 없었던 수많은 권력형 성폭력 범죄의 피해자들에게 본 대법원 판결이 주는 의미는 남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피해자 김지은 씨의 발언을 남성아 천주교성폭력상담소 활동가가 대독했다. 김 씨는 “재판부의 정의로운 판단에 감사드린다. 앞으로 세상 곳곳에서 숨죽여 살고 있는 성폭력 피해자분들의 곁에 서겠다. 그리고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 평범한 노동자의 삶을 살고 싶다”고 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경숙 용인성폭력상담소장, 손영주 서울여성노동자회장,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 등이 참석해 안 전 지사 유죄 확정에 대해 발언했다. 이들은 “위력 성폭력 이제는 끝이다“, "가해자는 감옥으로 피해자는 일상으로" 등 구호를 외치며 판결을 환영했다. 

앞서, 안 전 지사는 2017년 7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수행비서 김지은 씨를 4차례 성폭행하고 6차례 자신의 권위를 이용해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피해자 진술에 신빙성이 떨어진다”며 무죄로 판단했지만, 2심은 피해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해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김 씨의 피해진술이 일관돼 믿을 수 있다”며 2심 판결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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