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6년차 기본급이 고작 월 171만 3000원”
“대기업 6년차 기본급이 고작 월 171만 3000원”
  • 양혜원 기자
  • 승인 2019.09.06 16:0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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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엔지니어링 노동자 "FM직군·PJT직은 무늬만 정규직, 처우는 타 직군의 절반" 하소연
현대엔지니어링에 6년차 근무하는 한 직원의 2019년 8월 급여 명세서의 모습. /현대엔지니어링 직원 제공
현대엔지니어링에 6년차 근무하는 한 직원의 2019년 8월 급여 명세서의 모습. /현대엔지니어링 직원 제공

“6년 차인데 기본급이 171만 3000원입니다. 여러 수당이 붙어서 실 수령액은 238만 8338원입니다. 아이를 키우는 것이 버겁습니다”

현대엔지니어링 FM 사원의 2019년 8월 급여 명세서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창사 이래 최초로 파업을 시작한 지 이튿날 본사 앞에서 노조원의 구호를 외치는 목소리는 계속된 가운데, 현대엔지니어링 노동자 A 씨는 본보와 인터뷰에서 “남들은 대기업에 다니니까 월급을 많이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저를 바라보는데 실제로 통장에 찍히는 금액은 230만원대다. 어디에 하소연 할 곳도 없다”고 말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2017년 9월 1일 FM직군을 신설했다. FM은 시설관리(Facility Management)를 담당하는데 주로 건축, 설비, 원동, 전기, 소방, 가스관리, 위험물 관리 등 시설을 유지보수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노동자 B 씨는 “현대엔지니어링이 FM직군을 신설해 무늬는 정규직이지만 실제 처우는 정규직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다른 정규직의 절반 정도의 못 미치는 대우를 받는다. 현장에서 일을 정말 열심히 하는데도 월급이 오르는 폭이 적어서 월급이 들어왔을 때 아이에게 민망할 정도다. 어딘가 놀러가려고 해도 막상 세금내고 대출 갚고 나면 돈이 없을 정도다”라고 말했다.

현대엔지니어링에서 처우가 또 어려운 직군이 있다. 바로 PJT직(Project)인데 어떤 프로젝트가 생길 때 그 프로젝트에 소속돼 일을 하는 직군이다.

노동자 C 씨는 “PJT직도 200만원 대의 급여를 받는 경우를 많이 봤다. 현장에서 어떤 프로젝트가 생겨서 그 일을 하다가 종료되면 다시 다른 프로젝트의 업무를 맡아서 일을 한다. 그런데 프로젝트가 끝나면 다른 프로젝트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회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엔지니어링 노조가 창사이래 처음으로 파업한 가운데 이튿날 노조원이 피켓을 들고 있다. /양혜원 기자
현대엔지니어링 노조가 창사이래 처음으로 파업한 가운데 이튿날 노조원이 피켓을 들고 있다. /양혜원 기자

이날 현대엔지니어링 본사 앞에 모인 근로자들은 “회사가 좀 더 적극적으로 노동조합과 대화를 해야 한다”며 “약 5700여명의 현대엔지니어링 노동자 중에서 노조원이 약 150여명인 것은 회사에서 적극적으로 홍보를 하지 못하게 하는 부분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노동자 D 씨는 “회사에서 노조 가입을 홍보하는 포스터를 붙이지 못하게 한다. 포스터를 붙이려면 시설관리 쪽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데, 여태껏 붙이지 못했다. 또 노조에 관련된 설명을 보내는 이메일을 회사메일로 보내면 받지 못하도록 중간에 차단해서 못 받게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자 E 씨는 “지난 2018년 2월 20일부터 19차례에 걸쳐서 교섭에 임할 때 김창학 사장은 한 번도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아무리 바쁘다고 하더라도 그 때부터만 계산하더라도 약 1년 7개월 정도의 기간인데 그 기간 동안 단 5분도 방문한 적이 없다. 지금도 회사에서 김창학 사장이 ‘약자를 괴롭히면 안 된다’는 내용의 강연을 하는 방송을 틀고 있는데, 그 말이 무색할 정도다”라고 주장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노동자들이 제기한 문제와 관련한 질문에 대해 “FM직군 같은 경우에는 신설 직군으로 채용된 부분이라 처우 수준이 다른 부분이 존재한다. PJT직도 입사할 때의 연봉을 지급하는 것이다. 연봉계약서에 서명할 때 그 금액인지 알고 사인한 부분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또  이어 홍보물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서는 “회사 내에 홍보게시판이 없다. 벽에 게시물을 붙일 공간이 없어서 그렇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메일 삭제한 부분은 있다. 회사에 대한 비방이 있어서 부득이하게 삭제한 부분은 있다. 그러나 다 삭제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 “FM직군 노동자와 관련해 이분들의 직군에서 요율이 다 다르지만, 추정하건대 좀 더 많이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른 기업의 시설관리직군과 비교했을 때 훨씬 양호한 수준이다”라고 해명했다.

김창학 사장이 직접 참석안 하는 것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서는 “처음에 서로 합의 하에 실무자끼리 회의를 하기로 한 것으로 아는데, 정말로 김창학 사장님이 참석을 안하는 부분이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으면 이 부분을 좀더 표현했으면 했는데 그런 부분이 적었던 것으로 안다. 그리고 벌써 19번째 교섭을 할 정도로 현대엔지니어링은 교섭에 책임을 갖고 임하고 있고,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할 의지를 갖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현대엔지니어링 노조는 “‘대리급 이하만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있는 것은 실질적으로 노조활동을 억압하는 것”이라며 “직급이 아닌 ‘보직’에 따라 가입을 허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대엔지니어링 노조 관계자는 “직급에 따라서 가입을 제한하게 되면 불필요하게 모든 그 직급의 인원이 노조에 가입하지 못하게 되어 노조 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특정 보직을 다는 직원은 그 팀에 몇 명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그 보직 직원 또 정말로 중요한 업무라인의 직원은 빠지는 것이 이해가 되지만 그 외의 직원은 누구나 자유롭게 가입하도록 허용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엔지니어링 노조 관계자는 “기업은 이익만 추구해서는 안 된다. 사회적 책무를 다해야 한다. 특히 다른 봉사활동이나 이런 사회활동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말로 내 직원이라고 생각한다면 좀 더 직원에게 합당한 월급을 주면 정말 더 열심히 몸을 불살라서 일할 텐데 직원에게 주는 월급을 아깝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결국 직원을 키우면 회사가 더 커지고 발전하게 된다. 추석 이후에 긍정적인 타협이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대엔지니어링 노조가 창사이래 처음으로 파업한 가운데 이튿날 노조원이 피켓을 들고 있다. /양혜원 기자
현대엔지니어링 노조가 창사이래 처음으로 파업한 가운데 이튿날 노조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양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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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수저 2019-09-09 20:25:11
대기업 6년차인지 대졸 입사 6년차인지
부터 제대로 밝히시죠
대한민국은 미친듯이 공부하고 스펙쌓고 유학갔다와서
대기업들어가도 현장직 (고졸 / 전문대졸) 보다
처우 (급여 , 정년보장) 이 못한나라이지 않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