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주여성 잔혹사’ 가정에선 폭력, 일터선 차별
'결혼이주여성 잔혹사’ 가정에선 폭력, 일터선 차별
  • 김연주 기자
  • 승인 2019.09.05 0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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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중 4명꼴 가정폭력 경험...직장서도 저임금·성폭행 이중고 호소
욕설(81.%), 생활방식 강요(41.3%), 폭력위협(38%), 생활비 미지급(33.3%), 성행위 요구(27.9%)順
결혼이주여성을 둘러싼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결혼이주여성 관련 센터나 전문가들은 뚜렷한 대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연합뉴스
결혼이주여성을 둘러싼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결혼이주여성 관련 전문가들은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피해자 체류지원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연합뉴스

결혼이주여성을 둘러싼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잦은 사건사고는 이들이 외국인·여성이라는 이중 취약성 때문에 발생한다. 결혼이주여성 관련 지원센터 및 해당 전문가들은 가해자 처벌강화와 이주여성이 안정적으로 체류할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7월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사회관계망서비스)로 확산된 베트남 출신 이주여성 폭행 영상은 사회적 공분을 샀다. 해당 영상물에는 한국인 남편 A(36)씨가 어린 자녀 앞에서 베트남 결혼이주여성 B(30) 씨를 주먹과 발, 둔기 등으로 수차례 폭행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이주여성 인권 현주소를 생생하게 드러냈다.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2017년 결혼이주여성 9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가운데 4명이 가정폭력을 경험했다. 전체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가정폭력 유형은 심한 욕설 등 언어적 학대(81.%)였으며, 한국식 생활방식 강요(41.3%), 폭력 위협(38%), 생활비 미지급(33.3%), 성행위 강요(27.9%) 등이 뒤를 이었다. 

결혼이주여성들은 일자리에서도 차별을 당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2018 세계 이주노동자의 날’에 모인 이주노동자들은 일터에서 겪는 부당함을 토로했다. 이 가운데 여성 이주노동자들은 저임금, 성폭력 등 이중고를 감내해야만 생계를 이어갈 수 있다고 토로했다. 

생계 전선 전방위에서 무차별 폭력과 차별에 시달리는 결혼이주여성들은 피해 신고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이주여성 성폭력 상담 현황을 살펴보면 서울이주여성상담센터의 상담 중 성폭력 피해 관련 상담은 3%에 달한다. 결혼이주여성 관련 센터 측은 현행법상 외국인 체류권이 배우자에게 종속돼 있다는 점, 생계 문제 때문에 피해를 제대로 알리지 못한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실제 성폭력 피해는 상담건수를 크게 웃돌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현행법상 결혼이민 비자 연장을 하거나 영주권 신청을 하려면 한국인 배우자의 신원보증이 필수적이다. 한국인 배우자가 사망·실종되거나 배우자의 잘못으로 이혼할 경우에는 국내에 머물 수 있다.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이와 관련해 이주민이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고도 체류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시정 권고를 내렸지만, 해결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결혼이주여성 인권문제를 해결하려면 가해자 처벌 강화, 안정적인 체류를 위한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이주여성의 체류 허가·국적취득에 배우자의 영향력이 큰 현행법 시정과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인식 개선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결혼이주여성 관련 센터 관계자는 “결혼이주여성 폭력 가해자 대부분이 보호관찰이나 사회봉사 등으로 처분된다”며 “처벌강화와 체류권 영향력 문제를 해소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회에 만연한 외국인 혐오를 바로잡고 결혼이주여성이 우리 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교육 및 맞춤형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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