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차별없이 하고싶은 일 마음껏 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아이들이 차별없이 하고싶은 일 마음껏 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 김여주 기자
  • 승인 2019.08.23 1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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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성매수범 신상공개·'아청법' 제정 이끈 이현숙 탁틴내일 대표
사랑으로 착각하는 아이들에게 '그루밍 성범죄' 일깨워 법 반영해야
이현숙 탁틴내일 대표 / 이현숙 대표 제공
이현숙 탁틴내일 상임대표 / 이현숙 대표 제공

 

이현숙 대표는 탁틴내일 상임대표를 맡고 있다. 아동청소년 분야에서만 20년간 지낸 전문가로 성 착취 피해자 지원·인권 관리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농민이든 노동자든 당사자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 게 가능한 시대가 됐는데 아동들은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기 어렵다고 느껴졌다. 아동과 관련된 활동을 하는 교사나 부모님이 아이들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활동을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서 20여년 전에 아동청소년 보호 활동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청법 제정과 ‘그루밍 성범죄 인식’ 우리가 이끌었죠”

이현숙 대표가 활동하고 있는 탁틴내일은 1995년 3월 1일 창립한 여성과 아동, 청소년을 위한 사회단체로 단체명 글자 그대로 ‘청소년들의 내일이 탁 트였으면 좋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아동 청소년 성 상담 및 성교육 활동·청소년 문화 사업·학교 폭력예방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 대표는 “아동청소년보호법 제정과 그루밍 성범죄 인식 확산을 우리가 이끌었다”며 “아청법의 경우 예전엔 미성년자와 성관계하는 게 운 좋은 일로 치부되는 소위 ‘영계 문화’가 있어 적어도 아이와의 관계는 범죄라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법을 만들고 싶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그때 법 내용 중 하나인 미성년자 성 매수범의 신상 공개를 주장했는데 일각에서 이중처벌이라는 논란이 일었다”며 “막상 신상 공개를 하자 논란이 수그러들었는데 범죄 행위가 생각했던 것 이상의 끔찍한 내용이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스포츠 선수 성폭행 사건, 목사 성폭행 사건 등에서 대두된 ‘그루밍 성범죄’라는 인식도 마찬가지다. 지난 2005년 전만 해도 사회에는 그루밍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은 물론이고 인식도 부재한 상태였다. 그루밍 성범죄란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호감을 얻거나 돈독한 관계를 만들어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폭력을 가하는 것을 뜻한다.

그는 “피해자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아동 청소년 피해자가 지닌 이상한 특성이 있었는데 자료를 찾아보니 그걸 해외에선 ‘그루밍’이라고 부르고 있었고 이를 반영한 법을 만들고 있어서 우리나라도 배울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며 “아동 청소년들이 외형적으로는 동의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그루밍 대상이 된 것이었고 그루머들은 성적 욕구를 가지고 접근한 경우가 많은데 아이들이 그걸 사랑으로 착각하는 게 안타까워 그건 명확한 ‘성적 학대’라는 진실을 알리고 싶었다”고 의도를 말했다.

이어 “피해자 한 명이 기억에 남는데 피해 사건에 대해 스스로 잘못이 없는지, 그 사람을 좋아한 건 아닌지 고민하는 학생이 있었다”며 “그런데 저희 자료를 보고 본인에게 일어났던 사건이 그루밍이었고 가해자가 잘못된 것이라는 명확한 판단이 들어 경찰서에 신고해 유죄로 확정되는 일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차별 없는 세상 만들고 파”

이현숙 대표는 20년간의 활동을 회상하며 여러 감정이 뒤섞인 표정을 지었다. 그는 “오랜 시간 활동을 하며 좋아진 것도 많이 있지만 여전히 바뀌지 않은 것들도 있고 어떤 부분은 개약(改惡}도 있다”며 “앞으로 어떻게 개선할지 고민이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들을 위해 차별이 없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소원했다. 그는 “성별, 인종, 나이 등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닌 걸로 차별받지 않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며 “또 실수를 해도 좋은 대학을 나오지 않았어도 좋은 직장을 다니지 않더라도 사회적으로 멸시 당하지 않고 생존은 가능한 사회를 만들어야 아이들도 입시 등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꿈과 시도를 할 수 있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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