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혜원의 부동산맥(脈)] 분양가 상한제가 집값 잡을까? 모두들 고개만 절레절레
[양혜원의 부동산맥(脈)] 분양가 상한제가 집값 잡을까? 모두들 고개만 절레절레
  • 양혜원 기자
  • 승인 2019.08.22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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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재개발 허용해주고 수요 많은 서울 지역에 공급 늘리는 게 바람직"
서울의 한 부동산중개업소를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여성경제신문 자료사진
서울의 한 부동산중개업소를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여성경제신문 자료사진

10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확대시행을 앞두고 집값안정 전망을 묻는 질문에 부동산업계는 부정적 견해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공급이 줄면 장기적으로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

22일 서울 용산역 인근의 A 공인중개사 사무실. 해당업소 공인중개사는 “뉴스에 분양가 상한제를 한다면서 집값을 잡겠다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소리다.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없었다면, 분양가 상한제를 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근의 B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도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고 지난해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면서 호가가 내려간 건 사실이다. 벽산 메가트리움 35평의 경우에 작년에 14억정도의 호가가 나온 매물이 실제 13억 5000만원에 거래됐다. 차츰 12억 5000만원까지 내려갔다가 11억 5000만원에도 나온 매물이 있다. 하지만 이것은 ‘뷰가 다른 곳에 비해 떨어진다’든지 ‘인기 없는 층이 나왔다’ 이런 부분이지 정부 정책 때문에 떨어졌다고 보기는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강남에서 부동산을 30년 했다는 C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도 “강남구의 경우 아무리 저렴해도 9억원 이상을 가는 아파트가 대다수를 차지하는데, 대출없이 현금으로 9억원 이상을 조달하는 사람이 서민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서민이 대출끼고 집사는 게 더 어려워지게 됐다”고 말했다.

부동산에서 만난 이들은 한결같이 집값을 잡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오히려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고 장담했다.

서울 마포구의 60대 D씨는 “평생 일해서 10억 정도 모았는데 이 돈으로 괜찮은 부동산을 알아보려고 중개업소에 왔다”며 오히려 ‘10억으로 금을 사는게 좋겠는지’ 아니면 ‘은행에 저축을 하는 게 좋겠는지’를 기자에게 물었다. 잠시 망설이는 동안 D씨는 되레 “젊을 때 잘 귀담아 듣는게 좋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을 이어갔다. “금은 사놓으면 안전하다고 생각하고 은행에 저축을 하면 원금은 지킨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부동산만한 게 없다. 10억으로 부동산을 사서 임대를 하면, 임대료가 매월 나온다. 그리고 임대료를 매월 받을 수 있는 데다가 사놓은 부동산은 또 가격이 몇 억 오른다. 기존에도 정부에서 집값 잡겠다고 별의별 정책을 다 내놓은 것 30년 이상 봐왔지만, 땅값이나 건물값이 내려가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만난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분양가 상한제만으로 집값을 잡기는 어려우며 오히려 공급을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재건축이나 재개발 수요가 많은데 이를 인위적으로 누르면 집값이 오르는 것을 잠시는 막을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수요를 누른 만큼 상승압력도 커져 나중에 폭발하는 순간이 발생한다. 그러면 오히려 집값이 폭등할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 누르기 보다는 출구를 마련해 주는 게 좋다. 재건축이나 재개발을 허용해주고 수요가 많은 서울 지역에서 공급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공급을 늘려야 집값이 안정된다. 공급이 줄어들게 되면 집값은 결과적으로 오를 수밖에 없다. 단기적, 일시적으로는 집값이 내려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공급이 위축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집값은 상승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막고 가격 상승 압력을 낮추는 효과가 분양가 상한제 확대에 는 분명히 존재한다는 지적도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저렴하게 내 집마련이 가능하게 되고 단기적으로 부동산 가격 상승 압력을 낮추는 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지난 9.13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값이 떨어지다가 최근 상승세로 돌아섰는데, 부동산 열기를 식히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긍정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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