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계 성범죄 근절에 그치지 않고 인권 보장 환경 만들어야”
“문화예술계 성범죄 근절에 그치지 않고 인권 보장 환경 만들어야”
  • 김연주 기자
  • 승인 2019.08.2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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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정책연구원 문화예술계 성폭력 방지 세미나
이성미 여성문화예술연합 대표 “70%가 프리랜서 현실 반영, 수직적 권력구조 해소해야"
배복주 전성협 대표 “맞춤형 범죄 예방교육과 젠더 폭력에 대한 엄중 조치 이뤄져야”
권인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원장이 21일 열린 '#미투 이후,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방지 정책의 변화와 과제' 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제공
권인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원장이 21일 열린 '#미투 이후,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방지 정책의 변화와 과제' 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제공

 ‘문화예술계 미투운동’의 현주소와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2016년 촉발된 문화예술계 미투운동은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만연하게 발생했던 권력형 성범죄를 알리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 그러나 정작 미투운동에 불을 지핀 문화예술계는 공고한 권력과 업계의 특수성 때문에 성범죄를 쉽게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21일 오후 2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국제회의장에서 '#미투 이후,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방지 정책의 변화와 과제' 세미나가 열렸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주최한 세미나는 2018년 촉발된 문화예술계 미투 이후, 성희롱‧성폭력 피해자 지원체계와 구제시스템의 변화 내용을 살피고 앞으로 문화예술계 성희롱, 성폭력 방지 정책 개선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세미나에는 권인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원장을 비롯해 김영수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정책기획관, 이혜경 문체부 성평등문화정책위원회 위원장 등 문화예술정책 주체들이 참여했다.

권인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원장은 개회사에서 “문화예술계에서 시작된 미투운동은 우리 사회에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왔다”며 “그러나 문화예술계 성범죄 피해자들은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어 “문화예술계에서 발생한 성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문체부나 관련 단체들이 적극적으로 해결방안을 모색하고자 노력해왔고 앞으로도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이번 토론회는 그동안의 활동 내용을 토대로 문화예술계 미투운동의 현황과 향후 과제를 모색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축사를 맡은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은 “문화예술계에서 많은 여성이 용기를 내준 덕분에 성범죄 근절 전담부서가 마련됐다”면서 “피해 실태 조사를 통해 예술인 권리 보장법들도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가 인권이 보장되는 문화예술계를 만들기 위해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

김영수 문체부 정책기획관은 “문체부는 그동안 법률전문가 등을 만나 고충 처리 등 구체적인 방안 마련을 위해 노력해왔다”며 “문체부 내에서도 문화예술계에서 발생하는 성범죄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근절방안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책이 충분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며 “성범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체계적으로 접근할 것이며 오늘 세미나가 성 평등한 사회로 다가가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1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국제회의장에서 진행된 '#미투 이후,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방지 정책의 변화와 과제' 세미나에서 관련 주체들이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제공
21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국제회의장에서 진행된 '#미투 이후,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방지 정책의 변화와 과제' 세미나에서 관련 주체들이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제공

이날 세미나에서는 문화예술계 미투운동의 한계와 해결방안을 논의하는 주제발표와 토론이 있었다. 이성미 여성문화예술연합 대표는 “문화예술계 미투운동 과정에서 법‧제도적 사각지대와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한 예술계 내부의 수직적 권력구조 등 중대한 문제점이 드러났다”며 “문화예술정책은 문화예술인 가운데 70%가 프리랜서라는 상황을 고려한 실질적 고민이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한본 법무법인 정도 변호사는 “현재 피해 신고센터는 잘 이뤄지고 있지만, 성희롱을 판정할만한 독립기구가 없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며 “시스템이 마련돼야만 법이 시행되는 즉시 권한과 법적 권리를 갖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혜인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 박선영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박영희 극단 잼박스 연출 겸 배우, 배복주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상임대표, 이윤정 한국영화감독조합 성폭력방지위원회 위원, 최혜령 국가인권위원회 성차별시정팀 팀장 등은 토론에 나서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문제를 지적하고 해결 방안과 정책 방향을 제안했다. 

김혜인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문화예술계 성범죄는 노동의 구조상 잘 드러나지 않고, 신고되기 어렵고, 책임을 함께 져줄 주체와 내 편이 되어줄 조직적 파트너를 찾기 어렵다”며 “문화예술 정책 주체들이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시스템 제공자이자 가이드라인 제시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복주 전성협 상임대표는 “성범죄 예방교육을 시행할 경우 강사의 역할이 크기 때문에 강사양성과정에서 특화된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맞춤형’으로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더불어 문화예술계의 인권침해와 젠더 폭력을 해결하기 위해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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