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점검] 일본 불매운동 50일, 너도 나도 일본흔적 지우기
[긴급점검] 일본 불매운동 50일, 너도 나도 일본흔적 지우기
  • 김연주 기자
  • 승인 2019.08.21 11:2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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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DHC·맥주·담배·한국콜마 매출 급감이어 오사카·후쿠오카行 발길도 끊겨
대마도 바닷길은 승객 90% 줄어 사실상 빈배만 왕래
혐한발언·실언이후 ‘#잘가요’ 해시태그·SNS상 릴레이 불매운동 젊은층 참여 거세져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진행된 ‘일본대사관 앞 시민 촛불 발언대’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진행된 ‘일본대사관 앞 시민 촛불 발언대’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불매운동이 약 50일이 흘렀다.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진행되고 있는 이번 불매운동은 점점 위력이 거세지고 있다. 한국의 불매운동을 두고 “금방 끝날 것”이라고 실언했던 일본 기업인들은 줄줄이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국내 소비자들은 외면으로 응수하고 있다. 이번 불매운동은 일본 의류 브랜드, 맥주 등 생활에 밀접한 제품으로 시작해 화장품 원재료, 전범관련 기업들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

◆'안 사고 안 쓰고 안 간다’...일본 관련 상품 매출 '뚝' 

불매운동이 확산됨에 따라 국내 기업들은 일본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 주요 백화점들은 추석을 앞두고 일본산 선물세트를 품목에서 제외하는 등 불매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그동안 인기 상품으로 꼽혔던 사케 선물세트를 비롯해 일본산 제품을 제외했다. 현대백화점과 갤러리아백화점도 일본 주류제품을 한가위 선물세트에서 아예 없앴다. 신세계백화점은 화과자, 사케 등 일본산 선물제품을 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설에 인기를 끌었던 한우와 일본산 생와사비 결합 상품도 이번에는 제작하지 않기로 했다.

다수의 중소마트도 불매운동에 힘을 더하고자 일본 제품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는 일본 제품 판매 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현재 협회 산하 회원사 3500여 곳이 일본 불매에 힘을 보태고 있다. 여기에 2만여 회원사를 보유한 슈퍼마켓조합까지 더할 경우 일본 불매운동 참여 업체만 3만 곳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주요 편의점들은 일본산 맥주의 할인 행사를 중단했다. 아사히 등 일본 맥주는 할인 행사를 중단한 지 보름 만에 매출이 90% 가까이 급감했다. 편의점 GS25는 일본산 맥주 할인 행사를 중단한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9.6%나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주요 편의점들은 ‘수입 맥주 4캔에 만원' 행사를 진행했으나 CU를 비롯한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미니스톱 등은 이달 1일부터 일본산 맥주를 할인 행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마일드 세븐 등 일본 담배도 외면하고 있다.

최근 불매운동 이슈로 논란의 중심에 선 화장품업체 한국콜마와 DHC를 비난하는 여론이 거세지자 백화점, 헬스앤뷰티(H&B)스토어, 홈쇼핑 등 주요 유통채널은 줄줄이 판매중단 조치를 내리고 있다. DHC 제품을 판매했던 올리브영, 랄라블라 등 각 H&B스토어와 쿠팡, SSG닷컴 등 e커머스업계는 해당 상품의 검색을 차단, 해당상품 노출을 최대한 막고 있다. 또 CJ오쇼핑, 롯데홈쇼핑 등 홈쇼핑채널도 예정됐던 상품 방송을 중단하기로 했다.

항공업계도 일본 노선을 감축한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대한항공은 한일관계 경색에 따른 일본 노선 수요 감소를 감안해 일부 노선의 공급을 조정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다음 달 16일부터 주 14회 운항하는 부산-오사카 노선을 운휴한다고 결정했고, 11월 1일부터는 주 3회 운항하는 제주-나리타 노선과 주 4회 운항하는 제주-오사카 노선도 운항을 멈출 계획이다.

이번 불매운동으로 직격탄을 맞은 여행업계는 일본 상품을 찾는 한국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비상에 걸렸다. 하나투어는 일본 여행 수요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가량 줄었다고 밝혔다. 모두투어는 일본 여행 신규예약이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있던 예약도 취소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기 여행지로 꼽혔던 일본 오사카와 후쿠오카 대신 동남아를 찾는 국내 여행객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티몬이 항공권 발권 데이터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추석 연휴 인기 여행지 1위로 꼽혔던 오사카는 올해 6위로 떨어졌다. 2위를 차지했던 후쿠오카는 올해 10위권 밖으로 순위가 밀려났다. 

일본을 향하는 바닷길은 북적이던 인적이 끊겼다. 부산항만공사가 7월 이후 승객 수를 주간 단위로 분석한 자료를 보면 7월 첫째 주 27.2%이던 승객 감소율이 둘째 주 35.0%, 셋째 주 53.2%, 넷째 주 41.8%, 다섯째 주 49.5%로 높아졌다. 8월 들어서는 첫째 주에 70.5%, 둘째 주에는 72.8%까지 치솟았다. 특히 대마도를 주로 운항하는 일부 선사의 승객 감소율은 최고 90%에 달했다.

일본 화장품기업 DHC의 자회사 DHC테레비는 최근 제작한 혐한 성향의 프로그램으로 논란을 샀다. DHC코리아는 사과문을 통해“본사의 입장과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 DHC코리아 홈페이지 캡처본
일본 화장품기업 DHC의 자회사 DHC테레비는 최근 제작한 혐한 성향의 프로그램으로 논란을 샀다. DHC코리아는 사과문을 통해“본사의 입장과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 DHC코리아 홈페이지 캡처본

◆“한국 불매운동 오래 안 간다” 일본 기업인들의 말·말·말

일본의 경제보복이 도화선이 된 이번 불매운동은 일본 기업인들의 실언까지 가세하며 거세지고 있다. 지난 7월 일본 의류브랜드 유니클로 재무책임자는 한국 불매운동을 두고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해 빈축을 산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에프알엘코리아(유니클로 코리아)는 지난달 17일과 22일 두 차례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1차 공식사과는 당초 실언한 일본 본사 측이 아닌 한국 유니클로의 사과라는 점에서 오히려 국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후 22일 한일 공동으로 2차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국내 소비자들은 외면으로 맞섰다. 유니클로는 불매운동 이후 70% 매출 타격을 입었다.

한국콜마는 지난 7일 윤동한 회장이 직원 조회시간에 논란의 여지가 있는 유튜브 영상을 시청하게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친일 기업’으로 낙인 찍혔다. 영상에는 일본 수출 규제와 관련한 정부 대응을 비난하는 극우 성향의 유튜버의 막말이 담겨 있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국내 소비자들은 한국콜마 제품을 불매 리스트에 새로 올렸고, 홈쇼핑 업체들은 관련 상품 방송을 중단했다. 윤 회장은 사태가 불거진 지 사흘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일본 화장품기업 DHC의 자회사 DHC테레비는 최근 제작한 혐한 성향의 프로그램으로 논란을 샀다. DHC코리아는 비난이 거세지자 사과문을 내 “본사의 입장과는 관계가 없다”는 입장으로 일관했다. 그러나 이튿날 야마다 아키라 DHC테레비 대표가 본사 홈페이지에 “한·일 담론은 언론의 자유”라고 말해 불매운동의 불씨를 키웠다. 논란 이후 SNS상에선 ‘#잘가요DHC’ 등의 해시태그 운동이 확대되고 있다.

일본산 제품 정보를 알려주는 웹사이트 ‘노노재팬’으로 확산된 이번 불매운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이어져 그 규모가 커지고 있다. 현재 인스타그램에 게재된 ‘#불매운동’ 해시태그 게시물은 2만 여 개에 달한다. 또 최근 SNS상에서는 불매운동 릴레이가 진행되고 있다. 해당 릴레이는 일본 제품을 소비하지 않겠다는 문구를 자필로 적고 게시물을 올린 뒤 후발주자를 지목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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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2019-08-22 09:27:17
앞으로도 더 가즈아~ 불매운동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