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아버지를 처벌 해주세요” 가정폭력 처벌 강화 국민청원 '봇물'
“제 아버지를 처벌 해주세요” 가정폭력 처벌 강화 국민청원 '봇물'
  • 김연주 기자
  • 승인 2019.08.14 15: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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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들어 1일·5일 벌써 두 차례 청와대 게시글 올라와
여성단체 “현행 법으로는 가정폭력 근절 불가능” 규탄
이달에만 벌써 두 차례 가정폭력 처벌수위를 강화해야 한다는 청원이 게시됐다. 두 청원 모두 피해자가 받는 고통에 비해 처벌 수위가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본
이달에만 벌써 두 차례 가정폭력 처벌수위를 강화해야 한다는 청원이 게시됐다. 두 청원 모두 피해자가 받는 고통에 비해 처벌 수위가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본

“피의자 딸입니다.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2차 피해가 발생할 게 뻔합니다. 아버지가 응당한 처벌을 받도록 도와주세요”

지난 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이 같은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피의자 딸이라고 밝힌 A 씨는 가정폭력 가해자인 아버지에 대한 강도 높은 처벌을 촉구했다. A 씨는 “수사기관은 눈과 귀를 닫은 거 같다”며 “법을 믿을 수 없다”고 규탄했다. 5일에는 전 남편의 상습적인 가정폭력으로 사망한 피해자의 동생이 가정폭력의 낮은 처벌 수위를 높여달라고 청원을 제기했다. 피해자의 동생 B 씨는 “누나는 평소 잦은 구타로 심각한 고통을 호소했다”며 “경찰에 신고도 해봤지만 폭행의 현장인 집에 다시 돌아가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달에만 벌써 두 차례 가정폭력 처벌수위를 강화해야 한다는 청원이 게시됐다. 두 청원 모두 피해자가 받는 고통에 비해 처벌 수위가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가정폭력 피해자를 지원하는 단체들 또한 현행 가정폭력처벌법으로는 가정폭력을 근절할 수 없다고 규탄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법제도 개편으로 처벌 강도를 높이는 동시에 피해자들에 대한 보호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현행 가정폭력법은 피해자의 인권보다 ‘가정유지’에 무게를 두고 있다. 가정폭력처벌법 제1조에 따르면 가정폭력범죄로 파괴된 가정의 평화와 안정을 회복하고 건강한 가정을 가꾸며 피해자와 가족구성원의 인권을 보호함을 목적으로 한다. 이에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을 경우 처벌하지 않는 ‘반의사불벌죄’ 조항까지 더해져 가해자의 협박이나 회유 등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가정폭력방지법 제1조는 건전한 가정을 육성하는 데 목적을 둔다고 명시해 피해자 보호에 한계가 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폭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서도 재발 위험이 있을 때 긴급임시조치로 격리 100m 이내 접근금지, 전화통화 금지 정도로 피해자를 제대로 보호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일고있다.

가정폭력 피해를 지원하는 각 단체들은 현행 가정폭력처벌법의 실효성을 지적하며 처벌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단체들은 쉼터와 같은 임시보호소에서 일시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아닌 피해자의 경제적, 심리적 자립을 도와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지난 6일 논평을 내고 가정폭력 피의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촉구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반복적으로 자행된 극심한 가정폭력으로 인한 고통을 국가에 호소했을 때 국가는 무엇을 했는가”라며 “경찰과 법원은 가정폭력의 위험을 제대로 판단하지도 대응하지도 못했다”고 규탄했다.

단체 관계자는 "가정폭력은 심각한 범죄인데, 현행 법으로는 근절할 수 없다”면서 “법을 고쳐서라도 피해자가 가정으로 돌아가 똑같은 폭력에 시달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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