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은 여성의 전유물? 男心 잡기 나선 뷰티업계
화장품은 여성의 전유물? 男心 잡기 나선 뷰티업계
  • 김연주 기자
  • 승인 2019.08.09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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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 규모 약 1조 2800억
남성톤업크림·비비크림 등 색조 화장품까지 확대
올리브영 매장에 자리한 남성 화장품 코너 /김연주 기자
올리브영 매장에 자리한 남성 화장품 코너 /김연주 기자

“피부톤이 자연스럽게 밝아진다고 해서 화장품을 써봤어요. 이전에는 얼굴에 선크림을 바르는 게 전부였는데, 최근에는 남성용 화장품이 많아져 꼼꼼하게 따져보고 선택할 수 있어 좋아요”

8일 국내 최대 헬스앤뷰티(H&B)스토어 올리브영에서 만난 20대 남성 A 씨는 남성용 색조 화장품을 애용한다고 밝혔다. A 씨는 평소 외모 관리에 관심이 많았지만 ‘화장은 여성만 하는 것’이라는 사회 관념 때문에 화장품에 접근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남성이 쓸만한 화장품이 없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남성이 화장하는 것을 비정상적으로 바라보는 인식이 강해 화장품에 관심을 두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최근 뷰티업계의 성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업계는 여성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화장품에 남성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자 너나 할 것 없이 남성용 화장품 만들기에 나섰다. 남성을 위한 스킨케어 제품부터 색조 화장품까지 선보여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 6월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 규모는 약 1조2800억원이었다. 20~30대 젊은층 뿐만 아니라 40~50세대 중년층까지 화장품에 관심을 갖게돼 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남성화장품은 기초화장품인 스킨케어, 옴므라인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색조화장품에 속하는 비비크림부터 톤업크림, 립제품으로 확대됐다. 남성 화장품 시장이 색조 제품까지 확장된 것은 간단한 메이크업으로 이미지를 바꾸거나 보다 깔끔한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남성 색조 화장품은 자연스로움을 강조해 크게 티 나지 않으면서도 환하고 뚜렷한 인상을 연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인기를 끈다.

2016년 블랭크코퍼레이션가 론칭한 ‘블랙몬스터’는 지난 3년간 피부 보정, 눈썹, 입술을 집중 관리하는 남성 메이크업 제품 10여 종을 출시했다. 블랙몬스터 전상품 누적 판매량은 약 250만개에 달하며 이 가운데 메이크업 전용 상품의 누적판매량은 약 150만개로 나타났다. 블랙몬스터는 올리브영에서 남성용 메이크업 부문 판매량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남성 전용 립밤 제품 ‘블랙밤’은 국내 남성 색조화장품 부문 판매량 1위로 알려졌다.

블랙몬스터의 색조화장품은 화장 기술이 서툴어도 간편하고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눈썹정리를 도와주는 ‘블랙브로우’는 여성상품과 달리 뭉툭한 팁브러쉬와 눈썹 모양을 잡아주는 가이드 툴을 함께 제공해 초보자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화장품에 대한 성 관념에 도전한 ‘라카’는 성 구별 없는 화장품을 기조로 내세워 색조화장품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라카 제공
화장품에 대한 성 관념에 도전한 ‘라카’는 성 구별 없는 화장품을 기조로 내세워 색조화장품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라카 제공

화장품에 대한 성 관념에 도전한 ‘라카’는 성 구별 없는 화장품을 기조로 내세워 색조화장품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라카는 남녀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파운데이션, 아이섀도, 립스틱 등을 선보여 큰 인기를 끌었다. 12가지 컬러의 남녀공용 립스틱을 출시한 라카는 남녀 구분없이 자신에게 어울리는 색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을 내걸었다. 라카는 색조화장품 상세 이미지 컷 또한 여성과 남성 모델 두 가지 버전으로 제공하고 있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젠더리스’는 '옴므'나 '남성 전용’이라는 하나의 성 관념에서 탈피하자는 것으로 남성 화장품 시장의 성장을 부축였다. 이는 남성들이 메이크업을 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낮추는 데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유튜브 시장에서도 남성뷰티크리에이터들의 활약이 돋보이고 있다. 남성뷰티크리에이터들은 전연령층을 대상으로 남성화장품 순위, 피부 좋아지는법, 피부 관리에 관심이 있는 남성들 등 다양한 주제로 영상물을 제작해 남성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유통업계는 남성 뷰티 용품의 시장이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외모를 신경쓰는 남성들도 많은데 화장은 여성만 한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쉽게 접근하지 못했던 것”이라며 “이 같은 고정관념이 점점 사라지게되면서 남성들도 뷰티 제품을 소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간단한 메이크업으로 깔끔한 인상을 연출할 수 있어 앞으로도 남성 화장품 시장은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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