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욱 인사만사25시] 변화무쌍과 피곤했던 직장생활. 행운? 불행?
[박창욱 인사만사25시] 변화무쌍과 피곤했던 직장생활. 행운? 불행?
  • 박창욱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
  • 승인 2019.08.09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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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과 일을 대하고 찾아가는 방식
박창욱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
박창욱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

 

“아빠! 회사 일이 너무 많고 힘들어. 이번에 다른 일까지 맡아 오늘은 파김치네. 내가 잘 살고 있는 건가? 친구들은 그러지 않고도 잘 다니던데” 라며 늦은 퇴근시간에 작은 딸이 하는 볼멘소리다. “요즘같이 취업하기 힘든 세상에…어딜?”이라는 식이 답을 주기는 싫다. 그런 의미로 이 컬럼을 쓰며 답을 대신하고 싶다. “지금 아빠도 네가 투덜거리는 이 늦은 시간에 컬럼을 마감하려고 눈에 불을 켜고 있다”는 말로 시작한다.

이 문제는 직장인이면 한두 번 정도 생각하는 주제이다. 일이 많아 바쁜 회사와 일이 적어 여유로운 회사 중에 어디가 좋을까? 급여 등 근무조건이 비슷하다는 전제로 했을 때. 당장 보면 후자일 것이다. 그런데, 인간의 습관과 생각의 구조, 그리고 정년 이후의 대비책을 감안한다면 간단치가 않다. 전직(轉職)이 많아지고 정년 이후에도 일해야 하고 일하고 싶어한다면 생각을 달리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의 판단도 직장에서 생각하고 일하는 방식이 영향 받기 십상이다. IT기술의 발달이 정보흐름이나 일의 혁신이라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거짓정보,사기,절취가 많아지고 고도화되는 부정적인 측면의 양면성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작은 일 하나도 판단하고 선택하는 일들이 간단치가 않은 것이다.

최근 책을 읽다가 좋은 답을 찾았다. 우선 아래 문제를 풀어보자.

1. 야구공과 야구방망이의 합친 가격은 110,000원이다. 방망이 가격이 야구공 가격보다 100,000원이 비싸다. 야구공의 가격은?
2. 5대의 기계로 5개의 골프공을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5분! 100대의 기계로 100개의 골프공을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3. 어느 호수에 커다란 연 잎이 떠 있습니다. 번식이 잘 되어 매일 두 배로 늘어납니다. 연 잎이 전체를 덮는데 걸리는 날짜는 48일이 걸린다. 절반을 덮는 데 몇 일?

인지반응테스트(Cognitive Reflection Test)라고 하며, 간혹 인터넷이나 SNS에서 떠도는 문제들이다. 자칫 100,000원, 100분, 24일으로 쉽게 답을 한다. 그러나, 조금만 조심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면 답은 달라진다. 105,000원, 5분, 47일이 된다.

앞의 답은 별생각 없이 편안하게 ‘그냥 그렇겠지”라며 답을 한 결과이다. 그러나, ‘아니 뭔가 이상하다. 잠시만 따져 보자’고 하면 후자의 답이 나온다.

옆구리를 쿡 찔러 잠시 생각을 달리하게 한다는 ‘넛지(Nudge)’이론에서는 생각의 방법으로 자동시스템 사고와 숙고시스템 사고로 나누고 있다. 너무 쉬워 별 생각없이 답을 한 것과 다시 한번 짚어 보면 그 결과는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 문제를 미국MIT(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에서 실험을 했더니 평균 2.18개가 나왔고, 하버드대학교의 경우는 평균 1.43개가 나왔다고 한다. 일상적인 상황에서 시험을 본 것이다. 그런데, 상황이 열악하게 만들어 문제를 푼 경우, 즉 시험지의 인쇄가 흐릿하거나 발음이 어눌하거나 잡음이 섞여있는 상황에서 테스트하면 놀랍게도 정답비율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MIT에서 평균 2.45개가 나오며 앞의 상황과 비교하면 무려 0.28개가 높아진 것이다. 상황이 안 좋아 조심스럽게 귀를 쫑긋하고 듣다 보니 한 번 더 생각하는 ‘숙고시스템’이 가동된 것이다.

직장생활을 하면 이런 식의 업무처리 문화나 상황적 요소는 비슷하게 돌아간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서 업무를 대하는 습관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새로운 업무가 많고 환경변화가 심해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숙고’의 습관이 형성된 사람과 늘 비슷한 상황과 일상적이고 유사한 업무의 반복으로 ‘자동’의 습관이 형성된 사람의 차이는 어떻게 될까? 당연히 ‘숙고’의 훈련이 보다 적응을 잘 하고 유연하며 나은 삶을 살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필자는 종합상사에 근무하며 어느 기업보다 변화무쌍한 회사를 다닌 셈이다. 글로벌지향의 경영전략과 취급하는 상품과 하는 업무의 종류가 다양하다 보니 직원의 성향도 제각기 달랐다. 직원이 헤외 주재(駐在)하는 국가나 지역 또한 천차만별이었다. 덕분에  HR(인적자원관리) 업무임에도 불구하고 알게 모르게 사람을 대하고 이해하며 설득하는 것이 유연해야 했었다. 20년전의 외환위기 상황으로 인해 15년만에 회사의 명운이 갈리는 상황도 보았다. 또한 옮겨간 중소기업은 국내유통을 총망라하여 의류를 제조하여 마케팅 하는 일을 했었다.

순간순간은 피하고 싶었던 기억이 새롭다. 그런데, 지금 돌이켜 보니 ‘행운’이었다는 판단이 선다. 피하고 싶었던 역동적인 삶! 다르게 보면 피곤했던 인생!

지금은 어떤 업무 상황이 오더라도 ‘그까짓 것’이라고 신발 끈을 묶고 해보는 뚝심이 생겼다. 덕분에 이런 컬럼을 쓰는 기회도 가지는 행운도 온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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