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열악해지는 CGV 실버 도움지기 일자리
점점 열악해지는 CGV 실버 도움지기 일자리
  • 김연주 기자
  • 승인 2019.08.06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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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V 측 “더 많은 어르신들에게 일자리 제공하기 위한 것”
전직 도움지기 “별도 설명없이 계약 종료 일방 통보받아”
계약기간 1년→9~10개월, 근로시간 단축, 계약 연장 불가
CGV도움지기(만 60세 이상 시니어 사원)이 고객을 응대하고 있다. 본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하다. /김연주 기자
CGV도움지기(만 60세 이상 시니어 사원)가 관람객을 안내하고 있다. /김연주 기자

#1. CGV ‘도움지기(만 60세 이상 시니어 사원)’로 근무했던 A 씨 (63.여)는 지난 7월 사측으로부터 계약 종료 통보를 받았다. 계약 연장을 할 수 있다던 매니저는 별도의 설명 없이 연장을 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A 씨는 “입사 당시 점장이 1년 단위 근로계약서를 쓰면서 얼마든지 재연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면서 “그런데 계약 종료 일주일 전 매니저로부터 사내 규정이 바뀌어 연장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매니저에게 계약연장이 안 되는 이유를 따졌지만 규정이 바뀌었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었다”고 덧붙였다. 

#2. B 씨(64. 남)는 지난 5월 계약만기로 CGV를 퇴사했다. 그는 "재계약 시점 일주일 전까지 연장할 의사가 있으면 말해달라고 했던 매니저가 갑자기 계약 종료를 통보했다"며 "수소문해보니 CGV가 4월부터 계약 연장을 거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약 연장을 고민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만 나오라고 말해서 당황스러웠다”며 “대기업의 일 처리가 이 정도밖에 안 된다는 사실이 실망스러웠다”고 비판했다. 그는 “애시당초 연장을 해주지 않을 거면 미리 말을 해줬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나이가 많다고 이렇게 홀대해도 되나 싶었다”고 아쉬워했다.

CGV ‘도움지기’는 지난 2017년 한국노인인력개발원·CJ CGV·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가 함께 시니어 사원 활성화 및 문화생활 지원 업무협약 체결을 통해 마련한 노인 일자리다. 업무협약 체결 당시 CGV는 전국 41개 극장 내 상영관 관리, 티켓 확인 등을 지원하는 업무에 만 60세 이상의 CGV 도움지기를 100명 채용하고 4만6000여 명의 시니어에게 영화관람 기회를 제공하기로 협의했다.

CGV ‘도움지기’는 지난 2017년 한국노인인력개발원·CJ CGV·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가 함께 시니어 사원 활성화 및 문화생활 지원 업무협약 체결을 통해 마련한 노인 일자리다. / 김연주 기자
CGV ‘도움지기’는 지난 2017년 한국노인인력개발원·CJ CGV·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가 함께 시니어 사원 활성화 및 문화생활 지원 업무협약 체결을 통해 마련한 노인 일자리다. / 김연주 기자

CGV는 2017년 80명, 2018년 100명의 도움지기를 채용한 데 이어 올해에는 200명으로 고용인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그러나 CGV 도움지기 고용확대는 도움지기로부터 ‘빛 좋은 개살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근로시간·계약기간이 줄고 계약 연장이 불가능해 이전보다 근무조건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기존 도움지기 근무시간은 일 5.5시간, 주 4일제 근무였으며 계약기간은 1년이었다. 이전 CGV도움지기는 1년 단위 근로계약서를 작성했지만 원하면 얼마든지 계약 연장이 가능했다. 그러나 올해 4월부터 일 5.5시간, 주 3일 근무, 계약기간 9개월~10개월로 근무조건이 변경됐고 이에 따라 퇴직금 혜택을 누릴 수 없게 됐다.

뿐만 아니라 CGV는 도움지기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뒤 서류를 상호교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취재과정에서 만난 전직 도움지기들 가운데 근로계약서를 교부받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 근로계약서를 교환해야한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이도 있었다. 현행법상 고용주가 근로조건을 서면으로 명시한 후 근로자에게 교부하지 않을 때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CGV는 현재 정부로부터 노인 일자리 창출 명목으로 1인당 180만원에서 200만원 이내 지원금을 받고 있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은 기업마다 차이가 있지만 9개월 이상 고용계약을 체결할 경우 해당 인원에 대한 교육비 등 간접비용을 기업에 지원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CGV 관계자는 “도움지기 일자리 만족도가 높고 인기가 많아 더 많은 어르신들에게 고용 기회를 주기 위해 근무형태를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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