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보이콧 재팬' 한 달, 세일중인데도 썰렁한 유니클로
[르포] '보이콧 재팬' 한 달, 세일중인데도 썰렁한 유니클로
  • 김연주 기자
  • 승인 2019.08.05 0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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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의 사과에도 매출 40% 급감…종로3가점 불매운동 후 첫 폐점
본사에 통행세 지불 국내가격 올려, 욱일기 이미지 광고로 물의도
유니클로 명동중앙점은 할인 행사 시작 이후 처음 맞는 주말임에도 한산한 분위기였다. /김연주기자
유니클로 명동중앙점은 할인 행사 시작 이후 처음 맞는 주말임에도 한산한 분위기였다. /김연주기자

#1. “유니클로(UNIQLO)를 애용하는 편이었는데 요즘은 찾지 않게 되더라고요. 명동점이 전국에서 가장 큰 지점이라는데 손님이 거의 없어서 저도 놀랐어요.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실감할 수 있네요” 유니클로 명동중앙점에서 만난 A 씨(남.31)는 매장 주위를 한참 서성이다가 겨우 들어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일본의 무역보복이 점차 거세지면서 유니클로 제품을 구매하지 말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A 씨는 매장 안을 둘러보다가 인근 국내 SPA브랜드 매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2.명동거리에서 만난 B 씨(여.28)는 “요즘 유니클로를 지날 때마다 매장 안에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 확인을 하게 된다”며 “내부가 한산한 걸 보면서 국민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일본의 수출규제를 규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일본의 수출규제에 단호하게 대응하는 정부를 지지한다”며 “나 하나는 괜찮겠지 하는 생각은 하지 않고 불매운동을 꾸준히 이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찾은 유니클로 명동중앙점은 할인 행사 이후 처음 맞는 주말임에도 썰렁했다. 총 4개 층으로 이뤄진 명동중앙점은 면적 1200평을 자랑하는 대형 직영매장이다. 전층을 둘러본 결과, 한국인 고객은 고작 10여 명에 불과했고 그나마 옷을 고르고 있는 고객은 대부분 외국인이었다. 

2011년 개점한 명동중앙점은 첫 영업날 일매출 20억 원을 달성하며 SPA브랜드 돌풍을 알렸다. 유니클로 명동중앙점은 유명 디자이너와의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출시하는 날이거나 할인 행사기간에는 수백 명에 달하는 인원이 매장 앞에 줄을 서는 등 큰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유니클로의 파죽지세는 일본제품 불매운동 한 달 만에 무릎을 끓고 있다. 유니클로의 매출액이 40%가까이 뚝 떨어져 결딴날 지경이다.  

4개 층으로 이뤄진 명동중앙점은 총 면적 1200평을 자랑하는 대형 직영매장이다. 전층을 둘러본 결과 한국인 고객은 고작 10여 명에 불과했고 그나마 옷을 고르고 있는 고객은 대부분 외국인이었다. /김연주 기자
4개 층으로 이뤄진 명동중앙점은 총 면적 1200평을 자랑하는 대형 직영매장이다. 전층을 둘러본 결과 한국인 고객은 고작 10여 명에 불과했고 그나마 옷을 고르고 있는 고객은 대부분 외국인이었다. /김연주기자

유니클로 불매운동은 지난달 11일 오자키 다케시 패스트리테일링(유니클로 본사) 재무책임자가 “한국의 유니클로 불매운동은 장기간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실언하면서 촉발됐다. 해당 발언이 국내 언론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통해 알려지자 유니클로 제품을 사지 말자는 운동이 걷잡을 수없이 커졌다.

에프알엘코리아(한국 유니클로 운영회사)는 이와 관련해 지난달 17일과 22일 두 차례 공식사과했다. 1차 공식사과는 당초 실언한 일본 본사 측이 아닌 한국 유니클로의 사과로 오히려 국내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22일 2차로 홈페이지와 SNS에 한일 공동사과문을 게재해 거세진 한국 소비자들의 비난을 잠재우고자 했다. 두 번째 사과는 야나이 다다시 일본 유니클로 회장이 직접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달 17일 유니클로 관계사인 롯데지주의 황각규 부회장도 직접 나서서 소통에 오해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유니클로 측은 사과를 거듭하며 소비자의 마음을 되돌리려고 시도하고 있지만 한국 소비자들은 외면으로 맞서고 있다.

유니클로는 지난 2010년 욱일기를 연상하는 티셔츠를 판매해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지난해 4월에는 욱일기 이미지가 포함된 광고를 국내로 들여와 비난받았다. 두 차례 불거졌던 욱일기 논란은 최근 SNS상으로 다시 퍼지면서 불매운동의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다.

또 한국 유니클로가 동남아 등 지역에서 생산한 제품을 들여올 때 일본 본사에 '통행세'를 지불한 것으로 추정됐다. 일본 본사에 지불한 통행세로 인해 한국 소비자들은 비싼 값을 지불하면서 제품을 구입할 수밖에 없었다. 에프알엘코리아는 지난 2011년부터 2018년까지 8년 동안 베트남, 방글라데시 등에서 생산된 의류제품을 직접 수입하지 않고 일본 유니클로를 통해 수입해왔다. 일본 본사는 전체 매출액의 3%가 넘는 인세(지난해 기준 약 436억원)와 배당금(지난해 기준 약 566억원)도 모자라 본사를 거쳐 수입하는 방식의 추가 이익까지 챙겼다. 

한편, 유니클로 종로3가 지점이 폐점 절차를 밟게 됐다. 일본의 경제보복을 규탄하는 '보이콧 재팬' 한달을 맞아 처음으로 문을 닫는 매장이 등장한 것이다. 유니클로는 이에 대해 불매운동과 관계없이 계약이 만료됐을 뿐이라고 밝혔지만, 매장의 이전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의류 업계 일각에선 일본 불매운동으로 인해 매출액이 떨어지자 급히 폐점 결정을 내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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