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욱의 인사만사25시] 거북선과 “느그 아버지”의 전설
[박창욱의 인사만사25시] 거북선과 “느그 아버지”의 전설
  • 박창욱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
  • 승인 2019.07.25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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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절차법 유감(遺憾)
박창욱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
박창욱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정주영 회장의 일화가 있다. 현대조선소 지을 돈을 빌리려 영국의 은행을 설득하기 위해 500원짜리 지폐 속의 거북선 그림으로 조선에 대한 역사적 우수성을 설명하며 성공했던 이야기이다. 기업인이 사업을 개척해 나가는 도전정신을 일깨우는 교훈으로 유명하다. 비즈니스맨의 전형을 보여준 것이다. 누구나 생각지도 못한 소재, 불리할 것만 같은 환경을 뒤집는 발상의 전환이자 가진 것 없던 시절의 쾌거였다.


그런 모티브가 되는 발상법의 뿌리를 잘라버리는 법률이 지난 7월17일에 발효되었다. ‘채용절차법’(채용절차의 공정화에 대한 법률)이다. 채용비리의 악취가 천지를 진동할 때 만들어지며 청년의 눈물을 닦아준다는 명목으로 강력한 처벌조항도 두고 있다.
그리고, 신정부이후에 블라인드채용의 법적인 토대가 되었다. 이미 공공부문에 적용되던 것을 이번에는 민간기업까지 적용을 확대한 것이다.

일반기업의 속성을 무시한 무지(無知)
법에서 기업의 채용전형 때 지원자에게 묻지 말라는 것을 규정한 것 몇 가지가 있다.
‘결혼여부, 가족직업과 재산, 신체조건’ 등이다. 이 질문을 기업입장에서 왜 물어보는지 알고 입법하였는지는 모르겠다. 긴 세월동안 이유가 있어 면접관들이 물어 본 것들이다. 정상적인 기업이라면 쓸데없는 말, 시간은 전부 돈의 낭비이자 경쟁력의 상실이다.

하나하나 따져 보겠다.
미리 말하지만 ‘범죄 수준의 몇몇 사건들’을 가지고 판단하지 않으면 좋겠다. 우리 사회가 정부의 정책당국자들이 지극히 예외적인 사건들을 기준으로 법제화하고 있다. 최근의 채용특권 사건은 대개가 공기업이나 공기업성격의 회사(통신회사, 금융회사 등)에서 일어난 것도 눈 여겨 볼 대목이다.

첫째로 결혼여부와 부인의 직업문제이다. 새롭게 들어가는 회사의 근무에 근무예정지역, 근무지이동의 유연성, 가족구성으로 생긴 책임감 등에 결정적인 영향이 있다. 여성지원자의 경우도 결혼,자녀유무에 따라 출장이나 근무시간이 유동적인 경우도 있을 수가 있다.맞벌이 여부 자체를 어떻게 보느냐는 사람마다 다르고 회사마다 다른 필요기준이 있을 수 있다. 참고로, 종합상사의 경우는 해외주재 근무(4-5년) 등에 있어서 ‘결혼’은 필수 조건이다. 새로 뽑아 바로 해외로 내보내야 하는 경우 물어볼 수 없다. 범죄행위다.

둘째로 부모의 직업이다. 요즘 같은 핵가족시대에 부모님의 직업과 삶의 태도는 자녀들이 거의 완벽하게 닮아간다. 다른 롤모델이 없다. 학생들에게도 물어보았다. “친구들 부모님 직업이 당사자의 삶에 대한 태도, 세상을 보는 눈, 가치관 등에 영향을 준다고 보는가? 아닌가?”라고. 그러면 어김없이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라고 답한다. 그런데, 취준생들은 부모님 직업을 묻는 것이 가족의 귀천(貴賤)을 따지고 권력여부를 따지는 것으로 지레 짐작하며 착각을 한다.

아버지의 직업이 ‘택시운전사’인 경우를 예를 들어본다. 그냥 ‘사업’으로 기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따져 물어 들어가면 ‘사업-운수사업-택시-택시운전’으로 숨기면서 답한다. 이런 태도를 보이면 대개가 마이너스 점수를 준다. 그런데, 택시기사 자체를 가지고 나쁜 평가를 받는다고 착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당당하게 기재하며 “빨리 취업해 아빠를 돕고 싶다”고 하면 태반이 측은지심이 발동하며 좋은 평가를 받는다.

셋째로 부모님의 재산에 관한 것이다. 대개의 기업은 관심이 별로 없다. 재산이 없다고 해서 전혀 문제가 되질 않는다. 그러나, 예를 들면 금융관련 업종은 당연히 관심이 갈 수 있다. 채용되면 부모님 자산이 회사로 ‘예치’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경쟁자와 비슷비슷한 상황이라면 관심을 가지는 것이 인지상정일 것이다. 지원자의 자질이 형편없는 데 그것을 보고 당락에 영향을 준다고 뭘모르는 생각을 한 것이다. 그럼에도 필자입장에서는 ‘삭제’에 동의는 하지만 이것을 법으로 정한다는 것은 넌센스라 본다. 

넷째로 신체조건에 관한 것이다. 키, 몸무게의 항목을 없애자는 것은 동의한다. 만나서 면접보면 추정이 되는 것이니까. 중요한 것은 면접에서라도 꼭 보려고 하는가? 골격자체가 크고 작은 것은 태생이나 유전적요인으로 감안한다. 그런데 키와 체구,체중의 ‘균형’을 보았을 때 균형이 깨어져 있으면 분명히 ‘비호감’으로 평가를 한다. ‘절제력과 인내력’이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마시멜로효과를 생각해 보면 된다. 당장의 먹을 것을 참으며 다음을 생각하는 사람이 성과가 좋다는 심리연구결과다.

제일 중요한 유불리한 조건의 전략적 활용
마지막 중요한 것은 본인이 어찌할 수 없는 요인들을 극복하려는 노력과 자세다.
기본적으로 정부나 공기업은 법률과 규정 테두리 내의 일을 한다. 창의성이나 새로운 발상은 필요하지도 않으며 오히려 혼선을 일으킨다고 보는 경우가 많다. 직원의 성장배경이나 나이,신체조건에 관심을 가지 이유가 없다.

민간기업도 그런 종류의 직무가 있다. 프로세스에 의해 밀려서 하는 업무, 주어진 한계가 있는 업무 등이 그런 것이다. 제품을 조립하는 라인의 업무, 고객이 주문하면 무조건해야 하는 캐셔 업무, 청소업무, 밥짓는 업무 등이 그런 것이다. 전문용어로 ‘직무급’을 받는 직업이다.

그러나, 기업의 일은 대개가 자율성이 상당히 주어진다. 그래서 생산성이라는 용어가 등장을 하며 시간당 작업량, 매출액 등의 성과로 비교하며 보다 많은 일을 보다 효율적으로 하느냐를 보는 것이다. 스스로 새로운 방법을 찾는 노력을 하면 더욱 좋은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원자가 자율적으로 주어진 업무 혹은 좀더 많은 성과를 위해 찾아서 일을 하고 발전시킬 사람이냐를 가늠하는 데에는 본인의 성장배경이 되는 데이터는 유용한 것이다.

가장 중요한 관점 – 전략적 사고의 상실
누구나 수많은 개인정보를 가지고 있다. 태생적으로 혹은 후천적노력으로 만들어진 개인의 바이오 데이터를 가지고 본인의 가치를 설득하는 것이 우수한 인재이고 면접은 그런 것을 보자는 것이다. 심지어는 필요에 따라 가족,친구,인맥,친구,군대동기,동창 혹은 조상님까지도 상대를 설득하는 데 써먹을 줄 알아야 한다. 정주영 회장같이. 그리고 불리한 조건조차도 뒤집어서 전략적 도구로 쓸 수 있는 사람이야 말로 최고의 인재인 것이다.

필자도 한 때는 ‘대우그룹’출신이라는 것이 재취업이나 강의를 할 때 불리한 조건이었다. 그런데 써 먹기에 따라서 좋은 도구가 되었다. ‘잘 나가다가 빠진다’는 내 고향 ‘삼천포’출신이라는 것도 뒤집으니 장점이 되었다. 상대의 기억에 남기는 차별화 포인트가 되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아버지가 돌아 가셨다. 그래서 기억도 없다. 그래서 더 아빠다운 삶에 대한 노력을 경주하였고 어디가든 어필이 되는 경험을 많이 한다. 이런 불리한 조건을 예로 들면 한이 없다.

정치인들이 돌보겠다는 취지로 만든 이 법으로 인해 정작 누가 피해를 볼 것인가의 문제는 다음 컬럼에서 다뤄보겠다. 미리 결론을 말해본다. 그 피해자는 ‘취약계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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