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혁명기 여성 시인들, 유럽 정서 벗어나 새로운 흐름 만들어”
“러시아 혁명기 여성 시인들, 유럽 정서 벗어나 새로운 흐름 만들어”
  • 김연주 기자
  • 승인 2019.07.24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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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연 중앙대 교수, ‘혁명의 여인들’ 주제로 우먼센스 인문강좌 강연
조규연 중앙대학교 교수가 23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 서울문화사 별관 강당에서 열린 우먼센스 인문강좌 '러시아 문화 속 여성을 말하다'에서 ‘혁명의 여인들: 안나 아흐마토바에서 벨라 아흐마둘리나까지’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김연주 기자
조규연 중앙대학교 교수가 23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 서울문화사 별관 강당에서 열린 우먼센스 인문강좌 '러시아 문화 속 여성을 말하다'에서 ‘혁명의 여인들: 안나 아흐마토바에서 벨라 아흐마둘리나까지’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김연주 기자

“20세기 초 극변하는 러시아 혁명기에 신념을 굽히지 않고 끝까지 목소리를 냈던 사람들은 ‘여성 시인들’이었어요. 사상을 굽히지 않으면 탄압을 받던 시기였지만 여성 시인들은 굴하지 않고 본인들의 견해를 작품에 고스란히 담아냈죠”

여행을 보다 유익하게 즐길 수 있도록 돕는 ‘2019 우먼센스 인문강좌’가 지난 23일 서울시 용산구 서울문화사 별관 강당에서 진행됐다. 올해 상반기 강연 마지막이었던 이날 조규연 중앙대 교수가 ‘혁명의 여인들: 안나 아흐마토바에서 벨라 아흐마둘리나까지’라는 주제로 러시아 문화 속 여성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강좌를 찾은 참석자들은 러시아 혁명기를 지낸 여성 시인들의 작품과 생애와 관련한 생생한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강연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조규연 교수는 “19세기 당시 러시아는 전반적으로 유럽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특히, 문화예술 영역에서 유럽 문화를 그대로 러시아에 접목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혁명기를 지내는 과정에서 유럽의 문화를 받아들이지 않고 러시아만의 문화예술을 창작하자는 움직임이 전개됐다”며 “러시아의 독자적인 예술을 추구하자는 구호를 외치는 중심엔 러시아 여성 시인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20세기 중반 러시아 예술가들은 혁명으로 권력을 잡은 정치세력들로부터 탄압을 당하게 됐다. 당대 권력층은 예술가들에게 실용·기능적인 예술을 강요했다. 예술 작품으로 이데올로기를 선동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이다. 권력층의 요구사항을 따르지 않은 예술가들은 처형 등 응징을 당했고 압박을 참지 못한 많은 예술가는 러시아를 떠나거나 망명을 선택하기도 했다.

조 교수는 “당대 추상화를 그렸던 화가들은 러시아에 남아있을 수 없었다”며 “러시아에 남은 예술가는 정치권력과 타협을 하거나 조국에서 작품으로서 자신의 신념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같은 시기 문학 분야에서는 모더니즘 성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조 교수는 “20세기 모더니즘은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요소가 반영된 상징주의와 이에 상반되는 개념인 아크메이즘, 미래주의로 구성돼 있다”면서 “아크메이즘은 상징주의와 달리 추상적인 개념을 추구하지 않고 대상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특정 대상을 장미라고 비유하지 않고, 장미는 장미일 뿐이라고 여기는 것”이며 “미래주의는 초이성적인 언어와 혁신성을 반영하는 경향을 의미한다”고 사례를 덧붙였다.

조 교수는 20세기 러시아 문학의 대표 여성 시인 안나 아흐마토바, 마리나 츠베타예바, 벨라 아흐마둘리나의 작품과 생애를 통해 당대 러시아 사회 분위기와 문화를 설명했다. 

그는 “안나 아흐마토바는 주로 개인적인 경험과 감정을 시에 담아냈다”며 “상징주의에서 벗어나 아크메이즘을 추구한 시인”이라고 아흐마토바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아흐마토바는 혁명을 반대하는 여성 시인 가운데 상징적인 인물로 조국에 남아 작품으로 자신의 신념을 드러냈다”며 “여성문단에서 활동 배제를 당할 정도로 탄압이 심했지만 굴하지 않고 작품활동을 이어가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말했다.

마리나 츠베타예바에 대해서 조 교수는 “20세기 러시아 문학에서 가장 위대한 작품을 낸 시인”이라며 “러시아 혁명을 겪으면서 느꼈던 감정들을 시로 표현했다”고 전했다. 이어 “신념이 강했던 츠베타예바는 자기 억제를 하지 않고 시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시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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