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피해자 법제 개선] 가정폭력 현행범 체포 요건 완화해야
[가정폭력 피해자 법제 개선] 가정폭력 현행범 체포 요건 완화해야
  • 조문경 기자
  • 승인 2019.07.22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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➄경찰 대응- 피의자 긴급체포 엄격 제한 추가 폭력 막을 수 없어
가정폭력범죄 특성상, 현행범 체포 조건을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연합뉴스 제공
현행범 체포 요건을 완화해야 가정폭력범죄를 줄일 수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출동했을 때 남편의 폭력 때문에 옷이 찢어지고 등에 피를 흘리고 있었다. 그런데 경찰은 심각하게 보지 않는 듯 했다. 경찰은 나에게 남편을 고소할 것인지 물었고, 남편한텐 경고조차 하지 않았다"

가정폭력을 당한 A씨의 진술이다. 

현행 가정폭력처벌법에는 가해자를 현행법으로 체포할 수 있다는 근거조항이 없다. 

가정폭력처벌법상 응급조치 유형에는 체포가 명시되지 않아 형사소송법을 동원해 체포하는 것은 실효성인 낮다. 

형사소송법상으로도 현행범을 체포하려면 통상적으로 영장이 필요하다. 영장이 없어도 체포할 수 있는 긴급체포 조항은 형사소송법 제200조 3에 따라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는 때 ▲피의자가 도망하거나 도주 우려가 있는 때로 한정돼 있다. 

그런데 가정폭력범죄는 긴급체포 조항에 해당될 경우가 드물다는 게 문제다.  

박병욱 제주대학교 교수는 "범죄 현장, 격리·접근금지 위반 현장에서 추가적인 가정폭력을 막기 위해서는 경찰 공무원이 가해자의 인신을 구금할 필요성이 인정돼야 한다"며 "해외 입법례에서도 이를 이미 인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영국에서는 가정폭력 사건 발생 시 경찰이 ▲영장 없는 강제출입 ▲보호명령통지(필요한 경우, 긴급보호명령 추가 기능) ▲인신에 대한 강제 조치를 할 수 있게 돼있다.  

박 교수는 그러나 가정폭력범죄와 관련된 우리나라 판례 경향에 대해 우려했다.  

그는 "가정폭력 관련 현행범 체포의 요건으로 형사소송법 법문에도 없는 체포의 필요성(증거인멸, 도주우려)을 추가적으로 요구하는 판례의 경향은 현장에서 즉시 피해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긴박한 상황을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선 대법원 판례(2015도 15185)는 법원이 형사소송법 법문에도 없는 증거인멸우려, 도주우려라는 체포의 필요성을 요구하면서, 이런 요건이 없는 상황에서 가정폭력 가해자를 체포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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