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필수 아이템 '수영복', 어떻게 만들어졌나?
여름철 필수 아이템 '수영복', 어떻게 만들어졌나?
  • 정세진 기자
  • 승인 2019.07.15 1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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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 덮는 형태에서 오늘날 래시가드까지 
모델들이 다양한 디자인의 수영복을 선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모델들이 다양한 디자인의 수영복을 선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본격적인 휴가철이 되면서 해수욕장이나 워터파크에서 입을 수영복을 구매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특히 여성용 수영복은 수십 년 동안 원피스나 비키니가 대세였다가 최근에는 햇볕을 가려주는 래시가드가 유행하고 있다. 

우리가 오늘날 입는 수영복은 과연 언제, 어떤 모양으로 생겨났을까? 

인류의 역사에 수영복이 등장하게 된 것은 그리 오래 전 일이 아니다. 고대 사람들은 그냥 옷을 모두 벗거나 속옷을 입은 채로 수영을 했다고 한다. 

서양에서 중세 시대에는 아예 수영이나 야외 목욕이 금지됐었기 때문에 수영복을 만들 필요 자체가 없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땠을까. 한국식 수영복(?) 하면 제주 지역을 배경으로 한 사극이나 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해녀복이 있다.  

해녀복은 일반 저고리보다 얇은 적삼에 오늘날의 핫팬츠를 연상시키는 하의로 구성됐으며 외지 사람들에게도 이런 형태가 잘 알려졌다. 

그러나 실제로 조선시대 해녀들이 물질을 할 때는 옷을 입지 않을 때가 훨씬 많았다고 한다. 아무래도 무명으로 된 옷이 달라붙으면 작업하는 데 불편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한국 뿐 아니라 일본이나 중국도 마찬가지였으며 다른 지역에도 수영을 위해 특별한 의상이 제작됐다는 기록은 없다. 

수영복의 필요성이 대두된 시기는 철도의 발달로 사람들이 바다에서 여름 휴가를 보낼 수 있게 된 19세기 중엽이다. 

본격적으로 수영을 위한 옷이 등장한 것은 빅토리아 시대의 일인데, 당시의 수영복 형태는 여성들이 입던 평상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한다. 

마치 오늘날 계율을 중시하는 무슬림 여성들이 수영할 때 전신을 감싸는 부르키니를 착용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런데 아무래도 예절을 따지던 시절이다 보니 여성들은 수영복 안에 코르셋을 입는 일도 있었고, 물에 젖어 무거워진 수영복 때문에 빠져 죽는 사람도 많았다고 알려졌다. 

1900년대에 들어서는 ‘마요(Maillot)’라는, 소매와 팔랑거리는 치마가 달린 원피스 형태의 수영복이 일반적이었고 남자의 경우 바지 수영복을 입었다. 

1920~30년대에 들어 레오타드의 영향을 받아 다리 전체가 노출되는 현재의 원피스 수영복의 형식이 정립되게 된다. 

유럽 등 서구 사회도 2차 세계대전 무렵까지는 상당히 보수적이어서 오늘날 미니스커트 단속처럼 수영복 길이 단속을 하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니 1946년에 등장한 비키니가 얼마나 충격과 센세이션을 일으켰는지는 감히 상상하기도 힘들다. 

1946년 7월 5일 프랑스의 디자이너 루이 레아르는 최초의 투피스 수영복 비키니를 만들어 사람들 앞에 선보였다.

‘비키니’라는 명칭은 이 수영복을 공개하기 4일 전인 7월 1일, 남태평양의 비키니 섬에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미국의 핵폭탄 실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레아르는 핵폭탄 실험만큼이나 자신이 개발한 파격적인 수영복이 전 세계적인 이슈를 모을 것이라는 의미를 담아 이름을 붙였다. 
   
하지만 정작 패션쇼에 비키니를 입으려는 모델은 나타나지 않았고, 결국 스트립 댄서인 미셜 베르나르디니가 파리의 피신몰리토르 수영장 무대에 오른다. 

예상대로 비키니의 등장은 전 유럽을 흔들어 놓았다. 바티칸 교황청에서는 비키니 수영복을 죄악으로 표현했고 그 영향으로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가톨릭 국가에서는 아예 법적으로 착용이 금지됐다. 

비키니는 1950년대에 이르러서야 유럽과 미국에 보급되기 시작했고, 이후 대중매체에 자주 등장하면서 사람들에게 익숙해졌다. 

노출이 많은 수영복이다 보니 몸매를 많이 탄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오히려 몸매 라인을 두드러지게 보여주는 쪽은 원피스 수영복이다.

시선이 위와 아래로 분산되는 비키니와 달리 원피스는 시선의 분산이 적고 몸의 굴곡이 한눈에 잡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날 사람들은 오히려 제모를 할 필요가 없고 햇볕을 가려주며 몸매 걱정(?)을 덜어주는 래시가드를 선호하고 있으니 역시 유행은 돌고 도는 법인 듯 하다. 

일반인들이 착용할 일은 드물지만 한때 화제를 모았던 수영복으로는 온 몸을 감싸는 형태의 전신수영복이 있다. 

무릎 밑으로 내려가거나 팔의 일부분을 가리고, 혹은 목부터 발목까지 온몸을 감싸는 형태의 이 수영복은 일명 바디슈트라고도 불린다.

전신수영복이 세상에 첫 선을 보인 것은 1998년 스피도사에서이다. 이듬해 이 수영복은 세계선수권 대회 4관왕인 호주 출신의 마이클 클림이 입고 나온 뒤 인기를 끌게 됐다. 

전신수영복은 근육을 압착해 피로 유발물질인 젖산의 축적을 막고 물의 저항을 줄여 약 3%쯤 기록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 

스피도 외에도 나이키, 타이어, 아레나 등 유명한 수영용품 업체들은 앞 다투어 전신수영복을 개발했으며, 이는 올림픽이나 선수권대회 기록 향상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 그 효과가 확연히 드러나면서 세계기록이 남발되자 2010년부터 세계수영연맹은 첨단 수영복 착용을 제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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