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욱의 인사만사25시] 면접 기출문제와 TMI
[박창욱의 인사만사25시] 면접 기출문제와 TMI
  • 박창욱(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
  • 승인 2019.07.12 0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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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형 SNS활동의 파장
박창욱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
박창욱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

 

신입직원을 뽑는 공채시기가 되면 인사부 직원들은 분주하다. 채용 규모를 결정하는 일부터 선발인원을 확정하고 신입사원 연수까지 마치고 부서배치까지 끝내야 하는 긴 여정이다.
입사지원서 항목을 결정하고 자기소개서 소제목을 설정하는 일도 큰 몫이다. 지원자의 진면목을 가려내도록 면접 질문을 생성하는 일도 머리를 짓누르는 일이다. 우리 회사의 과거 면접질문이 인터넷에서 유통되고 해괴한 정답이 달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요즘 쓰는 인터넷 용어 – TMI와 취업 돈벌이
어느 날 직원이 불어 본다. “전무님! TMI 아세요?”
“응? 무슨 말이야?”라고 했더니
“Too Much Information입니다. 약간 시니컬하게는 ‘안본 눈 삽니다. 안들은 귀 삽니다’라는 뜻입니다”
너무 과도한 정보, 너무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정보인지라 옛말로 ‘말하면 잔소리’라는 표현이다. 재미있는 용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단어가 적합한 상황이 생각났다. 취업이 어렵다보니 나타난 많은 돈벌이 활동으로 인해 기업에 대한 어설픈(?) 정보들이 흘러 넘치는 상황을 빗대는 말이라는 생각이다.
여기에 인터넷이라는 도구로 인해 ‘정보욕’을 충족시키는 것을 넘는 입사자료가 하늘을 찌른다. 당락을 가르는 정보라며 ‘기출문제(旣出問題)’라는 이름으로 취준생의 불안심리를 타고 넘는다.

치열한 숨바꼭질
기업의 ‘인재(人材)’는 ‘기초적인 실력을 바탕으로 다양하게 접하는 문제에 대한 해결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라는 정의가 바탕에 깔려 있다. 4년간만 공부시키면 되는 대학의 입시하고는 근본이 다른 것이다. 그래서,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외워서 답하는 것 제일 싫어한다. 입시 준비하듯이 하지마라’고 목 놓아 외치고 있었다.
그런데 웬걸! 면접에서 주고 받은 질문이 몇 시간만 지나면 인터넷에 떠돌아 다닌다. 오전에 던진 문제가 오후가 되면 나타나는 극단적인 상황도 있다. 수많은 질문 중에 하나라도 나타나면 그 질문을 알고 면접장에 들어 오는 것도 문제지만 회사의 신뢰도에 문제가 생긴다.

이러한 현상은 2000년대초 취업포털이 생겨나면서부터 더욱 극성을 부렸다. 회원수의 순위다툼은 기업의 실력으로 직결되는 사업의 속성상 회원가입의 촉발제로 ‘면접질문 긁어모으기’가 이어진 것이다.
거기에 취업카페가 줄을 이었다. 문건 열람 수, 댓글 수 경쟁에 이어 회사별 업종별 모음집까지도 등장했다. 심지어 인적성검사 문제까지도 유출이 된 듯한 자료가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을 인사부가 모를 리 없다. 그래서 다양한 채널로 ‘외워서 오지 말라’는 메시지를 띄운다. 캠퍼스 설명회, 홈페이지, 언론인터뷰 등 모든 채널에서 공통적으로 나오는 말이다.

더 한심한 현상 – 질문에 달린 답변이라는 것들
인터넷에 올라온 면접질문에 ‘정답(正答)’이라고 달린다. 한번 튀어보고 싶은 사람들이 강사라고 등장하며 우후죽순같이 나타났다. 대학입시에서 면접에 답하는 방식으로 이곳저곳에서 답을 달아둔다. 면접관도 하고, 면접관을 모시기도 하고, 면접질문을 만들어 나눠주기도 하는 업무를 30년해도 뭐라고 답하기 힘든 질문들에 정답이라고 올라오는 것이다. 그걸 본 취업준비생은 외워서 면접장에 들어간다. 더 큰 함정에 빠지는 꼴이다. 정답을 가지고 면접보고 인재를 고를 수 있을 것 같으면 기업에서 진작부터 시험이나 학점으로 뽑았을 것이다. 취준생이 싫어하는 ‘스펙’만으로… 그 많은 시간과 노력, 경비를 써가며 회사가 기울이는 노력을 조금이라도 헤아리는 취준생이 보고 싶다.

궁극적인 피해자는 취준생
인사담당자와 취준생간에 끝없는 숨바꼭질이 이어진다. 쫓는 자와 쫓기는 자, 창과 방패의 싸움 같다. 기본이 되는 몇 개의 핵심질문과 입사지원서, 자기소개서 항목을 중심으로 주고받으며 저울질하면 될 일이 ‘국가고시(國家考試)’를 준비하는 수준의 업무부담이 돌아온다.
TMI와 상관없이 잠재의식을 파악하여 평가하려는 노력, 문제를 주고 팀으로 풀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평가센터(Assessment Center)법 등을 개발하는 노력이 그런 것들이다. 심지어는 1박2일동안 합숙하며 관찰면접도 하는 기현상도 있다.
일상적인 생활과 대학생활을 통해서 길러진 상식과 태도로 답하면 될 일들에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 붓고 있다. 언론에서는 취준생의 과잉노력을 위로라도 하듯 문제점을 지적하며 기업이 그런 현상의 주범인 양 보도도 한다.

‘어떻게 우리 과정 면접을 준비했느냐?’의 질문
지난 5월, 6월 2차례에 걸쳐 약 300여명의 면접을 보았다. 필자가 실무를 총괄하는 ‘글로벌청년사업가양성과정(GYBM)’연수생을 선발하는 면접이다. “합격하기 위해 어떻게 준비를 했냐”고 면접자들에게 중간중간에 질문을 해봤다.
이구동성으로 인터넷에서 찾아보았다고 한다. 다행히 우리의 면접방식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고 한다. 안도의 한숨을 돌렸다. 1년간 합숙이라는 긴 연수와 동남아 취업이라는 특수성을 감안, 예상치 못할 방법으로 면접을 설계한다. 해마다 그런 면접을 개발한다고 머리가 빠질 지경이다.

또다른 질문도 던져 본다.
“면접을 보고나서 질문 내용이나 방법을 SNS에 올리는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바보 같은 짓이라 생각합니다. 이 행위가 다음 번 채용과정에 심한 왜곡현상을 일으키는 것도 문제일 것이고, 외워서 합격이 되면 정작 회사 일을 잘 할까요? 대학입시면 몰라도 시시각각 바뀌는 비즈니스현장의 인재는 외우는 능력이 아니라 적응하고 해결하는 능력이 필요할 테니까요”
무조건 합격이라고 표시를 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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