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노인ㆍ장애인은 편히 마실 수 없다?’ 블루보틀, 사회적 약자 배려없어
[르포]‘노인ㆍ장애인은 편히 마실 수 없다?’ 블루보틀, 사회적 약자 배려없어
  • 김여주 기자
  • 승인 2019.07.11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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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고객은 매장서 마실 수 없어 테이크아웃뿐
메뉴판은 고쳤지만 홈페이지엔 한글 없는 영어 소개만
지난 8일, 사람들이 블루보틀 삼청점 오픈을 기다리고 있다. / 김여주 기자
지난 8일, 사람들이 블루보틀 삼청점 오픈을 기다리고 있다. / 김여주 기자

 

지난 5일 성수점에 이어 삼청점을 오픈한 블루보틀은 평균 1시간이 넘는 대기 줄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지만 두 매장 모두 노인과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제임스 프리먼이 지난 2002년 설립한 블루보틀은 유럽 최초의 카페인 ‘블루보틀 커피 하우스’에서 이름을 빌어 만들어졌다. 미국엔 65개 매장, 일본엔 10개 매장, 한국엔 2개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지난 5일 오픈한 블루보틀 삼청점은 한 시간이나 오픈 시간을 남겨 둔 상태임에도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블루보틀 성수점의 경우 지난 5월 첫 오픈 당시 1만 2000여명의 사람이 몰릴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손현주 블루보틀 담당자는 이같은 인기 비결에 대해 “블루보틀은 기본적으로 따뜻한 미니멀리즘을 컨셉으로 잡고 있다”며 “소비자는 바리스타의 따뜻한 환대를 통해 스페셜 티 원두를 사용한 고급 커피를 마실 수 있고 매장 내 공간을 통해 편안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매장 구성과 운영방식 등에서 장애인이나 노약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불평이 쏟아지고 있다. 블루보틀 홈페이지 소개는 영어로 돼있을 뿐 한국어가 없다. 블루보틀 성수점 카운터에 위치한 슬라이트 메뉴판은 지난 6월까지 영어로만 돼 있어 SNS 상에서 한국 소비자 무시 논란이 일었다.

SNS 유저인 A씨는 “한글로 안 써 그저 맘에 안 든다는 게 아니라 노인들이나 영어를 배우지 못한 사람들, 영어가 익숙하지 않은 한국인 소비자들을 아예 배제해버리는 상황이 문제다”고 꼬집었다.

블루보틀 성수점의 경우 계단을 통해 지하 매장으로 이동할 수 있다. / 김여주 기자
블루보틀 성수점은 계단을 통해야 매장으로 이동할 수 있다. / 김여주 기자

 

블루보틀 매장이 유모차와 휠체어를 이용할 수 없는 환경이라는 점도 비판받고 있다. 블루보틀 성수점은 계단을 통해 지하로 내려가야만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공간으로 이동할 수 있다. 삼청점은 1층에서 주문을 하고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가야 제작된 음료를 받을 수 있다. 두 매장 모두 다 유모차와 휠체어를 이용할 수 있는 편의시설이 없다.

블루보틀 성수점에 방문한 적 있다는 B씨는 “휠체어 타고 오는 사람은 블루보틀 카페를 이용할 수 없다”며 “줄 서는 곳 자체도 계단이고, 입구 쪽으로 오면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데, 문제는 줄 서있는 곳은 1층이고, 주문하고 커피를 마시는 곳은 지하 1층으로 계단이어서 이용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휠체어 고객은 실제 주문할 수 있는 게 테이크아웃 뿐이다.

블루보틀은 이같은 비난에 뒤늦게 노인과 중장년 소비자를 위해 현장 직원 및 바리스타가 각 메뉴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제공하고 성수점 슬레이트 메뉴판은 한글과 영어를 병기하도록 변경했다.

블루보틀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를 통해 “블루보틀커피코리아가 원래부터 한글과 영어 병기 메뉴를 준비할 예정이었는데 슬레이트 메뉴의 제작이 예정된 일정보다 늦어져서 부득이하게 (6월까지) 영문 버전을 먼저 선보이게 됐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휠체어나 유모차를 이용하시는 고객 분들에게 대해서는 블루보틀 플로어 스태프가 직접 주문과 음료 ‘픽업’을 도와드리고 있다”며 “유모차 고객의 경우 원하시면 유모차 이동을 도와드려 원하시는 곳에서 커피 서비스를 즐기실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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