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女·성] “일상생활에 ‘브레이크’ 걸어주세요” 이고은 리셋재활의학과 원장
[일·女·성] “일상생활에 ‘브레이크’ 걸어주세요” 이고은 리셋재활의학과 원장
  • 고윤(라이프라이터)
  • 승인 2019.07.09 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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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女·聲’은 ‘일하는 여성의 목소리’를 뜻합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전문영역을 확실히 구축한 워킹우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습니다. 오늘, 바로 당신에게 달려갈 수도 있습니다.

이고은 리셋재활의학과 원장/고윤(라이프라이터)

 

‘선입견’은 없으면 좋겠다 싶은데도 불쑥불쑥 튀어나올 때가 있다. 이고은 원장을 만나기 전 ‘재활의학과 전문의’에 대한 선입견도 분명 있었던 것 같다. 그것도 기껏해야 두세 개 병원에 다닌 경험으로 생긴 지극히 초보적이고 시대착오적일 수 있는 선입견이다.

왠지 통증도 잠시 잊게 할 것 같은 환한 미소가 보는 이를 절로 웃게 한다. 이고은 리셋재활의학과 원장. 강남역 인근에 위치한 이 병원을 개업한 지는 6개월 남짓이다.

“남들이 다 하는 걸 똑 같이 하려면 굳이 개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근무하던 병원에서 ‘임신요통클리닉’을 국내 최초로 만들었는데, 저도 임신-출산을 경험하면서 정말 힘들었거든요. 많은 엄마들이 고통을 겪고 있으니까 의학적으로 이걸 제대로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확실하게 재활할 수 있는 곳, 엄마들이 건강해지는 곳’으로 알리고 싶었고 그런 병원을 만들고 싶어 시내 중심가에 자리를 잡았어요.”

척추-관절-근육 진료 관심 많아 재활의학과로...다양한 접근 가능

문득 이고은 원장이 전공을 재활의학과로 선택한 이유가 새삼 궁금해졌다.

“원래 운동을 무척 좋아했고, 척추, 관절, 근육을 보는 과를 생각해 ‘정형외과’ 쪽으로 진로를 고려했었어요. 지금은 좀 달라지기도 했지만 그 시절엔 여학생들이 가기 어려운 분야라는 인식이 강했고 실제 수술 자체도 되게 힘들어 여학생들이 거의 가질 못했어요. 마침 재활의학과 실습을 나갔는데 근육, 신체원리 쪽으로 접근하고, 신체기능을 최대화 해 일상생활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면이 좋았어요. 피검사 하고 엑스레이 찍고 약주고 끝나는 게 아니라 뭔가 인문학적 요소가 있어서 매력적이라고 느꼈죠.”

재활의학과에서 찾은 인문학적 매력이라... 이해가 될 듯 말 듯인데, 이는 고정된 어떤 것이 아닌, 의사의 선택이나 접근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선택의 폭을 넓다는 의미인 것 같기도 했다.

“통증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도 의사가 어떤 치료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예컨대 근육마비로 식사를 잘 못하는 환자가 있을 경우 어떤 보조기를 쓰고 환경을 바꿔주느냐 등 다양한 접근이 가능한 것들이 흥미롭게 보였어요. 어릴 때 꿈이 과학자여서 이런 저런 거 만들고 조작하는 걸 좋아했거든요. 실제 전문업체들과 뇌졸중 환자 대상 모션 치료 프로그램 개발도 같이 해본 적이 있어요. 국책사업도 해봤고요. 새로운 거 만들어 적용시켜 보고 하는 것들을 좋아해요.”

치료와 함께 근육 쓰고 운동하는 방법도 교육해

임신요통클리닉 전문가가 된 것도 어찌 보면 세심한 관심에 따른 다양한 접근법이 통해서였는지도 모른다.

“산전산후에 허리, 골반 통증이 심한 분들이 많은데 특히 임신 기간 중엔 검사도 치료도 못한다는 생각을 많이 갖고 계세요. 실제로 병원에서 치료 안 해주는 경우도 있고요. 시간이 지나면 낫는다 하고 참는 경우도 많으시고요. 또, 산후조리 잘하면 낫는다는 믿음 같은 것들, 잘못된 운동을 하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아요. 상상치 못한 병들이 많아요. 임신 기간 중 골다공증이 심해 골밀도 다 떨어지고 척수 압박으로 척추 골절이 된 분도 있어요. 근데 제대로 된 진단과 치료가 되지 않고 ‘산후우울증’으로 결론 내는 경우도 은근히 많고요.”

그는 의학적 근거에 따른 과학적 접근으로 주사나 약이 아닌 운동, 재활, 근육사용법 치료 등을 활성화 시켜보고자 하는 욕심도 있다. 실제 리셋재활의학과에서 눈에 띄는 공간이 병원 한켠에 널찍하게 자리 잡은 운동실이다. 다른 병원에서 찾아보기 힘든 공간이다.

“치료할 때 마사지와 함께 근육을 쓰고 운동하는 방법을 교육해요. 필라테스도 도입 했어요. 필라테스 자체는 운동인데 병원에서 쓸 수 있게 프로그래밍을 다시 했어요. 도수치료 등 여러 가지 치료를 하면서 같이 병행하고 있어요. 짐볼 등 소도구도 일종의 재활기구라고 할 수 있어요. 재활에 초점을 두니까 일반 센터에서 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어요.”

‘아프면 하지 마세요’ 아닌 ‘아프니까 이렇게 하세요’ 말해주는 병원 되고파

‘재활’의 사전적 의미는 ‘다시 활동함, 신체장애자가 장애를 극복하고 생활함(출처 네이버)’이라고 쓰여 있다. 이고은 원장이 재활 치료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일까.

“예컨대 목이 아프기 시작해 병원에 왔는데, 이 분이 목디스크 협착증 상태를 가지고 있으면 더 나빠지기 전에 개선시켜 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상태로 만들어주는 거, 이런 과정이 중요해요. 또, 골프를 치는 분이 어깨가 아파서 왔을 때, 계속 운동하면 손상될 만한 체형을 갖고 있으면 그 분이 할 수 있는 스윙 방법으로 바꿔주거나 특정 근육을 강화해 본인이 하고 싶은 걸 최대한 손상 없이 할 수 있게 해주는 것도 중요하고요.”

뭔가 마이너스가 아닌 플러스 치료법 같은 느낌이다. 긍정의 치료법이라고 해야 할까.

“‘아프면 하지 마세요’가 아닌 ‘아프니까 이렇게 하세요’라고 말해주는 병원이 되고 싶어요. 하지 말란다고 안하는 사람이 많지 않거든요.(웃음)”

아픈 부위, 통증에 대해서는 원인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가 살면서 계속 들어온 말은 이거다. 치료는 일시적일 수 있고 결국 일상에서의 ‘바른 자세’가 중요하다고.

“바른 자세라는 게 본인이 똑바로 해야지 한다고 만들어지는 게 아니에요. 근육 기능에 따라 만들어지는 거죠.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이 풀어져야 하는데 이건 혼자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배와 등에 힘이 들어가야 하고 바른 자세를 위해 이용해야 하는 근육이 있는데 그걸 쓸 줄 모르기 때문에 바른 자세가 안 되는 거거든요. 운동치료 같은 것도 그걸 개선해주는 방향으로 해야 하죠. 마사지는 일시적인 거고요.”

모든 사람이 ‘몸이 건강하게 만들어지는 운동’을 원하지만 막상 자신도 모르게 몸을 망치는 운동을 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걸 바로 잡아주는 것도 이고은 원장의 역할이 될 터다.

“한 자세 계속 오래하는 게 제일 나빠...1시간 일하면 일어나 움직이세요”

허리, 척추 건강을 위해 실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은 없을까? 이 질문이 빠질 수 없었다.

“음... 요즘 많이들 하시는 코어 운동, 다이내믹 스트레칭, 정적/동적 스트레칭 등을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무엇보다 한 자세를 계속 오래하는 게 제일 나빠요. 책상에 앉아 1시간 일하면 일어나서 걷다가 다시 일을 한다든가 하는 식으로 생활에 브레이크를 계속 걸어주는 게 중요해요.”

운동을 좋아하는 이고은 원장은 요즘 트레이너, 필라테스 강사 대상 강의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물론, 그들에게 ‘치료’를 하라고 가르치는 게 아니라, 예컨대 허리디스크가 있는 수강생, 혹은 임산부가 왔을 때 이런 동작은 시키지 말고 이런 쪽으로 진행하라는 식으로 알려주는 강의다.

“어떤 분들은 ‘밥그릇 싸움?’ 이런 식으로 표현하기도 하는데, 서로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건강을 위해 하는 운동과 치료를 위해 하는 운동은 다르죠. 아프면 병원에 와서 진단 받고 치료를 해야 하고 이게 끝나면 커뮤니티에 돌아가 운동을 하면 되고요. 이런 소통들이 아직은 안 되고 있어서 아쉬운 면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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