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가정폭력에 피멍들기 전 기다리지말고 찾아 다녀라
[기자수첩] 가정폭력에 피멍들기 전 기다리지말고 찾아 다녀라
  • 박철중 기자
  • 승인 2019.07.07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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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영암군의 한 다문화 가정에서 한국인 남편으로부터 무차별적인 폭행을 당한 베트남 출신 여성의 영상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공개 되면서 여론이 들끓고 있다.

5일 공개된 영상에는 전날 오후 9시부터 3시간 동안 남편 A씨가 자신의 집에서 부인 B씨를 무차별적으로 폭행하는 장면이 담겼다.

영상을 보면 피해자가 쭈그려 앉아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고통을 호소하는데도 아랑곳 하지않고 욕설과 폭행은 계속 됐다.

더 심각한 점은 두 살배기 아들이 보는 앞에서 폭력이 이뤄진 점이다. 남편은 "엄마 엄마"하면서 아이가 울부짖는데도 욕설과 폭행을 계속했고, 결국 아이가 무서움에 자리를 피하는 모습도 담겨 있다.  

경찰에 긴급체포된 가해자 남편 A씨는 주먹과 발은 물론 소주병으로 폭행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폭행을 가한 이유는 황당하게도 '한국말이 서툴다는 것이었다'고 피해자의 지인은 밝혔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17년 7~8월 조사한 결혼이주여성 가정폭력 실태에 따르면 전체 조사 대상자 920명 중 42.1%에 해당하는 387명이 가정폭력에 대해 '경험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심한 욕설의 경우 81.1%, 한국식 생활방식 강요 41.3%, 폭력 위협 38.0% 등에 대해 복수 응답했다.

사실 결혼이주민 여성의 가정폭력 피해에 대한 심각성은 어제 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앞서 2010년 부산에서 결혼을 통해 코리안드림을 꿈꾸던, 20살 꽃다운 나이의 베트남 출신 신부가 한국에 온지 일주일 만에 정신질환을 앓고 있던 47살 남편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하고 끔찍하게 살해된 일이 있었다. 또한 지난해 12월 경남 양산시에서는 부부싸움 중 60대 한국인 남편이 40대 필리핀 출신 부인을 흉기로 살해한 사건도 있었다.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결혼이주여성들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도 대책을 강구하고 그에따른 실천방안으로 상담전화와 쉼터 등을 개설·확대·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가정폭력이 대부분 가정 내에서 은밀하게 이루어지고, 통제된 환경과 보복의 두려움이 있다는 점을 놓고 볼 때, 피해자들을 찾아나서는 등 보다 적극적인 행동과 개입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처럼 폭행 영상이 확보될 수 있었던 것은 오래전부터 이같은 일이 반복적으로 있어왔다는 것을 방증한다. 다시말해 주변 지인들만 쉬쉬하며 다 아는 사실이지만, 정작 그들을 돕겠다고 있는 기관들만 모르고 있었다면 이것 또한 허울 뿐이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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