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찜한 ‘가습기살균제’ 재수사 마무리…피해자 두 번 울리는 정부
찜찜한 ‘가습기살균제’ 재수사 마무리…피해자 두 번 울리는 정부
  • 김연주 기자
  • 승인 2019.07.04 1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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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올해 1월부터 7개월 진행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 “끝까지 책임지겠다던 정부, 약속 이행해야”
지난 달 7일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 가습기넷 법률지원단 변호사들과 활동가들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 제공
지난 달 7일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과 가습기넷 법률지원단 변호사, 활동가들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 제공

올해 1월부터 7개월간 이어진 ‘가습기 살균제 사건’ 재수사가 사실상 마무리 절차를 밟는다. 검찰은 SK케미칼 전 직원 3명을 추가 기소하며 사건을 일단락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은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피해자들은 진상규명과 피해 지원을 약속했던 정부에 큰 실망감을 내비치며 사건 은폐·축소 의혹을 제기해 긴 싸움을 이어나가겠다고 예고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는 지난달 21일 SK케미칼의 전 팀장 1명과 팀원 2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옥시가 생산한 '옥시싹싹 가습기당번’의 원료물질로 사용된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을 제조·판매하는 부서에 근무하며 물질 공급에 관여한 바 있다. SK케미칼은 1400여 명을 죽음으로 몰고 간 가습기 살균제 원료물질인 PHMG와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을 공급했다.

지난 1월 가습기살균제 사건 재수사에 돌입한 검찰은 1차 수사 때 다뤄지지 않은 SK케미칼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해 수사를 진행했다. 1차 때 해당 원료물질이 가습기살균제로 사용될지 몰랐다고 주장해 형사 처벌을 면했던 SK케미칼은 재수사 과정에서 가습기살균제 사용 여부를 인지한 정황이 드러났다. 검찰은 옥시에 PHMG를 추천한 SK케미칼 전 직원 최모 씨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기소했다. 이로써 가습기살균제를 둘러싼 의혹을 받는 기업에 관한 수사는 사실상 마무리됐다고 검찰은 밝혔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은 검찰의 재수사가 마무리 된다는 소식에 규탄했다. 진상규명을 약속한 정부가 관경유착, 정경유착 의혹을 품게 했다며 크게 분노했다. 이들은 김상조 정책실장(당시 공정위원장)이 저지른 불법의혹에 검찰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을 개정해 폐섬유화와 폐질환을 포함한 전신질환을 인정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현재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측은 피켓시위, 기자회견 등 가능한 방법을 총동원해 진상규명 촉구를 이어나가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과 가습기넷은 지난 2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김기태 가습기넷 공동운영위원장의 자전거 국토종단 출발’ 기자회견을 열었다. 자전거 국토종단은 김 공동위원장이 부산, 광주, 목포를 자전거로 종단하며 아직 해결되지 않은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현실과 피해자들의 고통을 알리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전신질환 인정 및 판정기준 대폭 완화 ▲피해단계 구분 철폐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 ▲가습기살균제 피해 TF팀 구성·정례보고회 개최 ▲범정부차원의 피해자 추모 행사 개최·문재인 대통령 참석 등 요구사항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자전거 종단 마무리 일자인 오는 12일 다시 한 번 기자회견을 열어 요구사항을 피력할 계획이다.

김기태 가습기넷 공동운영위원장은 본지 통화에서 “현재 의학적 인과관계를 증명해야만 피해자로 인정받는다”면서 “때문에 받아야 할 지원받지 못하는 피해자가 많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5월 기준 가습기살균제 피해 신고자 6389명 중에 구제급여 대상은 절반에도 못 미쳤다”며  “피해 단계를 삭제하지 않으면 지원조차 받을 수 없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와의 면담 요청과 관련해 김 위원장은 “정부가 피해 구제를 제대로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 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수차례 면담을 요청하고 약속 이행 촉구 운동을 벌였지만 응답이 없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SK케미칼이나 애경에 대한 수사도 중요하지만 피해자들이 피해자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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