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지현 전국여성노조 위원장 "성별 임금격차 바로 잡지 않으면 여성노동자 처우개선 없다"
나지현 전국여성노조 위원장 "성별 임금격차 바로 잡지 않으면 여성노동자 처우개선 없다"
  • 김연주 기자
  • 승인 2019.07.02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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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현장 여성이라면 누구나 조합원 될 수 있어
나지현 전국여성노동조합 위원장 /본인 제공
나지현 전국여성노동조합 위원장 /본인 제공

우리 사회 곳곳에는 급식 아줌마, 청소 아줌마, 식당 아줌마 등 일하는 중년 여성을 비하하고 홀대하는 표현들이 만연하다. 여기에 비정규직이라는 그늘 아래 노동법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노동자로서 최소한의 권리조차 누리지 못하는 씁쓸한 현실까지 더해진다. 이 같은 사회 분위기 속에 일하는 여성들에게 힘을 보태는 당당한 여성이 있다. 바로 나지현 전국여성노동조합 위원장이다. 

나지현 전국여성노동조합(이하 전국여성노조) 위원장은 지난 2013년부터 7년째 전국여성노조에서 위원장을 지내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까지 활동 영역을 넓혀 여성 노동자를 대변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전국여성노조 창립연도인 1999년부터 노동 현장에 있는 여성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나 위원장은 “전국여성노조 창립 이전에는 노동운동 자체가 대기업, 남성 등 중심으로 흘러갔다”며 “여성 노동자들을 대변하는 노동조합은 없었다”고 운을 뗐다. 

나 위원장은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가 전국여성노조 창립의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IMF 당시 수많은 여성 노동자가 일자리를 포기했던 상황을 뚜렷하게 기억했다. 나 위원장은 “사실 IMF 외환위기 사태가 발생했을 때 가장 큰 피해를 본 사람들은 여성이었다”면서 “정리해고의 대상이 되는 것도 여성이 1순위”였다고 밝혔다.

이어 “힘이 센 노조가 있는 대기업에서도 여성 노동자들은 보호대상에서 제외됐다”며 “위기의 순간에 여성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저항한 여성들에게는 불이익을 주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전국여성노조는 여성 노동자를 대변하기 위해 창립됐지만 당시 보수적이었던 사회 분위기 속에서 어려운 길을 걸어야 했다. 나 위원장은 “전국여성노조는 ‘일하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노조’에 방향성을 뒀지만 이 자리까지 오기 쉽지 않았다”며 “설립 초기 수많은 노조를 만나 여성 노동자들의 어려움을 설명해도 노조에서 대표성을 갖는 사람들 또한 남성들이어서 이해시키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는 “차별을 겪은 여성들과 연대해야 한다는 가치를 한순간도 잊지 않았다”며 “남성들도 함께 연대했다면 문제를 빨리 해결할 수 있었겠지만 놓치는 부분이 분명히 있었을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나 위원장이 이끄는 전국여성노동조합은 설립 초기부터 지금까지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골프장 캐디 등 노조 가입에서 제외됐던 노동자들의 권리를 위해 힘 써왔다. 이와 관련해 나 위원장은 “한 번은 대학교 청소 노동자들이 찾아왔는데 본인들이 청소하는 직업을 갖고 있다고 말하는 것부터 어려워했던 게 기억이 난다”며 “지금은 본인들의 권리뿐만 아니라 다른 청소 노동자들의 권리까지 찾는다는 사명감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떳떳하게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고 찾기를 기대하는 마음 하나로 활동한다”고 덧붙였다.

전국여성노조는 현재 성별 임금 격차 등 여성이 노동 현장에서 겪는 불이익 철폐를 촉구하며 밤낮없이 현장에 나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나 위원장은 여전히 우리 사회에 여성이라는 이유로 겪어야 하는 부당한 일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많은 문제들이 있지만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는 ‘성별 임금 격차’라고 생각한다”며 “성별 임금 격차 문제를 바로 잡지 않으면 여성 노동자들의 처우가 개선됐다고 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출산과 육아를 위해 휴직을 하게 되면 승진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는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나 위원장은 전국여성노조에 찾아와 변화한 조합원들을 보면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직업을 밝히고 최저임금을 받는다는 사실을 밝히는 것을 부끄러워했던 조합원들이 종종 있다”면서도 “함께 문제들을 하나씩 풀어나가면서 점점 변화하는 조합원들을 볼 때 도리어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도움이 필요한 여성 노동자들에게 힘을 보태주는 일을 이어갈 것”이라며 “어려운 일이든 기쁜 일이든 함께 나누면서 활동하는 게 꿈”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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