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회 칼럼] 좋고, 좋다
[김영회 칼럼] 좋고, 좋다
  • 김영회(언론인)
  • 승인 2019.06.21 12: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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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둡고 우울한 일상에
기쁨을 가져다 준 선수들.
그들의 준우승 원동력은
‘One Team’에 있었습니다.
모두 배워야 할 교훈입니다. ―

6월 15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우치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결승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경기를 마치고 한국 선수들이 관중석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6월 15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우치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결승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경기를 마치고 한국 선수들이 관중석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요 며칠 많이 즐거웠습니다. 입에 침이 마르고 눈과 귀에 티눈이 박 힐 정도로 똑같은 찬사가 되풀이 돼 짜증이 날만도 했지만, 아니 짜증은커녕 눈과 귀에 더해 모처럼 마음까지 아주 기뻤습니다.

우리 젊은 선수들이 5월 23일부터 6월 15일까지 폴란드에서 열린 20세 이하 월드컵(U-20 Word Cup)대회 최종 결승에 올라 준우승을 차지한 일은 한마디로 쾌거였습니다.

백년하청으로 날이면 날마다 TV화면을 뒤덮는 여야 정치권의 더러운 말싸움, 꼬리를 잇는 온갖 사건 사고, 범죄로 얼굴 펼 날이 없던 국민들에게 모처럼 웃음을 안겨주었으니 말입니다. “아하, 이런 날도 있구나!”

사실 요즘 우리 사회, 어둡고 우울한 일이 넘쳐납니다. 끝이 없이 일어나는 온갖 사건 사고들, 헝가리의 아름다운 다뉴브 강에서 선상유람을 하던 26명의 관광객들이 사망 실종을 해 안타까움을 느끼던 와중에 이건 또 웬 고약한 소식인가. 전 남편을 잔혹하게 살해해 시신을 토막 내 유기(遺棄)해 버린 희대의 패륜사건. 하루도 편한 날이 없이 혼란스러운 이때 기대하지도 않았던 승전보를 듣게 되니 승패는 병가상사(勝敗兵家常事)라고 하나,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 선수단의 금의환향에 국민들이 열광하고 환호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합니다.

전 세계인의 축구대제전인 월드컵의 역사는 1930년 남미 우루과이로부터 시작됩니다. 1904년 국제축구연맹 피파(FIFA)창립을 주도한 쥘리메(프랑스)가 전 세계적인 축구대회를 추진한 지 2년 만에 열린 첫 번 째 월드컵이었습니다. 

1924년과 28년 올림픽 축구종목에서 연거푸 우승을 한 우루과이는 독립 100주년을 맞은 1930년 역사상 최초의 월드컵을 개최합니다. 이때 참가 팀은 고작 13개 팀. 유럽에서 벨기에, 프랑스, 유고슬라비아, 루마니아 등 4개팀, 북중미에서 2개 팀, 남미에서 7팀이 출전했습니다. 

유럽 팀들은 대서양을 건너야 하는 긴 여정과 경제적 지출 때문에 출전을 거부했으나 그나마 우루과이가 항공료 체재비 등 모든 것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참가한 것입니다. 이 대회 우승팀은 개최국 우루과이로 9만3000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결승에서 아르헨티나를 4-2로 꺾고 쥘리메 컵을 차지합니다. 

그 뒤 월드컵은 계속 변화와 발전을 거듭하며 현재 전 세계에 200개가 넘는 국가들이 2년 동안 열리는 지역예선을 통해 본선에 출전하는 32개국을 결정합니다.

대회는 1942년과 1946년 2차 대전으로 무산됐고 1950년은 한국전쟁 중에 열렸으며 1954년 스위스 대회부터 본선 참가국이 16개국으로, 1982년부터는 24개국으로, 1998년부터는 32개국으로 확대됐습니다.

4년마다 올림픽 2년 뒤 중간 해에 열리는 월드컵은 올림픽이 2주간 열리는 것과 달리 1개월 동안 경기가 계속됨으로써 단일 종목 대회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인기로 전 세계 수십억 명이 TV시청을 합니다. 
 
월드컵은 전통적으로 유럽과 남미의 대결로 우승을 나누어 가져갔는데 2018년 러시아 월드컵까지 브라질 5회, 독일 이탈리아 각 4회,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프랑스 각 2회, 잉글랜드, 스페인이 한 차례 우승을 했습니다. 본선 진출 최다국은 브라질이 21회로 전 대회 출전기록을 갖고 있고 다음이 독일로 19회입니다. 앞으로의 월드컵은 2022년(22회) 중동의 카타르에서, 23회는 2026년 캐나다, 미국, 멕시코에서 동시에 열릴 예정입니다. 

우리나라 대표 팀이 국제무대에 처음 모습을 보인 것은 1954년 스위스 월드컵입니다. 이 대회 조별리그서 첫 상대는 헝가리였는데 0:9로, 터키에는 0:7으로 패배한 참혹한 ‘흑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1986~2018년까지 9번에 걸쳐 연속 출전, 아시아 팀으로는 10회 본선 진출이라는 대 기록을 세웁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까지 통산 전적은 34전 6승 9무 19패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아시아 나라들 중에서는 최다출전, 최다승리, 최다무승부, 최대패배, 최다득점, 최다실점, 최고 순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빼놓을 수 없는 것은 2002년 일본과 공동으로 개최한 월드컵입니다. 이 대회에서 4강에 오른 전적은 한국 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것입니다.

월드컵은 성인 월드컵과 20세 이하의 U-20, 17세 이하의 U-17, 20세이하 여성U-20, 17세 이하 여성U17월드컵 등이 있습니다. 이번 준우승을 한 2019 U20월드컵은 1997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저녁 U20선수단을 청와대로 초청, 만찬을 베풀고 국위 선양에 애쓴 선수들을 격려했습니다.

문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준우승도 대단했지만 과정이 더 좋았다”고 선수들의 선전을 치하하고 “국민들에게 큰 자랑스러움과 행복을 선사해 주었다”며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더 신나게, 마음껏 즐기기 위해 힘차게 전진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이번 U20대회에서 최우수선수상인 골든 볼을 수상한 이강인이라는 슈퍼스타를 탄생시켰고 그 옛날 중국의 제갈량을 빗대 ‘제갈용’이라는 별칭까지 얻은 정정용감독을 발견했습니다. 

16강이나 8강을 넘보았던 우리 팀이 예상을 뛰어 넘어 결승진출이라는 큰 성과를 얻은 것은 하나의 단합된 팀, 즉 ‘원팀(One Team)’이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그것은 선수들을 이끈 감독의 포용력과 지도력에서 나온 것이었고 선수들이 하나가 되어 따라 준데서 나온 결과입니다. 좋고, 좋은 일입니다.

기라성 같은 선배들을 제치고 검찰총장 후보로 윤석열 서울지검장이 전격 발탁되었습니다. 익히 알려져 있다시피 그는 국가정보원 댓글사건 수사 외압을 폭로함으로써 이미 용기와 뱃장, 뚝심을 보여주었습니다. “조직에 충성하지,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국감장에서의 그의 뚜렷한 신념은 이미 시대의 화두로 전설이 되었습니다.

윤 후보는 무거운 짐을 졌습니다. 내외부의 적이 그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기득권과 싸워야 하는 적폐 청산에 검경수사권 조정이라는 바위덩어리가 앞에 놓여 있습니다. 뜻있는 국민들이 기대와 함께 우려를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검찰 개혁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입니다. 소신으로만 될 수 없는 것이 개혁입니다. 크나 큰 진통이 따를 것입니다. 걸기대(乞期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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