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책에 대한 책 쓰고싶어"…AR? 결국엔 '종이책'  
한강 "책에 대한 책 쓰고싶어"…AR? 결국엔 '종이책'  
  • 조문경 기자
  • 승인 2019.06.20 18: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작 '눈'3부작, '소년이 온다'와 관련있어

 

한강 작가가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9 서울국제도서전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 조문경 기자
한강 작가가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9 서울국제도서전'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 조문경 기자

지난 2016년 5월 17일,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한 뉴스가 있었다. 한강 작가가 소설 '채식주의자'로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맨부커 상을 수상했다는 뉴스였다. 아시아 최초로 상을 받은 쾌거였다. 한국 문학의 위상을 높여준 한 작가의 말 한마디, 한 마디는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순식간에 관심이 집중됐지만, 그는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강했다. 이후에도 '검은사슴' '내 여자의 열매' '흰' 등 작품을 꾸준히 내며, 글쓰는 일에 집중했다. 그리고 지금도 그는 신작 '눈' 3부작을 집필하고 있다. 집필 도중, 한 작가가 첫 강연자로 참가한 '2019 서울국제도서전'에 기자가 다녀왔다.

청중들이 지난 19일 개최한 2019 서울국제도서전에 첫 강연자로 나선  한강 작가를  기다리고 있다. / 조문경 기자
청중들이 지난 19일 개최한 '2019 서울국제도서전'에 첫 강연자로 나선 한강 작가를 기다리고 있다. / 조문경 기자

"문학은 영원히 새로운 것을 다루기 때문에 결국 새롭게 출현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한강 작가) 

한강 작가가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9서울국제도서전'에서 청중과 만났다. '영원히 새롭게 출현하는 것들'을 주제로 한 강연은 강지희 문학 평론가의 사회로 진행됐다.  

◇ 한강 "책이란 '나'를 만들어 준 존재"  

한 작가는 "언젠가 (종이)책에 대한 책을 써보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책은 저를 만들어줬고 저를 살게 해줬던 존재"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전자책과 종이책의 차이점을 설명하면서 "종이책을 읽을 땐, 읽고 싶은 곳에 밑줄을 긋기도 하고 메모를 써보기도 한다. 그런 것들이 '우리를 구원해주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그럴 때 우리가 온전히 만나는 거잖아요. 마음만 만나는 게 아니라, 뭔가 만남이 이뤄지는 거죠. 육체적인 만남이. 그런 순간들이 모두 소중해요. 그리고 그것이 언제나 특별한 것 같아요"

이어 영원히 종이책으로 남았다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작품을 꼽아달라는 강 평론가의 질문에 한 작가는 "모든 책이 종이책으로 남아 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 무엇인가 오래 보관하려면 인쇄된 종이가 가장 안전하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 영원히 새롭게 출현하는 것들? '책'과 '문학'  

"문학은 영원히 새로운 것이에요. 세대가 바뀌고 우리가 죽고 다른 사람들이 태어나고...우리 이전에 살았던 모든 사람들이 공유했던 인간의 삶과 죽음, 고통, 사랑, 슬픔…그 모든 것들은 결국 우리에게 영원히 새로운 주제이고, 그래서 문학은 영원히 새롭게 출현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종이책도 마찬가지고요" (한강 작가)

한 작가는 "유튜브가 현재 가장 뜨거운 매체인데, 다음은 결국 또 종이책 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 이유로 그는 "사람들이 지금 아날로그에 굶주려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견해를 밝혔다. 

그는 또 "증강현실 시대가 온다고 해도, 종이책은 결국 계속 존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상현실의 증현은 결국 책 속에 있기 때문이다. 이어 한 작가는 "증강현실을 경험한다해도 누군가의 내면과 감정 속으로 들어갈 순 없다"며 "문학작품이 인간의 내면 끝까지 들어가 볼 수 있는 매체"라고 이유를 밝혔다.    

◇ 95년 뒤의 신작 '사랑하는 아들에게' 

한 작가는 지난달 아시아 작가로는 최초로 노르웨이 공공예술단체 '미래도서관' 프로젝트에 참가했다.

미래도서관은 지난 2014년 사업을 시작해 100년간 매년 작가 1명의 미공개 작품을 받아 오는 2114년에 출판하는 프로젝트다. 책은 노르웨이 오슬로 외곽의 숲에 100년 동안 심은 나무 1000그루를 사용해 만든다. 

한 작가는 이 프로젝트에 다섯 번째 작가로 참여했고, 소설 '사랑하는 아들에게'는 95년 뒤에 출간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에서 그는 흰 천으로 두른 원고를 스코틀랜드 예술가 케이티 패터슨에게 전달하는 퍼포먼스를 했다. 

흰 천의 의미에 대해 한 작가는 "한국에서는 흰 천을 신생아를 위한 위한 배냇저고리, 소복, 홑청으로 사용하기에 원고도 흰 천으로 감쌌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해당 전달식에 대해서는 "나의 원고가 이 숲과 결혼을 하는 것 같기도, 다시 태어나기를 기다리는 작은 장례식 같기도, 대지를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긴 잠을 위한 자장가 같기도 했다"며 당시의 기분을 표현했다. 

한강 작가가 지난 19일 2019서울국제도서전 강연에서 자신이 참여했던 '미래도서관'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조문경 기자
한강 작가가 지난 19일 '2019서울국제도서전' 강연에서 자신이 참여했던 '미래도서관'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조문경 기자

마지막으로 그는 문예지 수가 줄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리고 독자들과 계속해서 (종이)책 속에서 만날 것을 약속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