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2·여' 프로필 했더니, 성희롱·성매매 쪽지가 우르르
'중2·여' 프로필 했더니, 성희롱·성매매 쪽지가 우르르
  • 김여주 기자
  • 승인 2019.06.18 2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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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팅 앱, 청소년 성범죄 위험성 높지만 대책 부족
채팅 앱 닉네임을 중2로 설정하자 인신공격과 성희롱을 담은 쪽지가 오고 있다. / 김여주 기자
채팅 앱 닉네임을 중2로 설정하자 인신공격과 성희롱을 담은 쪽지가 오고 있다. / 김여주 기자

채팅 앱이 여전히 청소년 성매매, 성 착취 도구로 쓰이고 있다. 해당 어플리케이션은 진입장벽이 낮아 정신·신체적으로 미성숙한 미성년자가 성범죄에 노출 될 가능성이 크다. 일부는 정부가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랜덤채팅은 누구나 나이에 상관없이 채팅으로 타인을 만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을 의미한다. 미성년자가 관련된 성매매, 성 착취의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지난 5월 국가인권위원회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조건만남을 경험한 청소년 10명 중 9명(94.2%)은 채팅으로 성매수자를 만났다. 경찰청 단속 결과 2016년부터 3년간 채팅 앱에서 적발 된 성매수자는 1만1414명에 달한다.

지난 18일, 기자가 직접 실제로 채팅앱이 청소년 성범죄의 온상으로 쓰이는지 확인하기 위해 상위권 채팅앱 두 곳에 접속했다. 어플리케이션은 별 다른 규제나 본인인증 없이 쉽게 다운받을 수 있었다.

닉네임은 중2, 성별은 여성, 놀이공원에 가고 싶다는 프로필을 설정하자 1시간 만에 10개가 넘는 쪽지가 수신됐다. 대다수의 남성은 성희롱 발언을 하며 성매매를 권유했다. 일부는 성희롱이 섞인 인신공격을 했다.

기자가 성매매를 강요한 A씨(32)에게 미성년자 성매수를 하려는 이유를 묻자 “올바르지 않다는 인식은 있지만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들었다”는 답이 돌아왔다. 대다수의 성매수남이 미성년자 성 착취, 성매매가 잘못됐다는 인식이 없느냐는 질문을 건네자 대화를 삭제했다.

실제로 지난 2016년, 가출한 만13세 지적장애 여아가 채팅 앱을 통해 6명의 남성에게 성폭행당하고 성매매 수단으로 이용됐다. 이후 피해 학생은 후유증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했고 성매수 남성에게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있는 중이다.

지난달 29일 광주에서는 20대 남성이 자신을 ‘성매매 단속관’이라고 속여 어플을 통해 만난 고등학생을 협박해 성폭행을 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2015년엔 관악구 봉천동의 한 모텔에서 30대 남성이 채팅 앱을 통해 만난 중학생을 숨지게 했다.

십대여성인권센터는 “2016년에 255개 여성시민단체들이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운영자를 고소 고발했지만 적극적인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증거불충분으로 기각됐다. 수사기관은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어플리케이션 유통자를 처벌할 수 있는데 무성의하게 처사했다”며 분노를 표했다.

이어 “정부는 해당 채팅 앱과 사이버상의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성매수 범죄를 규제, 상시 감시하고 예방할 수 있도록 전문적인 전담기구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여성가족부는 “채팅앱을 악용한 청소년 대상 성매매, 몸캠 피싱을 통한 신종 성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지역 경찰관서 및 관련업체와 협업해 신속한 현장 대응 및 합동점검을 실시해 왔고 피해보호지원에 주력하고 있다”며 “(앞으로) 디지털 성범죄 공포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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