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엄마’로 살았을 당신에게 응원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오랜 시간 ‘엄마’로 살았을 당신에게 응원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 김연주 기자
  • 승인 2019.06.18 1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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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예은 달고리 대표, 갱년기 겪는 여성들을 위한 선물세트 ‘완경박스’ 만들어
권예은 달고리 대표 /본인제공
권예은 달고리 대표 /본인제공

“갱년기를 힘들게 보낸 어머니를 어떻게 위로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사업을 시작하게 됐어요. 보통 여성들은 완경을 겪으면서 여성성을 상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상실이 아닌 성숙이라고 생각해요. 인생에서 또 한 번의 성숙기를 맞은 중년 여성들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어요.”

‘달고리’를 이끄는 권예은 대표가 중년 여성 갱년기에 주목하게 된 계기는 자신의 ‘어머니’였다. 권 대표의 어머니는 수차례 병원에 입원할 정도로 힘든 갱년기를 보냈다. 그는 “어머니가 하혈 등 증상으로 입원하셨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잘 찾아가지 못했다”며 “한 번 병원에 찾아갔을 때 어머니와 함께 잤는데 어머니는 제가 옆에 있던 그 하루만 편하게 주무셨다고 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어머니의 말을 듣고 갱년기라는 게 심리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걸 알았다”면서 “그때부터 갱년기에 관심을 갖게됐다”고 전했다.

완경은 ‘월경의 완성’을 의미한다. 권 대표는 ‘닫히다’, ‘끝나다’라는 부정적인 뜻이 담긴 폐경이라는 단어 대신 완경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긍정적인 인식을 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는 “보통 폐경이라고 하면 여성으로서 기능이 끝났다고 보는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완경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완성이라는 의미를 전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완경을 맞은 여성들을 위한 선물세트인 '완경박스' 구성 /달고리제공
완경을 맞은 여성들을 위한 선물세트인 '완경박스' /달고리제공

달고리는 갱년기를 지내는 중년 여성을 위한 선물 세트인 ‘완경박스’를 제작하는 스타트업이다. 달고리는 지난해 5월 법인등록을 마친 신생 기업이지만, 그동안 관심 밖이었던 중년 여성의 갱년기를 주목한 사업으로 큰 성과를 거뒀다. 완경박스는 지난해 목표 주문액의 3000%를 달성했다.

완경박스에는 갱년기 증상으로 흔히 나타나는 안구 건조증, 체온 변화 등을 완화할 수 있는 찜질팩과 손수건이 들어있다. 심신의 안정을 도모하는 방향제, 위로와 감사의 말이 적힌 책자 등도 포함됐다. 권 대표는 “‘어머니에게 어떤 걸 선물하면 좋을까’라는 고민에서 출발한 완경박스를 구성하기까지 쉽지 않았다”며 “인터넷 검색을 하고 여기저기 질문을 해도 영양제를 선물하라는 말만 들었을 뿐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갱년기에 나타나는 신체적, 심리적인 증상들을 직접 알아보고 구성했다”며 “무엇보다 위로와 응원이 가장 필요할 거 같아서 책자에 신경을 썼다”고 덧붙였다.

권예은 달고리 대표의 어머니가 직접 적은 위로의 문구 /김연주 기자
권예은 달고리 대표의 어머니가 직접 적은 위로의 문구 /김연주 기자

그가 고심 끝에 완성한 책자에는 특별한 위로가 담겨 있다. 바로 권 대표의 어머니가 완경박스를 받은 이들에게 직접 전하는 응원의 메시지다. 권 대표는 “완경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이 건넬 수 있는 말은 위로와 감사”라며 “완경을 지나온 어머니가 전하는 말이 더 큰 응원이 될 것 같아 어머니가 적은 메시지를 책자 마지막에 넣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가 적은 문장 중에 ‘나부터 나를 응원합니다’라는 문구가 있다”며 “오랜 시간 아무개의 아내, 아무개의 엄마로 살면서 자신의 이름을 잊고 살았을 여성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소중히 여기자는 연대의 의미를 더했다”고 설명했다.

권 대표는 완경박스 제작 외에도 ‘완경·두 번째 인생·콩그레츄레이션(축하합니다)’의 앞글자를 딴 ‘완두콩 파티’를 열어 여성들의 완경을 축하했다. 완경을 축하할 수 있는 분위기가 확산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파티를 준비했다. 그는 “완경을 맞이했다고 하면 축하하기보다 슬프게 생각하고 위로하는 경우가 많다”며 “(완경기에 있는 여성들이) 한 단계 성숙해지는 단계, 성장하는 단계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파티를 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파티에 생각보다 많은 여성이 참여해주셨다”며 “완경을 맞은 여성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를 격려하고 축하하는 장면을 보고 보람을 느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끝으로 권 대표는 갱년기를 지내는 여성들이 ‘자신을 돌보는 마음’을 갖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중하지 않은 존재는 없다”면서 “귀중한 자신의 존재를 되돌아보고 스스로를 안아주고 격려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을 위해 살았던 세상의 어머니들은 희생이라는 단어 앞에 자신을 많이 감추고 사는 거 같다”며 “자신의 가치를 깨닫고 귀하게 여겨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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