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열정 값싸게 삽니다"...열정페이 기업 논란
"청년 열정 값싸게 삽니다"...열정페이 기업 논란
  • 김여주 기자
  • 승인 2019.06.17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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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기업 "대외활동으로 청년 노동력 착취하고 무급으로 일관해"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가 열정페이를 반대하며 정당한 대가를 지급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 연합뉴스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가 열정페이를 반대하며 정당한 대가를 지급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 연합뉴스

대외활동을 주관하는 일부 기업이 소위 '열정페이'로 불리는 급여를 지급하며 대외활동 참여자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공공기관부터 사기업까지 취업을 앞 둔 대학생들의 간절한 마음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대외활동이란 서포터즈·마케터·국내 봉사·해외 탐방·홍보대사·기자단 등의 활동을 뜻한다. 청년은 기업에서 진행하는 대외활동을 통해 실무경험과 인맥을 쌓을 수 있다. 기업은 대학생의 참여로 10-20대의 젊은 소비층을 공략할 수 있고, 브랜드 홍보와 이미지 개선효과까지 노릴 수 있다.

고용시장에서도 직무역량을 원하는 기업이 증가해 대외활동에 참여하려는 청년이 늘고 있다. 잡코리아가 지난 1월 남녀 대학생 507명을 대상으로 대외활동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설문에 참여한 대학생 중 70.6%가 대외활동을 해본 적 있다고 답했다. 대외활동에 참여한 이유로는 '취업 스펙을 쌓기 위해서'가 56.4%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일부 기업이 대외활동을 통해 청년들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대학생의 노동을 통해 이익을 취한 후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금액 혹은 무급을 지급했다는 주장이다. 지난 2015년 대통력직속 청년위원회가 인턴, 대외활동 등의 경험이 있는 만 19~34세 청년 521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3.6%가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나 약속한 혜택을 받지 못하고, 불합리한 차별을 받았다고 답했다.

실제로 작년에 한국뮤지컬협회는 서포터즈 모집 공고로 열정페이 논란에 휩싸였다. 협회는 홍보, 운영, 통역분야 등 세부적으로 나눠 서포터즈를 모집하는 공고를 올렸다. 그러자 SNS상에 통역업무를 맡는 서포터즈에게 임금을 지불하지 않는 건 열정페이라는 주장이 퍼졌다. 협회는 SNS에서의 비판을 인식하고 문제 사항을 수정한 서포터즈 공고를 재업로드 했다. 하지만 비판이 지속되면서 오해의 소지가 있는 공고를 업로드 해 죄송하다는 사과와 함께 서포터즈 모집을 취소했다.

공공기관 소속인 ‘법무부 법사랑 서포터즈’도 논란에 휩싸였다. 팀당 10만원의 지원금과 봉사시간이 제공되었지만, 영상편집기간 등 실질적으로 활동한 시간에 비해 적은 대가가 지불되었다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방송 관련 기업에서 대외활동을 했다는 A씨(22)는 “대외활동의 과제인 프로그램 리뷰를 하려면 보통 4-5시간이 걸렸는데 리뷰를 개인 SNS에 올리면 1만원을, 대외활동 주최사 공식 블로그에 업로드 되는 경우엔 1만 5000원을 받았다. 취재 활동비는 3만원을 받았다. 하지만 오고가는 교통비와 기사작성까지 고려했을 때, 최저 시급도 나오지 않았다”며 “남는 건 좋은 경험이라는 타이틀뿐이었다”고 토로했다.

비영리단체에서 기자단을 진행했다는 B씨(24)는 “공익을 추구한다는 단체에서 대학생기자단으로 활동했다. 기업의 취지에 맞는 기사를 작성해 해당 기업의 SNS와 블로그에 글을 올렸다. 하지만 지원금을 일체 나오지 않았다”며 “심지어 기업이 요구하는 기준치를 못 채웠을 경우엔 수료증도 발부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 2016년에 전문가와 현장 의견 수렴을 통해 인턴십, 현장실습 등 일 경험 제도를 운영할 때 준수하거나 노력해야 할 사항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하지만 해당 정책은 권고 사항에 불가해 일부 기업의 횡포를 막기 어렵다는 한계가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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